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읽는 天子文(제253구-務慈稼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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務(힘쓸 무)玆(이 자)稼(심을 가)穡(거둘 색)
여러 가지 종자를 심어서 잘 기름에 힘쓰게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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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자와 공무원들이 농민을 위한다는 말은 민초들에겐 앵무새 소 리만도 못하게 들린다. 필자도 농사를 짓고 목축업을 해보아서 잘 안 다. 이 나라는 정치는 분명히 있는데, 어찌 되었는지 행정은 없었다. 시골에서 새마을사업을 누구보다도 필자는 먼저 몸소 실천해 보았다 농촌에 살면서 항상 생각나는 사람은 대만의 장개석 총통이다. 공무원이 부정을 하면 단박에 총살까지 시켰다는 얘기는 정치의 왕도가 무 언가를 깨닫게 했다. 그리고 모든 관공서 직원들은 책상에 앉아서 백지장 넘기는 백면서생들이 아니라 국민의 생활현장을 찾아다니며 "무얼 도와드릴까요?" 하고 민생의 아픔과 소망을 직접 든게 했단다.

이 나라 정치의 고금은 어떤가? 수십 년 전의 일이다. 필자가 국가 융자금으로 소 한 마리 사는데 백만원을 받아서 이십만 원을 떡 값으로 떼고 나니 끝에 가서는 빚이 목장의 소보다 더 커졌다. 그래서 결국 폐업하고 말았다. 만약 이러한 사실을 장개석 총통이 알았다면 한국형 정치는 총살을 시키고 말았을 것이다.

대만의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은 아예 출근을 농촌이나 시장으로 나 가서 집집마다 가게마다 찾아다니며 민원을 직접 듣고 그 소망을 정치차원이나 혹은 행정 차원에서 풀어 주었다고 들었다. 옛날 이지함 선생이 도탄에 빠진 민생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인 희망사항을 기록한 토정비결을 썼다. 토정 선생과 김시습 선생 같은 이는 애민애향의 마음이 남다른 분으로 오늘 날 호사로운 사람들의 혀끝으로는 칭송이 불가능한 어른이다. 그들의 혼이 실린 필자의 고향에는 서울에서 명문대학을 나와서 지금 백발이 되도록 농토에서 기념비적인 상록수로 사는 이가 있다.
어찌 그 친구 혼자뿐이겠는가. 지금도 소득 없고 부채만 태산같이 늘어 가는 고달픈 농촌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훌륭한 이들이 얼마나 많 은가. 그들을 제외하고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地大本이라는 신성한 말을 함부로 들먹이면 하늘과 땅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조선시대 이지함 선생은 민생의 삶을 위해서 평생 노동을 하셨다. 그 노력으로 생긴 곡식과 농토를 중병 든 사람이나 갈 데 없는 걸인들 에게 나누어주고는 몇 해만에 집에 돌아와서는 걸걸 웃으면서 하시는 말씀이 '내가 그만큼 일을 많이 했는데 어찌 우리 집은 아직도 이리 못사는고?" 하셨단다. 이러한 거룩한 조상의 유전자가 있음으로 미루어보아 머잖은 장래 에 우리의 민족성에도 치본어농治本於農하고 무자가색 務慈稼穡하는 그 날이 오리라 믿는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나마스테()()()
(2024.5.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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