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을 보내며

in #hope5 years ago

경칩을 보내며/cjsdns

우수 지나 경칩
대동강 물도 풀렸다 다시 얼어붙는다는데
올 경칩은 뭔가 숨기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지
쌀쌀 해진 날씨보다
앞산도 가리고 뒷산도 가리고
심지어 지척에 있는
사람의 얼굴도 알아보기 힘든
안개보다 짖은 미세먼지에 시달렸다.

조선시대에도 황사는 있었고
봄철이면 흙비에 먹비가 내렸다 한다.
황토 가루만 날리는 것이 아닌
미세먼지 가득한 요즘의 황사
인체에 해롭다며 외출을 삼가라고
대책이 없는 문자만 연실 날아온다.

경칩도 지났으니
봄비 한줄기 쫙 와줬으면 좋겠다.
인간의 대책 세워봤자
하늘 씻겨내는 봄비만 할까
미세먼지 아우성에도
봄은 성큼 다가와 서성인다.

내 안의 미세먼지 같은 잡다한 상념까지
씻겨갈 봄비 한줄기 와 줬으면 좋겠다.
개구리 입을 뗀다는 경칩도 지나갔는데
이제는 그냥 봄, 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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