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feat. 소수의 비트코인 독점; Monopolization of Bitcoin)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앤입니다 :)


(Flower Arrangement Photo by. anne.sophie)

이번주는 날씨도 꽁꽁. 코인 시장도 꽁꽁. 한화 채굴도 꽁꽁. 그야말로 겨울왕국에 사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엘사의 겨울왕국이 안나 덕분에 눈 녹듯 녹았었죠. 사람들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얼음을 만들 수 있게 된 엘사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낸 것처럼, 따뜻함 속에 아름다운 얼음이 공존하는 세상이 다시 왔으면 합니다. 다들 같은 마음이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E.E.S.S.가 매혹적인 빨간 빛을 발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위의 사진은 제가 꽃꽂이 한 건데, 저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첫 포스팅에 함께 올렸다가 주목을 별로 받지 못 하여 다시 올립니다!

얼른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하고는 바로 차가운 사진을 보여드립니다.

(Iceland? Ice Land? Photo by. anne.sophie)

  1. 위 사진을 보면 어떤 장소가 떠오르시나요? 아이슬란드의 광활한 얼음 협곡? 북극곰이 사는 북극? 저에게만 그렇게 보일 것 같긴 하지만, 스티미언 분들도 아이슬란드나 북극의 어느 멋진 곳으로 보셨으리라 생각하고 글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사진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대자연의 풍경이 아닙니다. 제가 건물 옥상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옥상에 나가자마자 이 풍경이 겨우 발등 높이 정도로 펼쳐지는데, 마치 아이슬란드로 순간 이동한 듯한 황홀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 찬 바람에 얼고 있는 손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 이번 글의 소재로 쓰게 되니 1년 만에 이 사진은 또 다른 가치를 갖게 되네요.

  2.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던 어젯밤의 일입니다. 좌회전 깜박이를 켜고, 신호 대기 중이었는데, 옆 라인에 차가 멈추더니 저를 막 쳐다보는 겁니다. 다른 운전자가 저한테 말을 걸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쓱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전방 주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계속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무서웠지만 한 번만 더 볼까 하고 고개를 돌렸는데, 입모양을 자세히 보니 저에게 라이트를 켜라고 말씀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ㅜㅜ 저의 안전 운전을 위해서 그 분은 노력 중이었는데, 저는 이상한 사람이 시비 거는 것인 줄 알고 겁먹고 무시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저는 부끄러운 마음으로 고맙다고 열심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습니다.

  3. 이번에는 공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며, 과자를 옆에 꺼내 두고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 앉은 분이 과자 봉지에 손을 넣고 과자를 꺼내 먹기 시작했습니다. 한 두 개면 그냥 그러려니 할 수도 있었겠지만, 끊임 없이 과자 봉지로 손이 가고, 족히 1/3 정도는 드신 것 같았습니다. 한 번 쳐다보니, 빙그레 웃는 여유까지 보여주는 그 분이 매우 이상해 보였습니다. 그 분께 과자를 다 빼앗길 수는 없었기에 더욱 빠른 속도로 과자를 먹어 치웠고, 다행히 2/3의 과자 지분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탑승 시간이 다가왔고, 그 분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역시 얼굴에는 매우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로요. 참 이상한 사람이군이라고 생각하며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세상에 뜯지 않은 새 과자 봉지가 가방에 들어있었습니다. 여태껏 먹은 과자는 그 분의 과자였던 겁니다.

1, 2, 3번의 공통점은 바로 머릿속에 일어나는 생각이 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본인이 직접 본 것이고, 겪은 것이라고 해서 그것이 꼭 진실인 것은 아닙니다.

거창한 결론은 아니지만,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우리는 잘못 보는 경우를 ‘실수’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올바르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직접 경험하고, 판단한다면 모두 진실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착각하게 되는 원인은 관련된 모든 정보가 한 번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코인 투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비트코인은 소수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위스 기반 크레디트스위스 (CS) 투자은행이 97%의 비트코인을 4%의 소수가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니, 그렇게 주장할 만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숨어 있는 정보가 있습니다. 바로 CS가 통계의 근거로 삼은 소수의 주소가 어떤 주소인가 하는 것입니다.

거래소를 통해 코인을 소유하고 있는 저희 같은 개인들의 지갑 주소는 거래소 일괄 주소로 한데 묶여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즉, 소수로 보여질 수 있는 그 주소에는 수많은 개인 투자자의 주소들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물론, 비트코인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것이 위에 제시한 수치만큼의 독점은 아니며, 이를 근거로 소수에게 독점된 비트코인이라고 비판하는 주장은 다소 오류가 있습니다.

이렇듯 오해될 수 있는 정보가 대중을 통해 확산이 되고 있다는 것은 코인 투자를 하는 저희에게 그다지 기쁜 소식은 아닙니다. (글을 쓰다가 @pys 님의 포스팅을 보고 알게 되었는데, ‘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빠르게 대중에게 퍼지는 현상’을 Infodemic 현상이라고 한다고 해요!)

잘 아시는 것처럼 빙하가 물에 잠겨 있는 부분은 보이는 빙하의 거의 10배 가량입니다. 즉 보이지 않는 부분이 훨씬 많기 때문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한 것은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위에서 쓴 1, 2, 3번 글로 돌아갑시다. 이 글에는 모두 반전이 있습니다.

3번 글에는 숨겨진 또 다른 반전이 있는데, 눈치채셨나요? 1, 2번 글은 제 경험이지만, 3번 글은 사실 제 경험이 아닙니다. 저는 3번 글에서 저의 이야기라고 언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1, 2번 글을 읽으면서 제 이야기라는 생각의 관성 때문에 아마 3번도 제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읽으신 분들도 꽤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의도적으로 화자가 누구인지를 숨겼습니다. 읽는 중에 정보가 한 번에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착각하게 된 것입니다.

3번은 몇 년 전에 독일어 공부를 열심히 하던 시절에 읽은 독일어 지문인데, 원문도 실어서 독일어권 독자도 노려보려 했으나 어디로 갔는지 통 보이질 않아서 포기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이 추운 겨울, 우리 모두에게 행운이 있길 바라는 독일어 표현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오늘은 글이 길어졌네요. 일기 같은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운을 빌고(Viel Glück!), 성공을 빕니다(Viel Erfolg!).
그리고 영어의 I’ll keep my fingers crossed.와 같은 뜻인데요, Ich drücke dir die Daumen!

ps. 저는 지금 독일어를 거의 모르는 수준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독일어 몇 자 적으면서 독일어 아는 척을 좀 해보았지만, 사실 저 정도 표현 밖에 모른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독일어가 궁금하시다면, 다른 분을 찾으셔야 합니다.

ps. 이번 글이 자신의 머릿속 판단을 맹신하지는 말자였는데, 그렇다고 해서 본인의 판단을 너무 의심하거나 자신 없어 하시지 않으셔야 해요! 갓스티미언 분들께서 알아서 하실 텐데, 제가 참 걱정도 많죠...?

(참고: http://www.businessinsider.com/bitcoin-97-are-held-by-4-of-addresses-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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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앤소피님! 3번 에피소드 독일어 버전을 제가 찾은 것 같아요... http://www.lampenberg.ch/dokumente/geschichte_des_monats.pdf
물론 전 독일어라고는 구텐모르겐 구텐탁 당케쉔 이히리베디히 요거 밖에 몰라서 완전히 똑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맞을거예요! 요거 각 언어별로 다 번역되어 돌아다니나봐요 저는 불어 버전으로 찾아서 그거 번역기 돌려서 독어로 검색했거든요.......ㅋㅋㅋㅋㅋ
꽃도 만지시는군요! 전 손재주가 없어서 그런 거 하시는 분들 너무 부러워요~ 사진 속 어레인지가 참 예쁜 것 같아요! 앞에 곱게 놓인 꽃잎들까지... 결혼식장 포토테이블 같아요! ㅎㅎ

대박.... 원더리나님 ㅜㅜ 천재이신가요ㅜㅜ 이 넓고 넓은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어떻게 찾으신 거죠!! 저는 독일어 강의 들었던 프린트물 몇 십장 중에서도 못 찾았는데요..ㅠㅠ 인터넷에서 찾는 방법도 있었구나! 싶으면서도 대체 어떻게 찾으신 걸까!! 대단하세요 정말! 제목 보니까 제목이 기억나요ㅜ 딱 저거 맞네요! 아... 감동이다.... 저는 왜 지금 이 시점에 발레가 배워보고 싶어지는 걸까요ㅎㅎ 원더리나님 ㅋㅋ 넛지효과인가요! 원더리나님께 하트 뿅뿅 ღ'ᴗ'ღ 정말 감사드려요!!!

아이고 무슨 말씀을...! 앤소피님이 찾으시던 게 맞다니 저도 기뻐요! 앤소피님 사...사.......좋아합니다!>_<

저도요! 원더리나님! 히힛 ღ'ᴗ'ღ

반전의 반전이네요!
저는 당연히 3번도 앤님의 경험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문에 녹아든 또 다른 예시였군요.
그리고 전 정말로 소수의 사람의 대부분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구나 생각했었는데, 거래소가 있군요... 아 맞네요....!

좋은 글, 정보 감사합니다 ^^
꽃꽂이도 정말 이뻐요.

감사합니다 씨마이너스님~! 씨마이너스님도 저의 의도대로 읽어주신 분이군용ㅋㅋ 한 분씩 낚이시는 (?) 걸 볼 때마다 기분이 좋네요! 꽃꽂이 칭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짱짱맨지원자 보팅 팔로우 하고 갑니다 소통해요

와... 저도 지금까지 저 뉴스(비트코인의 소수독점 뉴스)때문에,
'그 소수자들에 의해서 확 무너질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건 또 아니네요!!
1,2,3번글 만큼 반전!!! (아, 3번글은 더 반전ㅋㅋㅋㅋ)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그리고 꽃꽂이 정말 예쁘게 잘 하신거 같아요!!
앤소피님같이 금손님들 보면 대단하시다는 생각뿐이네요 ㅎㅎㅎㅎ (진심!!!)

** 팔로우도 하고 갈게요!! ^^

재미있게 읽어주신 것 같아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아요~ 특히 3번 글과 관련해서 저의 의도대로 읽어주셔서 매우 뿌듯해하고 있습니당 ㅋㅋ 꽃병이 없어서 맥주병이랑 와인병을 이용해서 꽃꽂이를 해봤는데, 의외로 분위기가 괜찮더라고요. 저는 금손은 아니고, 예쁜 병들이 다 해준 거 같아요~ㅎㅎ

3번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ㅎㅎㅎㅎ 제대로 낚인(?) 1인ㅋㅋㅋㅋ
깨우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꾸벅 ㅎㅎㅎ

독일어 능력자가 여기 계셨다니!
저도 앤님의 경험자인줄 알고 읽었는데! 반전이 있던 재미난 글이었어요 :) 팔로하고 앞으로 피드에서 꼭꼭 챙겨볼게요 반갑습니다^^

아니요ㅠ 저는 ps.에 썼듯이 현재는 독일어를 못 합니다ㅜㅜ 글을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너무 기뻐요~ 이렇게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즐겁고 힘이 나네요 ㅎㅎ 반가워요~

ㅎㅎㅎㅎㅎ 아쉽네요. 3번째 에피소드가 경험이길 바랬는데.ㅋㅋㅋㅋㅋ
3번째 에피소드가 제일 재미있어서 그만.ㅋㅋ

ㅋㅋ에고 아쉽네요 ㅋㅋ제 이야기였으면 더 재밌었을 텐데요!ㅋㅋ 그래도 반전이 주는 재미도 있쬬! 제 경험이 아니라는..ㅋ ㅋㅋ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짱짱맨 지원자입니다~^^
올보팅+댓글 하고갑니다~^^
맞팔하여 올보팅+댓글 부탁드릴께요~짱짱맨 1위하는 그날 까지 열심히해봐요

맞아맞아~ 이렇게 공감하며 재밌게 읽고 갑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짱짱맨 @eunhaesarang입니다
첫방문하고 보팅하고 가요 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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