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신이라고 부르고 싶겠지만,

in #kr-pen6 years ago (edited)

Being John Malkovich


빙신이라고 부르고 싶겠지만,


내 아이디의 정확한 의미는 빙-시인(being-siin)이다.

물론 처음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빙-신(being-sin)으로 읽고 쓰지만 이것이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이 아이디를 GMAIL 주소로도 사용하는데 몇 번을 설명해도 아이(i)를 하나 빼먹고 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물론 한번도 나에게 도착한 적이 없는 메일이기 때문에 내가 직접 확인한 적은 없다. 그래서 자주 쓰는 계정을 하나 더 만들어야 했다.

그러던 중 며칠 전 스팀잇에서 @beingsiin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봐준 사람을 만났다. @venti님이었다. venti님 왈,

아이디 보며 놀랬습니다.
Doing 보다 being 을 저도 중시하는데
한글로 읽으니 빙시인
빠르게 읽으면
빙신
센스가 넘치세요

평소 스팀잇 생태계를 읽어내는 글을 읽고 많이 배우고 있던 터라, 그 통찰력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전에서 'being'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그 의미가 매우 크고 거대하다. 어떤 철학적 개념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나는 그 정확한 의미를 구분하지 못할뿐더러 그럴만한 능력도 없다. 1) 존재, 실재, 현존 2) 본질, 본성, 천성 3) 존재하는 것 4) 절대 존재, 본질 5) 됨, 되기 등 모두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말이다.

한편 'siin'은 시인(poet)을 소리나는 대로 표기한 것이다. 시는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오랜 시간 몰두한 대상이다. 물론 몰두하는 것과 시를 쓰는 것은 다른 일이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사랑이 완성되지 않는다. 사랑의 고백에 대한 응답이 있어야 사랑의 구조는 완성된다. 때문에 시를 사랑하는 것과 시를 쓰는 일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는 있지만 시를 쓰고 있는 순간에만 시인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beingsiin이라는 아이디를 작명할 당시에는 어떤 거창한 의미를 부여했던 것은 아니다. 그 무렵 나는 “존 말코비치 되기(Being John Malkovich)”라는 영화를 보았던 것 같다. 15분 동안 존 말코비치가 되었던 인형극 조종사의 이야기로 기억한다. 워낙 오래 전의 영화여서 영화에 대한 감동이 지금까지 남아 있지는 않지만, ‘존 말코비치 되기’라는 제목에서 'Being'을 빌려왔을 뿐이다. 나는 그렇게 잠시 동안만이라도 시인이 되고 싶었는지 모른다.


+)
일전에 @spaceguy님께서 “steemitnamechallenge”를 통해 지목해 주셨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그 비슷한 것을 이제야 적어본다. 뒤늦게 뒷북치는 듯한 인상이어서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기로 했다. 죄송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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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사실은 빙-시인 이라고 읽지 않았어요^^ 빙 시인---참 좋은 뜻이네요. 저도 아이디 isis를 이름 처럼, 이름대신 수십년째 쓰고 있는데 is=being 입니다. 두개 겹친 것이죠. ^^ 좋은 하루 되세요

아~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이시스라고 적고 계셔서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역시 의미를 알아야 조금 더 가깝게 만나는 느낌이 들어요. 참, @isis-lee님께서 자리를 마련해주신 공감연습에 대해서 무엇인가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감연습 후기라고 해야 하나...댓글을 주고 받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다시 한번 감사드릴께요.^^

빙 시인 님과 참 좋은 시간이었는데요. 빙시인님 공감 연습 후기 ..넘넘 기다려 집니다

being-si-in = 존재(存在)-시(詩)-인(人)=존재-시(時)-인(因)=존재-시(詩)-in(入)

  1. 존재의 시인
  2. 존재는 시간으로 인하여 생겨난다. (우리가 존재하는 것은 변화하기 때문이다.
  3. 존재는 시와 같다. 시속으로 빠져들자.
  4. 무식한 제가 그냥 읽으면 빙~시인~!(메롱)

이름이 이렇게 다중적으로 해석할수 있는 분이십니다. 이름이 시적으로 아름답습니다. 외모는 어떨까? ㅋㅋㅋ

4번은 역설적인 표현으로 겸손의 덕을 보여주시는 군요...ㅎㅎ
역시 혼자서 끙끙 대는 것보다 많은 분들께 의견을 들었을 때, 의미가 더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ㅎㅎ
나중에 제가 대신 써먹어야죠..ㅎㅎ (외모는 못 들은 걸로... 패스할께요.ㅋ)

스팀잇내에서 만이라도
라는 심정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리얼과 분리되어 조금이라도 이상에 도달하고 픈
마음을 담은 닉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개인적으로
듭니다.

늦게 확인했군요. ㅎㅎ 그렇게만이라도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

너무나 지엽적으로 이해했군요 저역시. 앞으로 멋진 시 기대하겠습니다. 뉴비 홍보해 큐레이터 bookkeeper 입니다.

@홍보해

사실 아직 스팀잇에 익숙하지 않아서 '홍보해' 태그를 검색해보고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하면할 수록 빠져드는 건강한 공동체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드네요...ㅎㅎ종종 뵐께요.^^

아이디 보고 뜻을 알고는 있었는데, 혹 다른 사람이 이미 쓰고 있지 않다는 가정 하에 seen으로 썼으면 이중적인 의미가 되었겠네요!

역시, 제이니님이셔요.ㅎㅎ 제가 또하나 배웁니다^^ 혹시 seen으로 썼을 때 그 뉘앙스 좀 설명해주실수 있으신가요?

뭐 뉘앙스랄 것까진 아니지만, Being seen은 말 그대로 (누구/무언가에 의해) 보아지는 것을 말하죠. 그 자체로 표현이 성립하니깐 발음대로의 시인과 이중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ㅎㅎ

그거 좋은데요.ㅎㅎ 사실 한국에서 학창시절 배운 영어에서 being pp 등의 구문을 보고 단번에 그 생생한 어감, 뉘앙스를 떠올리기 어려워서요. ^^ 괜찮으시다면 다음에 아이디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항에서 다른 사람이 이미 쓰고 있지 않다고 가정했을 때, 제이미님 아이디어를 좀 빌려써도 될까 해서요.ㅎㅎ

네, 그렇죠. 혹시 다시 만들 일이 생기신다면 그걸 쓰시면 좋겠네요. ㅎㅎㅎ

@beingsiin님 안녕하세요. 개사원 입니다. @bookkeeper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일이 다 있군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이제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는데, 또 이렇게 도움을 받는 군요.^^ 저도 얼른 커서 도와야지요...ㅎㅎ 감사해요.

궁금하던 아이디 의미였어요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저도 한번은 정리를 해보고 싶었어요.

나에게는 의미있는 무언가를 알아봐주는 사람. 참 사랑스럽죠. 보이는 게 너무 많아 느끼지 못하는 세상에서 여유를 찾아갑니다..

반갑습니다. @bigman70님!!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짱짱맨 x 마나마인! 색연필과학만화
https://steemit.com/kr/@mmcartoon-kr/4cmrbc
존버앤캘리에 이은 웹툰입니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을꺼 같아요^^ 글작가님이 무려 스탠포드 물리학박사라고......

가보고 깜빡 놀랐어요. 완전 개꿀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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