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viewing a single comment's thread from:
RE: 두리의 모험 The Adventures of Duri │제9화 Episode 9│어느 심심한 가을날 One Normal Autumn Day
저도 저런 마켓에서 오래된 그림하나 사고싶네요. 기록자 리리님, 저 사실 팟캐스트를 시작하면서 첫 주제를 '기록'으로 잡아서 리리님의 의견도 궁금했는데 괜히 부담드릴것 같아 말걸지 못했어요..(사실 다음화도 기록과 관련되었지만..)
(근데 리리님 20대 실화?? 글의 깊이감때문에 30대이실거라고 생각했나봐요...쩜쩜쩜)
오오...! 몽상가님 사실 요즘 기록에 대한 자신감 저하(ㅠㅠ)와 고민들로 인해 조금은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답니다..ㅎㅎㅎㅎㅎ 저는 어렸을 때 글을 쓰면서(그때는 '사적인 일기'가 다 였지만요) 들었던 최대 고민이 '얼마만큼 나를 발가 벗고 솔직해질 수 있는가'였어요. '독자'라는 존재를 인식하는 게, 그리고 당시에는 SNS 정도에 글을 썼던 시기라 독자들이 거의 대부분 지인들이라 완전하게 솔직할 수가 없는 거에요. 속 시원한 솔직함까지 단 한 발짝이 남았는데, 그걸 못하고 머뭇거리는 제가 싫기도 하고 가끔은 내가 익명의 기록자였다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졌어요. 독자 중에 부모님도 계시니 30-40대 언니들의 에세이에 등장하는 성 관련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꺼내 놓지 못하고- 누가 보면 '참 착한 척 하는 기록자군.' 할 것 같은 글만 써내고 있는 거에요. 사진도 마찬가지고요. 가끔은 제 자신이든 타인이든 세미 누드도 찍어보고 싶고요(!) 노골적인 표현에도 자연스러워지고 싶고요! 조금만 더 거리낌 없어지면 좋은데, 그렇게 표현에 자유로운 진짜 기록예술가가 되고 싶은데, 저는 아직 자신감이든 영감이든 많이 부족한가봐요...! ;-r
ㅠㅠ너무 주절주절 뱉어냈나요ㅎㅎㅎㅎ 몽상가님께서 질문해주시니 괜히 칭얼거리고 싶었나봅니다ㅠㅠㅠ나를 아는 사람에게 글을 보여준다는 건 정말 말하지 못한 속내를 보여야하는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부모님이나 친구들도 몇몇을 제외하곤 글에 대해 언급도 하지 않아요. 사실 이런 생각들에 대해 관심이 없는 친구들도 있어서 애초에 말을 꺼내지 않는 부분도 있죠. 어쩔땐 유연하고 은유적인 표현이 더 날카롭고 솔직할 때도 있다고 생각해요. :D
저는 글을 쓰다보면 자꾸 마음 속으로 더 깊게 내려가지더라고요. 문장을 쓰다가 결국엔 지우고 훨씬 연한 단어와 문장들로 덮어버려요. :-) 가끔은 모든 은유를 버리고 노골적으로 뱉고 싶을 때가 많아요..! 아무래도 쌓인 게 많나봅니다 ㅠㅠ ㅎㅎㅎㅎㅎ 고마워요 몽상가님..! :-) 그래도 좀 더 마음을 가다듬어 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