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ool] 선생님의 스승의 날

오늘은 스승의 날. 선생님이 되고 몇 번째 맞이하는지도 모르겠다.
스승의 날인줄도 모르고 평소처럼아침에 등교하여 계단을 올라 교실 앞에 서니 수민이가 가로막는다.

선생님 아직 교실에 오시면 안돼요.

평소엔 수줍어서 나에게 먼저 말한 적도 별로 없는 수민이가 왠일로 꽤나 강경하게 말한다. 움찔하고는 교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연구실로 돌린다. 연구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데 혜원이가 연구실의 문을 두드린다.

선생님 이제 됐어요. 얼른 오세요.
나 마시던 커피 다 마시고 갈게.
안돼요. 선생님. 지금 오셔야 해요.

무슨 꿍꿍이인 줄은 모르지만 마신던 커피를 탁자에 두고 쭐래쭐래 혜원이의 뒤를 따른다. 그리고 교실 문을 여니

짜잔!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환영한다. 칠판을 보니 감사하다는 그림과 낙서, 메시지가 가득하다.

_{올해 칠판은 깜빡하고 사진을 찍지 않았다.
사진은 2015년도 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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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제자들도 찾아오고, 멀리 있는 지난 학교의 3년전 제자들도 영상통화를 하고, 작년에 가르쳤던 5학년 제자들도 찾아온다. 뭔가 부자가 된 기분이다.

모든 방문과 편지전달이 끝나고 교실에 홀로 남은 저녁. 내가 이러한 감사함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아직 부족하지만...반성할 것이 많지만...
그래도 내일을 위해 최면을 건다.

난 좋은 선생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