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역사이야기 33편 - 조선시대 폭탄테러사건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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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역사이야기 33편입니다.

여러분 혹시 테러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요즘은 워낙 테러사건이 많이 일어나서 끔찍한 뉴스들을 접하게 되죠. 특히 폭탄을 이용한 테러가 제일 빈번한데요.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폭탄을 이용한 테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왕의 아버지 대원군

조선시대의 왕들중에서도 고종은 참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철종 다음 즉위한 고종은 철종과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을 정도였고-17촌 관계라고 합니다-왕위 계승순위와는 한참 동떨어진 사이인데다가 아버지가 살아있었으니-흥선대원군 이하응-어찌보면 기형적인 상태였습니다.

조선시대에 대원군은 총 4명이 존재하는데, 덕흥대원군, 정원대원군, 전계대원군, 흥선대원군 이렇게 4명입니다. 앞에 3명의 대원군은 다 죽은 다음에 아들들이(덕흥-선조, 정원-인조, 전계-철종)신하들의 동의를 얻어 추존한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흥선대원군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살아있는 상태에서 대원군이라는 칭호를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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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선대원군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훗날 청나라에 끌려갔을때 찍힌 사진이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왕의 아버지는 보통 왕이니, 당시 백성들과 신하들에게도 흥선대원군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감했을겁니다. 왕은 있는데, 왕의 아버지가 왕은 아니고, 그렇다고 왕대접하자니 왕은 따로 있으니... 그렇게 이상한 형태로 고종초기는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흥선대원군은 그 상황에서 수렴청정을 하는 대비와 의논하며 새로운 정책을 피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왕의 이름을 빌리고, 또 자신이 신임하는 신하들에게 몰래 언질을 주는 식으로 정국을 주도해나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대원군의 개혁은 어느정도 성공하는듯 싶었습니다.

고르고 고른 며느리

그런 대원군이 제일 걱정하는 것중 하나가 바로 왕후를 누구로 삼을것인가였습니다. 정조사후 이래로 안동김씨 세력이 클수 있었던 이유는 다 왕비를 독점하여, 왕의 장인이라는 배경을 등에 없고, 세도정치를 할수 있었던것이기에, 흥선대원군은 이 폐단을 뿌리뽑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비교적 가문배경이 없는 곳을 찾다가 자신의 부인의 가문인 여흥 민씨 쪽에서 왕비를 만들어내니, 그게 바로 잘알려진 명성황후 입니다.

명성왕후는 따로 또 있어서 지금은 명성황후로 통일하려 합니다

당시 흥선대원군이 이 명성황후를 선택한 배경에는 부인 가문인것도 있지만 아버지가 없어 외척의 발호가 없을거라 생각하고 거기에 명성황후 혼자 뿐이라, 안동 김씨처럼 나설수 없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때는 합리적인 선택이었을지는 몰라도, 현실은 아니었습니다.

고종의 친정과 쫓겨난 흥선대원군

10년간 거의 왕처럼 권력을 휘둘렀던 흥선대원군은 결국 고종이 성장하면서 성인이 되자 자연스럽게 물러나야했습니다만, 흥선대원군은 끝까지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죽을때까지 어떻게해서든지 다시 권력을 잡고자 여러번의 쿠데타 시도를 하지요. 특히 명성황후와 사이가 악화되었는데, 흥선대원군이 보기에는 다른 친척들을 끌어들이며 외척들에게 정치를 맡기고, 고종을 충동질해서 자신을 몰아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명성황후의 친척들이 대거 관직으로 진출했고, 원래는 혼자였지만 양자를 받아들여서 양오빠가 생겼습니다.

특히 민승호의 권세가 대단했습니다. 이 민승호는 대원군의 처남이었습니다. 그런데 명성황후 집안에 대를 잇는다는 명목으로 양자로 들어가게 되지요. 흥선대원군의 처남에 명성황후의 오빠가되었으니, 거의 모든 권세가 그에게 집중되었습니다. 그역시 예전 안동김씨의 권신들처럼 권력의 맛에 취하게됩니다

폭탄테러 사건

그렇게 시간이 지나 1874년 11월 1년정도 정권을 잡고 권력을 휘두를때 집으로 선물이 하나 들어옵니다. 자물쇠로 잠겨있는 함하나가 선물로 들어왔던것이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밤이 되자 그걸 열어보려고 합니다. 아마 굳게 잠겨있었으니 귀중한 보물이 들어있으리라 생각했던것이지요. 당시 방에는 민승호와 양어머니(명성황후에겐 친어머니), 그리고 10살된 아들이 같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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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로 단단히 잠겨있었으니 얼마나 설레였을까요?

그러나 그 안에 들어있던것은 보물이 아니었습니다. 폭탄이 들어있었던거죠. 당시 조선에서도 서양에서 들어온 고성능폭탄이 있었기에, 자그마한 함속에 들어있던 폭탄의 폭발력은 상상이상이었습니다. 그자리에서 양어머니와 아들이 죽고, 민승호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몇일 생존해있었으나 곧 죽게 됩니다. 민승호는 죽기전에 사력을 다해 운현궁-흥선대원군의 거처-를 몇번씩 가리켰다고 하니, 그도 이 폭탄을 보낸게 대원군이 아닐까 의심했던거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왕후의 친척이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죽임을 당했으니 나라가 뒤집혔습니다. 범인을 잡고자 노력했지만, 진짜 범인을 잡지는 못했고, 몇몇 용의자로부터 대원군의 청부를 받았다는 증언을 얻었습니다만, 대원군을 처벌할 수 없었습니다. 한순간의 가족을 잃은 명성황후는 엄청나게 슬퍼하며 대원군에게 복수를 다짐했다고 합니다만, 끝내 복수할수는 없었습니다.


원래 권력이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수 없다고 합니다. 흥선대원군 역시 마찬가지였겠죠. 그런데 우리나라역사에서 총이나 칼같은 걸로 일어난 암살사건은 많았습니다만, 폭탄을 이용한 암살사건은 아마 이 사례 하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범인은 심증으로 대원군이라 하지만, 과연 대원군이 일으킨 사건이 맞을까요? 만일 맞다면 대원군은 이렇게 무시무시한 방법으로 민승호를 죽여야했을까요? 또 쇄국정책을 펼치던 조선에서 이 폭탄은 어디서 들여온 걸까요? 정말 많은 궁금증을 남긴 최초이자 최후의 폭탄 테러사건. 권력에 집착하면 정말 무시무시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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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폭탄테러가 있었다니 새로운 사실을 봤네요~^^

지금도 없던 테러가 그 당시에 있었다는게 놀라운 일이죠 ㄷㄷ

그시대때에 폭탄테러가 있었군요.
권력은 마약같을거 같아요!

권력은 정말 마약같나봐요 저도 권력 잡아보고(?) 싶네요 ㅋ

쇄국을하는 국가라도 해외의 무기에는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조선 역시 그랬으니 폭탄은 그런 경로로 들어오거나 만들어졌지 싶습니다.

중국을 통해 들어왔거나 그때는 통상조약도 맺고 그랬으니 그렇게 들어왔을거 같긴합니다 ㅎㅎ

에구... 고부관계가 무섭다고 하지만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관계도 만만치 않다는 걸 생각하게 돼요. 역사책을 볼 때마다 서늘해지는 둘의 관계입니다. ㅠㅠ 폭탄 테러라니..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무섭네요.

둘다 결국은 끔찍한 비극으로 끝나죠 ㅠ 명성황후는 마지막은 워낙 유명하고, 대원군은 끝까지 고종을 찾았지만 고종은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은 폭력을 부르나보네요..ㅎ

권력에는 폭력이 수반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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