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단편 - 비 맞는 시간

in #kr-pne6 years ago (edited)



비 맞는 시간







 젖은 벤치에 앉기 위해 우비를 꺼냈다. 두 다리가 씨와 풀, 알을 스치고 다니는 동안 두 손은 떨어진 잎으로 장화 앞코에 술을 달았다.


IMG_1083.JPG




 꽃들이 목을 축인다. 일곱 살의 당신은 이 꽃 냄새가 좋아서 필통에 죽은 꽃들을 수북하게 모았다고 한다. 여기엔 살아있는 꽃들이 많은데 나는 필통이 없다.


 솔방울이 다소곳이 손을 모은다. 시간이 나를 낳고 죽는다. 시간이 나를 보고 싶을 때 나는 없고, 내가 시간을 필요로 할 때 시간은 죽어 있다. 나와 시간은 번갈아 죽었다 살았다 한다.





생각의 단편들


어떤 혹등고래 위에서
누군가의 기억 속에 저장되는 것
꽃이 기다린다
파란 우연
산책자
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준 것
도착을 더듬으며
춤추는 생각들
종이 눈꽃을 노리는 시간
출발하기 위해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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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코위에 올려진 푸른색 풀잎들이 아주 인상적이네요.

양목님 감사합니다:)

시간과 밀당 중이신가요, 아니면 숨바꼭질 중이신가요?

시간이 나를 보고 싶을 때 나는 없고

어떤 때 그런 느낌이 드는지.. 제 경우를 생각해 보는데, 잘 떠오르지 않네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지 않을 때 같아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그걸 알고 있는데 쓸 데 없는 일을 하느라 그걸 무시하곤 하죠:)

사진이 아주 상큼하네요.
덕분에 기분좋은 밤입니다 감사해요ㅎㅎ

편안한 밤 되세요:)

저는 내일 비 그치면
예쁜 꽃장화 신고 쌈채소 모종 심으려구요

나를 낳고 죽은 시간들은
죄다 기억창고에 있던데요

근데
장화 위 낙엽송 잎사귀가 오리발 같아요 ㅎㅎ

승화님 꽃장화 너무 어울리실 것 같아요!
어제 사진을 보니 부끄러워요:)

부끄럽다니요
얼마나 귀여운데요
모르셨어요?

여전히 비가 내려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오치님 멋진 하루 되세요!

비오는 날 산책을 하셧나봐요.
보얀님의 글과 사진을 보니 장화 하나 장만해야 겠어요.
비오는 날 산책을 좋아하는데 늘 신발이 다 적거든요.

비 맞으면서 저벅저벅 걷고 흙도 밟고 시간과 만날 수 있도록 해봐야겠어요. 운이 좋다면 교차점에서 스쳐라도 볼 수 있겟지요~

오나무님도 비오는날 좋아하시는군요! 장화 참 편해요. 물 웅덩이도 첨벙첨벙 건널 수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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