돈, 권력 그리고 인생

퇴직하고나서 이런 저런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때가 좋아서인지 조금 이익을 보았다. 투자에 이익을 보게 된 것은 순전히 현직에 있을때 배운 지식과 경험 때문이었다. 상황을 판단하는 방식, 최상의 방안을 선정하는 방식 그리고 결정을 하는 방식 등이었다. 형편도 조금 좋아졌다. 그리고는 생각한다. 돈이 무엇인가를.

돈버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아직도 돈 쓰는 것이 버는 것보다 어렵다. 내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죄스럽다. 나에게 최고의 사치란 카페에 가서 커피마시면서 공부하는 것이다. 백발이 성성한 머리로 좋은 카페에 앉아서 책을 보고 글을 쓰는 것이 최고의 사치다. 간혹 어릴때 친구들만나 밥값을 내는 것은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다.

어머니와 여행을 했다. 좋은차를 하나 사고 싶다고 했다가 혼이 났다. 그럴 돈 있으면 불쌍한 사람에게 기부를 해라는 말을 들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 반응신경도 늦어지니 안전을 위해서 좋은 차에 눈이 간다고 하니 자동차회사 다니는 동생이 안전을 위해서라면 현대기아차를 사라고 한다. 현대기아가 벤츠나 BMW보다 안전하다고 한다.

적당하게 돈이 있으면 편리하다. 좋은 식사하고 좋은 차타고 좋은 집에 살 수 있다. 적당하게 호강하는 것 나쁘지 않다. 그러나 내가 돈을 쓰지도 못할만큼 가지고 있으면 그것은 죄악이다. 차라리 남에게 주어서 쓰게 하는 것이 낫다. 쓰지도 못할만큼 많은 돈을 가지고 뭘할 것인가?

수천억 들고 미국으로 도망가면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가? 평생 범죄자의 딱지를 달고 살아가는 것이 형무소 생활과 무슨 차이가 있겠나? 자식들에게는 무엇이라고 설명할 건가? 돈 많이 물려준다고 해서 자식들이 무척 감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자식들끼리 싸움박질이나 한다. 고래로 부정한 재산 물려받은 자식들이 부모에게 효도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권력? 권력은 돈보다 훨씬 효용성이 떨어진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권력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다. 대부분 권력욕 때문에 정치를 한다. 남을 지배하는 것을 좋아해서 정치를 한다는 말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사람은 아귀다툼해서 정계에 진출하려고 하는 성향이 별로 많지 않다. 그러니 정계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인간들은 평균이하의 인간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나라가 잘 되려면 훌륭한 사람들이 계속 정계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정계는 그렇지 못하다. 평균보다 훨씬 떨어지는 인성을 지닌 인간들이 정치를 한다. 그러니 나라의 앞날이 걱정이 된다.

설사 권력을 잡더라도 그게 영원하지 않다. 불과 몇년이면 그만두고 나와야 한다. 그런 권력을 두고 미친것들 같이 행동한다. 부끄러운 것도 모른 철면피가 되어 간다. 아무리 그래도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권력을 많이 가지면 가질 수록 자신의 삶은 더 위태로워진다.

한국의 정치인들을 보면서 절대로 한국은 일본을 추월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정치인들도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그래도 한국의 정치인들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돈과 권력에만 정신을 팔리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 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온전히 가을을 느끼고 애정하는 카페에서 경치를 내려다보고 차 한잔을 마시고, 훌쩍 떠나서 드라이브를 하는 것 이런 것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특히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런 여유와 정신적 풍요가 중요하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삶을 쓰지도 못할 돈과 얼마가지도 못하는 권력을 잡는데 낭비하면 뭐가 남겠는가 ? 곽상도와 이재명 그리고 그렇고 그런 인간들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너네들 결국 얼마남지 않은 인생 감방에서 보내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