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소설 읽기] 어떻게 영어로 책을 읽어?

in #kr-reading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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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대문을 만들어주신 @kiwifi 님 고맙습니다!


제가 글을 명확하게 쓰지 못해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다시 첨언합니다. 글 말미에 있는 목록은 제가 읽은 책 목록이 아니에요. 그중에 제가 영어로 읽은 건 5권밖에 없어요. 본문에 썼듯이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거든요. 제가 읽은 100권은 다른 책들이에요. 나중에 제 목록도 알려드려야겠네요. ^^;
아래에 적은 목록은 혹시라도 전문가의 추천 목록이 궁금하실까봐 적은 겁니다.


"불이의 영어 이야기"가 끝난 지도 한참 지났네요. 영어소설 읽기에 대한 글을 쓰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 첫 문을 엽니다. 언제나 그렇듯, 알고 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제가 그동안 영어로 책을 읽어오며 느꼈던 점, 좋았던 점, 조언을 드리고 싶은 점 등을 앞으로 적어나가 볼까 합니다.


어떻게 영어로 책을 읽어?


내가 지금까지 영어로 읽은 책은 100권이 넘는다. 이건 어느 정도 두께가 있는 책들만 포함한 것이고, 이보다 더 얇은 챕터북이나 아이들 용 그림책까지 합하면 못해도 700~800권은 읽었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영어로 읽은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된 후 영어 원서 읽기에 도전했고, 본격적으로 꾸준히 읽기 시작한 건 이제 8년 정도 되었으니 그래도 내 딴엔 제법 많이 읽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엔 영어로 책을 읽는 게 힘들었다. 모르는 단어도 너무 많고, 읽어도 해석이 안 되고, 해석은 되는데 이해가 안 가고. 학원에서 원서 읽기를 듣기도 했고, 스터디 모임을 통해 책을 읽기도 했지만 그닥 흥미가 붙지 않았다.

그때 당시 영어 원서 읽기에 관한 책이 유행을 했었는데, 그 책 뒤에는 저자가 권하는 권장도서 100권의 목록이 있었다. 영미권의 고전이 주를 이뤘는데, 펄벅의 <대지>니,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생쥐와 인간> 등이 있었다.

이 정도면 나도 단어는 좀 알지 않나? 영문법도 시험 점수는 꽤 나오잖아? 내 실력을 과신한 나는 그 목록을 모두 마스터해보겠다고 호기롭게 덤볐다가 한 달도 못 가 깨갱하고 나가떨어졌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책을 읽는 것은 너무도 달랐다. 일단 모르는 단어도 너무 많았고, 내가 해석한 게 맞는지 확인할 길도 없었으며, 제대로 된 해석을 본다 해도 왜 그렇게 해석이 되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그 일 이후로 되려 영어 원서 읽는 건 어렵다는 편견만 굳어져 갔다.
(혹시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그 목록 100권을 글 말미에 적어두겠다.)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았어


지적 호기심 때문인지 지적 허영심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영어로 책을 읽는 걸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쉬운 것부터 해보자는 생각에 한영 대역본을 사서 읽기도 했고, 때로는 너무 어려워서 그냥 덮어버리는 책도 있었고, 그래 놓고 또 다른 책을 사서 들춰보기도 했다. 그렇게 어영부영, 설렁설렁 10년 동안 읽은 책이 25권이었다. 1년에 두 권 반.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이면 읽을 수 있겠다는 자신도 생기고, 책을 고르는 요령도 생겼다. 책을 읽을수록 실력이 쌓여 독해 속도도 조금씩 빨라졌다. 영어책을 읽기 시작한 첫 10년 동안 25권을 읽었었는데, 최근 8년 사이에 읽은 영어책이 92권이다.



시리즈를 시작하며


이렇게 읽은 책이 하나, 둘 쌓여가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경험했던 것, 어려웠던 것, 좋았던 것 등을 정리해서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 원서를 읽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는 분들께 좋은 안내서가 되지 않을까 해서다. 그래서 지금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영어소설 읽기" 시리즈.

이 시리즈를 차근차근 따라온다면 나도 영어 소설 한 권 뚝딱 읽을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어? 언제나 그렇지만 내 글들은 핵심 비법만 쏙 뽑아서 가르쳐주는 족집게 과외가 아니다. 난 여러분들이 이 시리즈를 함께 읽어가면서 책을 읽는다는 게 정말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는 것, 영어로 책 읽기는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한번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셨으면 좋겠다.


그럼 다음 편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안정효 선생님이 추천하는 영어 원서 목록 100권.
지금 다시 읽어보니 이 중에 내가 영어로 읽은 책은 5권밖에 없다.

리처드 바크의 "Jonathan Livingston Seagull", 하퍼 리의 "To Kill a Mockingbird", 휴 프래더의 "Notes to Myself", 생떽쥐베리의 "The Little Prince", 존 스타인벡의 "Of Mice and Men".

이 목록은 그저 참고만 할 뿐, 꼭 이걸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영어책 읽기에 어느 정도 탄력이 붙으면 그때는 자신만의 목록 100권을 만들어서 읽는 것도 좋을 듯 싶다.


  1. James Agee, 『A Death in the Family』

  2. Richard Bach, 『Jonathan Livingston Seagull(갈매기의 꿈)』

  3. Richard Bach, 『The Bridge Across Forever(영원을 건너는 다리)』

  4. Pearl S. Buck, 『The Good Earth(대지)』

  5. Pearl S. Buck, 『The Living Reed(살아있는 갈대)』

  6. Pearl S. Buck, 『The Hidden Flower(숨은 꽃)』

  7. Eugene Burdick, 『The 480』

  8. Erskine Caldwell, 『The Last Night of Summer』

  9. Erskine Caldwell, 『Place Called Estherville』

  10. Erskine Caldwell, 『Men and Women』

  11. Erskine Caldwell, 『Claudelle Inglish』

  12. Erskine Caldwell, 『Certain Women』

  13. Erskine Caldwell, 『Gretta』

  14. John cheever, 『The Stories of John Cheever』

  15. John Dos Passos, 『Streets of Night』

  16. John Dos Passos, 『1919』

  17. John Dos Passos, 『The 42nd Parallel』

  18. John Dos Passos, 『The Big Money』

  19. Michael Crichton, 『The Andromeda Strain』

  20. Robert Crichton, 『The Secret of Santa Vittoria』

  21. James T. Farrell, 『My Days of Anger(분노하는 젊은 시절)』

  22. James T. Farrell, 『Young Lonigan』

  23. James T. Farrell, 『The Young Manhood of Studs Lonigan』

  24. James T. Farrell, 『Judgement Day』

  25. F. Scott Fitgerald, 『The Great Gatsby(위대한 개츠비)』

  26. Kahlil Gibran, 『Spiritual Sayings of Kahlil Gibran(영혼의 소리)』

  27. Kahlil Gibran, 『Secrets of the Heart』

  28. Willian Golding, 『Lord of the Flies(파리대왕)』

  29. Graham Greene, 『The Power and the Glory(권력과 영광)』

  30. Graham Greene, 『A Burnt-Out Case(말기환자)』

  31. Alex Haley, 『Roots(뿌리)』

  32. Arthur Hailey, 『Airport』

  33. Arthur Hailey, 『Hotel(호텔)』

  34. Ernest Hemingway, 『A Farewell to Arms(무기여 잘 있거라)』

  35. Ernest Hemingway, 『For Whom the Bell Tolls(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36. Ernest Hemingway, 『A Movable Feast(우울한 도시의 축제)』

  37. Ernest Hemingway, 『The Old Man and the Sea(노인과 바다)』

  38. Ernest Hemingway, 『By-Line』

  39. John Hersey, 『A Single Pebble(양자강의 뱃사공)』

  40. John Hersey, 『A Bell for Adano』

  41. James Joyce,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청년 예술가의 초상)』

  42. Nikos Kazantzakis, 『Report to Greco(영혼의 자서전)』

  43. Milan Kundera, 『Life is Elsewhere(인생은 다른 곳에)』

  44. Mary Lutyens, ed., 『The Penguin Krishamurti Reader Ⅰ』

  45. Mary Lutyens, ed., 『The Penguin Krishamurti Reader Ⅱ』

  46. Harper Lee, 『To Kill a Mockingbird(앵무새 죽이기)』

  47. Sinclair Lewis, 『Elmer Gantry』

  48. Anne Morrow Lindbergh, 『Gift From the Sea(바다의 선물)』

  49. John P. Marquand, 『H. M. Pulham, Esquire』

  50. Gabriel Garcia Marquez, 『One Hundred Years of Solitude (백년동안의 고독)』

  51. Carson McCullers, 『Reflections in a Golden Eye (황금빛 눈동자에 비친 그림자)』

  52. Colleen McCullough, 『The Thorn Birds(가시나무새)』

  53. Yukio Mishima, 『Five No Plays』

  54. Margaret Michell, 『Gone With the Wind(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55. Alberto Moravia, 『Two Adolescents(두 청춘) - Agonisto』

  56. Alberto Moravia, 『Two Adolescents(두 청춘) - Luca』

  57. Iris Murdoch, 『The Sea, The Sea(바다여, 바다여)』

  58. John O'Hara, 『Appointment in Samarra』

  59. John O'Hara, 『Butterfield 8』

  60. John O'Hara, 『A Rage to Live』

  61. John O'Hara, 『The North Frederick』

  62. John O'Hara, 『From the Terrace』

  63. John O'Hara, 『Elizabeth Applet‎‍!!!on』

  64. John O'Hara, 『The Ewings』

  65. John O'Hara, 『Big Laugh』

  66. John O'Hara, 『Assembly』

  67. C. Northcote Parkinson, 『East and West(동양과 서양)』

  68. Boris Pasternak, 『Doxtor Zhivago(의사 지바고)』

  69. Boris Pasternak, 『Safe Conduct(어느 시인의 죽음)』

  70. Hugh Prather, 『Notes to Myself(나에게 쓰는 편지)』

  71. Ayn Rand, 『The Fountainhead』

  72. Erich Maria Remarque, 『Three Comrades』

  73. Erich Maria Remarque, 『Spark of Life』

  74. Erich Maria Remarque,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서부전선 이상없다)』

  75. Erich Maria Remarque, 『The Arch of Triumph(개선문)』

  76. Erich Maria Remarque, 『The Night in Lisbon』

  77. Erich Maria Remarque, 『Heaven Has No Favorites』

  78. Antoine de St.-Exupery, 『Night Flight(야간 비행)』

  79. Antoine de St.-Exupery, 『The Little Prince(어린 왕자)』

  80. William Saroyan, 『Chance Meetings(어쩌다 만난 사람들)』

  81. William Saroyan, 『The Human Comedy(인간 희극)』

  82. William Saroyan, 『The Bicycle Rider in Beverly Hills』

  83. Irwin Shaw, 『The Young Lions(젊은 사자들)』

  84. Irwin Shaw, 『Rich Man, Poor Man(야망의 계절)』

  85. Alan Sillitoe, 『The Loneliness of the Long-Distance Runner (장거리 주자의 고독)』

  86. John Steinbeck, 『America and Americans(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87. John Steinbeck, 『Burning Bright』

  88. John Steinbeck, 『Cannery Row』

  89. John Steinbeck, 『Cup of Gold』

  90. John Steinbeck, 『East of Eden(에덴의 동쪽)』

  91. John Steinbeck, 『The Grapes of Wrath(분노의 포도)』

  92. John Steinbeck, 『The Moon Is Down(달은 지다)』

  93. John Steinbeck, 『Of Mice and Men(생쥐와 인간)』

  94. John Steinbeck, 『The Pearl(진주)』

  95. John Steinbeck, 『The Red Pony(붉은 망아지)』

  96. John Steinbeck, 『Tortilla Flat』

  97. John Steinbeck, 『Travels With Charley(아메리카의 초상)』

  98. John Steinbeck, 『The Winter of Our Discontent(불만의 겨울)』

  99. William Styron, 『Lie Down in Darkness』

  100. James Thuber, 『Fables for Our Times(우리 시대를 위한 우화)』

Sort:  

본편 기대됩니다! ^^ 이제 불이님 책 판매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ㅎㅎ

이제 몇 시간 안 남았습니드아~!!

어마어마한 양의 책을 그것도 영어로 읽으셨군요 ㅎㅎ
지금까지 읽은 영어 소설은 3권인데....
이해가든 안가든 그냥 무작정 읽은건데...ㅋㅋㅋ
포스팅 보면서 저도 한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

세 권이나?!!!

응??? 형이 여기서 왜나와 ㅋㅋㅋㅋㅋ
말했지만 읽는거랑 이해하는거랑은 다른거야 ㅋㅋㅋㅋ
그리고 형도 읽을 만한 소설이야. 아주아주 흥미로운 ㅋㅋㅋ

나 불이님 팬이라 포스팅 자주 오거든!!!
나도 집에있는거 시도해봐야겠다

저도 초반엔 이해가 가든 안가든 무작정 읽은 적 많아요. ^^
포스팅 올라오는 거 보시면서 차근히 도전해보셔도 좋을 거예요. :)

언젠가 나도 자신감있게 원서읽고 독후감 써야지....;;

비비다에서 열심히 배우시면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영어원서는 전공책뻬곤 본적이 없믄것 같군요
영어라는 놈은 막연히 잘하고만 싶고
(제가) 공부는 안해서..
소설로 하면 좀 나아지려나요..
앞으로 시리즈가 기대됩니다

전공책은 아무래도 난이도가 있잖아요. 대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게 대부분이라.
소설은 난이도를 조절해서 선택할 수 있으니 좀 더 쉬울 수도 있답니다. :)

역시 멋지네요 불이님! 저도 꼭 몇 년 후엔 이런 포스팅 할 겁니다. 이놈의 영어 아우...

그러게요. 이놈의 영어. ㅋㅋㅋ
하실 수 있습니다!!

제목만 봐도 눈이 핑핑 도는데요 대단하십니다~!!!

제가 글을 오해할 수 있게 써서.. 저 목록은 전문가 추천 리스트인데, 사실 전 저거 도전하다 실패했어요. ㅋㅋ
제가 읽은 100권은 다른 리스트에요. 다음번에 제가 읽은 책 목록도 적어볼게요. ^^

초급단계로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오래전에 해리포터 원서로 읽어볼라다가 바로 포기한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

해리포터 제 완소 소설입니다.
영어로 3번 완독했는데, 요새 4번째 읽고 있어요. 지금 4권 읽는 중입니다. :)

책장 사진은 실제 불이님 책장사진인가요? 멋지네요.
앞으로 시리즈 잘 찾아보겠습니다~

제 책장일 리가요. ㅎㅎㅎ
제가 바라는 책장 모습이긴 합니다. ^^
기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위의 책들도 쉽지 않아서 로알드 달 책 같은 거 위주로 읽고 있어요. 뭘 읽어도 역시 꾸준함이 답인 거 같네요.

맞아요. 제가 글을 좀 오해할 수 있게 썼나봐요.
저도 저거 도전하다 실패했어요. ㅋㅋ 저건 전문가 안정효 선생님의 추천 목록이거든요.
제가 읽은 100권은 다른 리스트에요. 저도 로알드 달의 마틸다나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같은 것도 읽었어요. :)
다음번에 제가 읽은 책 목록도 적어볼게요. ^^

영어 소설을 읽으며 좌절했던 경험이 떠오르네요. 아마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 같아요.
대체 어느 수준이어야 이런 책들을 진정 즐겁게 읽을 수 있는걸까? 역시 ㅋ 이번생에 안 되는 건가ㅋ
브리님의 새로운 시리즈로 조금이나마 흥미를 붙여보면 좋을 것 같아요.:D

저도 처음에는 읽으면서 좌절했다니까요. 선생님이 해석해줘도 어려워서..
이번 생에 가능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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