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일기 #23. 행복한 고양이를 위해

in #kr-pet6 years ago (edited)

눈인사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을 땐 양쪽 눈을 깜빡여보자. 이것은 내가 상대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나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도 눈이 마주치면 눈을 깜빡이는데, 내가 깜빡이면 아이들도 깜빡하고 답을 해준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방울을 달지 말자


고양이를 처음 데리고 왔을 땐 고양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때라 만화에서 본 것처럼 예쁜 방울 목걸이를 달아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목걸이를 한 채 병원에 방문했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얼른 풀라고 하셨다. 고양이는 사냥을 위해 조용히 움직이는데, 자신의 움직임이 원하지 않게 방울 소리로 표현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스크래쳐


발톱을 가는 데 이용한다. 고양이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집 고양이는 스크래처를 긁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같다. 첫째는 스크래처만 이용하는 반면, 둘째는 스크래처와 소파, 벽지 등 참 다양하게 긁는데, 지금은 페인트로 벽을 마감한 집에 살고 있어 참 좋다. 스크래쳐 중에는 가리가리라는 제품이 있는데 묘체공학적으로 만들어져서 고양이가 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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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타워


고양이는 높은 곳을 좋아한다. 그래서 캣타워도 좋아하는데, 문제는 고양이가 모든 캣타워를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 샀던 캣타워는 PVC 기둥과 러그 같은 것을 덧댄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캣타워를 조립하는 동안 호기심을 가지고 구경하던 첫째는 조립이 끝나자 캣타워에는 얼씬도 하지 않은 채, 캣타워가 배송될 때 사용되었던 상자에만 들어갔다. 마음이 상한 나머지 남편은 상자를 창고에 넣어버렸는데, 첫째도 상자가 없어져서 삐지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첫째는 러그 감촉 자체를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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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원목과 나사로만 구성된 캣타워를 샀는데, 두 고양이 모두 좋아한다. 노끈을 사서 옆 기둥에 감아줬는데, 스크래처로 쓸 뿐 아니라 한때는 노끈 사이 사이를 밟고 기둥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캣그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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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소화가 되지 않을 때 풀을 뜯어 먹는다.

첫째는 한 번에 2~3개 정도 먹고 말지만, 둘째의 경우 우리가 풀을 뜯어주는 그 상황 자체가 좋은 것인지 끊임없이 먹으려 든다. 실내에서 화분에 흙을 넣고 풀을 키우면, 고양이가 뜯어 먹을 때 흙이 딸려 나와 지저분해져서 재생 종이에다가 심어 봤는데, 너무 가벼워서 고양이가 혼자 뜯어 먹을 수 없고, 종이에 어떠한 화학 약품이 있을지 몰라 일반 흙으로 돌아왔다.


캣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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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좋아하는 풀이나, 고양이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다. 캣닙을 좋아하는 고양이는 캣닙이 들어있는 장난감도 좋아하고, 가루를 뿌려주면 뒹굴면서 좋아하기도 한다.


고양이랑 놀기


어린 고양이는 눈앞에서 오뎅꼬치나 낚싯대를 흔들어도 신나게 놀고, 놀아주지 않아도 놀고 싶다며 장난감을 물고 온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나면, 이제 뭘 좀 안다는 듯이 눈앞에서 흔드는 물건에는 시큰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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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큰 상자에 구멍을 뚫어 놓았다. 구멍 사이로 오뎅꼬치나 털실을 흔들고, 긴 털실에 양말이나 마따따비(고양이가 좋아하는 나무 막대)를 묶어서 멀리서 끌고 다니기도 한다. 9살이라 더는 노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첫째마저 요즘은 상자 앞에 서서 놀아달라고 하는 것 보면 정말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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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먹는다큰 것은 처음 알았어요^^
목공하시는분들 캣타워도 가끔 만드시더라고요^^

앗 ㅋㅋㅋ 풀 엄청 잘 먹어요. 언제 한번 둘째가 풀 뜯는 영상도 찍어야겠네요. 서걱 서걱 하는 소리가 은근 든기 좋거든요 ㅋㅋ
풀 먹는건 고양잇과의 특징인가봐요. 호랑이도 박스를 좋아하고 풀을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목공에 취미 붙이면 만들고 싶은건 저도 좀 있지만... 집에 놓을 자리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양이 상식 잘 봤어요. 저도 캣타워는 모든 고양이의 잇템일 줄 알았는데 이것도 개묘차가 있군요^^

네. 캣타워는 가격도 있는 편이라서, 가능하기만 하다면 고양이 데리고 쇼핑가고 싶었어요. 다행히 두번째 캣타워에 만족했지만요 :)

두눈 깜박이는거군요

네!! 길고양이랑 마주칠 때도 무의식적으로 눈부터 깜빡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밥달라고 다가오는 애들이 종종 있어요.

첫째 하고 둘째가 스크래쳐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귀여워요.냥이 풀이 이쁘게 잘 자랐네요.
둘째가 관심받는 재미에 잘 먹나봐요.

예전에 지숙이가 관심받을려고 좋아 했는데
얼마전 심어서 주어보았는데 다들 반응 이 없었어요.
첫째가 건강해 보여서 좋으네요^^

헉.. 다들 관심이 없다니 충격인데요 ㅠㅠ
저희 집은 첫째는 속이 안 좋을 때만 가서 먹는 반면, 둘째는 거의 잔디깎는 기계 수준으로 다 먹어치우고는 풀 어딨냐고 성화예요.
이곳의 뜨거운 여름에는 귀리를 심어도 싹이 안 틀 때가 있거든요. 진짜 그럴 땐 어찌나 눈치가 보이는지..

요새 첫째가 기운 차려서 정말 좋아요

웬 대야에 들어가 있나 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캣타워 기어오르는 모습 보니 아 키워보고 싶다...생각 들다가 전에 읽은 고양이 관리 포스팅이 생각나 랜선으로만 만족하렵니다. ㅠ

고양이를 키워보면 정말 귀엽고, 남편이랑도 공통 관심사가 생겨서 좋았는데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꼭 행복한 일만 일어나지는 않더라고요.
저희는 다행히 둘 다 고양이를 좋아하게됐고 가족같이 느끼게 되었지만, 귀여운 모습에 반해서 고양이를 키우다가 다른 사람에게 줘버리거나 유기한다는 글을 몇 번 접하다 보니, 그들에게도 책임은 있지만 그 전에 고양이를 키울 때의 어려운 점도 부각시켰어야 했던게 아닌가해서 관리부터 적었어요.

우와 ㅎㅎㅎ 눈인사랑 방울 달면 안되는거 엄청 신기한(?) 상식이네요 ㅎㅎㅎㅎ
나중에 친구네 집 냐옹이 보러가면 눈 좀 깜빡여줘야겠습니다 ㅎㅎㅎㅎ

앗 뉴위즈님 반갑습니다! 매번 미파님 대문(날개 달린.. 악마의 천사??)으로만 뵈었는데 글 남기셔서 깜짝 놀랐어요 ㅋㅋㅋ

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운 고양이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더라구요 ㅎㅎㅎㅎ
앞으로 종종 놀러올게욥!! ^-^ ㅎㅎㅎㅎ

고양이가 뚝배기 안에있넴?

미파가 나타났다!!!!!

저 묘체공학적(!) 스크래처 멋진데요..! +_+
냥이들 넘 편안해 보여요 ㅎㅎ

ㅎㅎㅎㅎㅎ 완전 편안해 하는데, 그래서 제 옆에 안 자는게 문제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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