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 스팀잇에서 얻은 카메라

in #kr-writing6 years ago






한달 조금 더 되었나 보다. 이 카메라를 받은 지가.

이 카메라에 맞는 배터리를 구해서 끼우고 또 필름을 넣고... 이렇게 하는데만 2주가 지나갔다.

24장짜리 필름을 넣었는데, 몇장 사진을 찍어보니 말할 수 없이 답답하다.

어느 샌가 '미리보기'와 '자동초점'에 익숙해져 버린 탓인지, 매번 노출을 봐야하고, 조리개값을 봐야하는 이 카메라가 불편하기 짝이없다.

더우기나, 사진을 찍고 결과물을 전혀 알수 없기에, 24장의 사진을 다 찍을때 까진 기다려야 하는데, 당췌 어떻게 찍히고 있는지 알수가 없으니 답답할 수 밖에.

사진을 찍어 보려 애썼지만, 어쩐일인지 필름 한장 쓰는게 망설여져서 막 찍을 수가 없다.

디지털 카메라를 쓰면 노출 보려고도 그냥 몇장씩 얼른 얼른 찍어서 보곤 하는데, '철컥' 찍고서 레버를 당겨서 필름을 감아야 하는 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것은 망설여 진다. 왠지 필름 한장한장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이런 느낌은 발신번호가 표시되지 않는 옛날 전화와도 같다. 누군지 모르고 전화를 받는다. 전화를 받고서야 누군지 알기때문에, 전화를 골라받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내게 전화한 이가 나를 불쾌하게 만들 사람이라도, 나를 기쁘게 만들 사람이라도 일단 받아야 한다.
벨이 울리면, 걱정되는 일이 있는 이는 불안하고, 기쁜 일이 있는 이는 설레인다.

사람은 은연중에 문명의 이기를 통해서 편리함을 얻고 설레임을 잃는다.


이 카메라에 담긴 24장 필름 모두에 사진을 담는 날, 나는 현상을 기다리며 설레일 것이다.

24장의 사진중 보물 같은 한장을 발견할지도 모를 기대로 말이다.






스팀잇에서 얻은 카메라 : 5월 3일 목요일의 생각 @travelwalker




없는 실력에 연재를 두개나 하고 있으니 생각 에세이를 쓸 시간도 능력도 부족이다. 그래도 머리가 쉬듯 글도 쉬도록 다른 주제의 편한 이야기도 하는 것이 좋겠다 싶다.

글 실력은 없지만, 내용이 있고 생각이 있는 글을 쓰면 누군가는 알아주겠지 하고 쉽게 생각했던 것은 아마도 다소는 큰 오산이었다. 그저 글을 쓰고 기다리는 것으로는 태평양에 떠다니는 플랑크톤과도 같은 존재인 내 글은 사실 물밖으로 얼굴 한번 비추어 보기 힘든 것이었으니까.

플랑크톤의 운명을 깨달았다해도 발버둥이라도 쳐봐야 했으니, 시간날때 마다 기웃거리며 이웃도 만들고 댓글도 달고 숫자0.01도 변하지 않는 - 누가 그랬던가... "그래도 읽었다는 표시는 되니까요..." - 비참한 보팅도 남발하고...

그렇게 부유하다가 우연히 오래된 골동품, 수집품 같은 것을 간략한 설명으로 소개하는 블로그에 들리게 되었다.  포스팅 사진의 카메라 낯이 익어 보니 옛날 어렸을적 우리집에 쓰던 카메라와 비슷해서 그저 반가운 마음에 "와... 옛날 우리집 카메라에요..." 하고 댓글을 달았는데...

블로그 주인장께서 전화번호를 주시며 주소를 문자로 보내면 카메라를 보내주겠다고 하셨다. 

'이게 뭐지...? ' 하는 생각도 잠시 호기심에 문자로 주소를 남겼고, 더이상의 이야기가 없이 블로그 주인장께서는 그 카메라글을 삭제 하셨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하루정돈 머리속에 있다가,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 헤프닝이라 생각하고 잊어 버렸는데, 그 카메라가 일주일 만에 사무실 책상에 도착했다.

바로 이것이다....!

너무 상태가 좋아 놀랐고, 이것을 그냥 보내 주셔서 놀랐다. 문자로 감사인사를 드렸으나 쿨하게 응답이 없으신 것도 그랬다. 여기서 굳이 그 스티미언을 밝히지 않는 것은 혹시라도 불편해 하시진 않을까 하는 우려인데... 최초의 카메라 글을 삭제하신 것으로 미루어 짐작한다.

사람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좌절하고, 아주 사소한 것에서 힘을 얻는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플랑크톤의 삶이었는데... 정말 사소한 호의가 큰힘이 되어 조금쯤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는 여유가 생겼다.

그 후로 이상하게 따듯한 글을 달아주시는 단골 이웃도 생기고, 글을 요청 주시는 분도 생기고, 이벤트도 당첨이되고... 이웃도 늘었다.(어쩜 기분탓일 수도...^^)

좌절한 플랑크톤에게 희망을 주려는 잠행 고래 라도 만난 것일까...? 

어쩌면 저 오래된 카메라는 행운의 부적이 된 것일까...?

그것이 무엇이든,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주신 그분께 감사드리는 마음이고, 더불어 플랑크톤의 정착을 도와 고래를 꿈꾸게 만들어 주신 이웃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이다음엔 저 카메라에 필름을 넣어 사진을 찍어 포스팅 해보려 한다.  또 아는가... 사진이 우리 이웃분들의 행운의 부적이 될른지...



written by @travelwalker





이글은 @stylegold 님의 [오마주]프로젝트에 의해 작성된 글입니다.
원글은 ==> https://steemit.com/kr/@travelwalker/5-3-travelwalke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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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시카 저도 있엇는데 그게 어느구석에 있는지 ㅎㅎㅎㅎㅎ
저거 셔터소리는 시원찮아도 사진 정말 잘 나왔죠

ㅎㅎㅎ 셔터소리 공감합니다. 처턱 이래서 이게 뭔가 했었죠 ㅋㅋㅋ SLR이 아니니 셔터 소리가 둔한건 어쩔 수 없을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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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 주는 매력이 기다림과 설레임 이라면
디지털카메라가 주는매력은 ...
간단하고 편리하다..
왠지 필름카메라로 찍는것이 더 정감이 가네요
필름이 한정이 되있으니 한장한장찍을때
심혈을 기울일수 밖에 없을것같아요

맞아요. 예전에 하던 일인데도 한번 편해지면 돌아가는게 어색해요.
좀 더 주의를 기울여 찍게 되기 때문에 필름 사진만의 매력이 있죠 ^^

보팅 숫자가 조금이라도 많으면 어김없이 ...and 00 more 로 표시되는 저로서는 글을 읽었다는 표시도 나지 않아 댓글로라도 제 마음을 표현합니다. 지금처럼요~ㅎㅎ 글 잘 보았습니다.^^

사실 busy 사용자는 목록 끝까지 다 보입니다.ㅎㅎ

오홋..아직 스팀잇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busy까지는 생각못했는데 그곳은 좋은(?) 곳이군요. ㅋㅋ 사용법 숙지하여 저도 곧 busy tag 달아보겠습니다. 제이미님 감사해요~

busy.org/@아이디 넣고 로그인 없이 본인 블로그 볼 수도 있구요, 그러면 보팅한 사람 목록 끝까지 볼 수 있죵.

거기서 글 작성하려면 스팀잇 아이디-액티브키 (혹시 포스팅키가 되었던가 기억이 안 나는데 가능하면 포스팅키가 더 좋고요.) 넣으시고 접속하심 돼요.

흐엉~~자세한 설명 진짜 감사해요. $0.01이라도 찍히는 그날까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ㅋㅋ홧팅!!

보팅해주시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그런 걱정 전혀 안하셔도 됩니다. 모바일에서 봐도 다 보이구요, 비지에서 봐도 다 보입니다. 그 외에도 텔레그램으로 알람이 오기때문에 하나도 안놓치고 다 봅니다 ^^

이 글 원문 본 기억이 납니다.ㅎㅎ

프사가 바뀌어서 뉘신지... 했습니다 ㅎㅎㅎㅎㅎ
이미지가 너무 많이 바뀐것을요? ^^

전에 보신게 두 번째 사진인데...바로 코앞 클로즈업 사진을 자르고 사이즈 조정한거였거든요. ㅎㅎㅎ 첫번째는 지금꺼랑 비슷한 환경인데 얼굴을 돌린거였고...이거는 너무 정면인 대신에 작게 올렸습니다. 이래봤자 아는 사람은 다 알아보겠지만;;

음... 그게 참 이미지라는게 신기한데... Jamie 같아요 모습이... 절대 Chris 같지 않다는거... ㅎㅎㅎ

이름에 이제 익숙해지셔서가 아닐까욬ㅋㅋㅋㅋㅋ

제가 아는 제이미가 꽤 많은데요 (외국회사서 일합니다 ㅋ) 제이미의 이미지가 있어요 남자나 여자나 ㅎㅎ
굉장히 표준 제이미에 부합하는 인상이라고 할까요? ㅋ

그런 것도 있군요. ㅎㅎㅎ

저 카메라로 찍은 텃 첫 번째 필름은 지금쯤 현상되있지 않나용?? 보고 싶어요 +_+

달걀님, 애석하게도 아직 필름 한통을 다 못썼어요 ㅎㅎ 다쓰면 후닥 현상해서 사진 포스팅할께요 ^^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저도 보고 싶네요. 다음에 올릴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쉬워요. 오랜만에 비용 좀 들고 건지는 사진이 몇장일지 궁금한데요? ㅎㅎㅎ 너무 디지털에 익숙해지지 않았을지 걱정입니다. ^^

아마, 사진 자체는 좋을 것으로 예상이 되어요. 렌즈가 f1.4로 어마어마 밝더라구요. 막찍어도 잘나올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생각합니다 ^^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아 그리고, flightsimulator로 검색하는거 맞나요?

무엇을 검색하시려는데 제 ID로 검색하시려 하시나요?
F1.4 와 많이 밝네요. 셔터 잘 못 눌러도 제대로 된 사진 얻어 걸릴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ㅎㅎㅎ

뒷조사를 좀... ㅋㅋㅋㅋㅋ
그게 아니고 카톡을 하려고 한겁니다 ㅋㅋㅋ

필카가 주는 기다림의 시간.. 결과물을 마주할 때의
설렘..오랫만에 생각나네요^^

지금 설레하고 있습니다. 사진이 어떻게 나올까 하고 말이죠^^
나오면 보여드릴께요 ㅎ

요즘세상에 필카를 사용하면 답답하긴 할것 같습니다!
하지만 필카만의 느낌이 있죠!! 뭐 사진은 잘 모르지만....ㅎㅎ
예전 포스팅 본 기억이 나는군요^^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좀 답답하더라구요. 요샌 찍으면 바로 결과물을 볼수 있는데 이건 머 찍힌건지 어떤건지 알수가 없으니까요... 그래도 재미가 있습니다. ㅎ

우와 이건 그냥 가지고만 있어도 너무 기분 좋을거 같은데요?ㅎ

^^ 가격을 떠나서 받았을때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상태가 너무 좋아서 더 그랬구요. 스팀잇 가보로 쭉 가져갈 생각입니다 ㅎㅎ

Nice camera!

Thank you Naika, someone who one of my follower sent it to me. I will take film picture with this and post it s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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