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낙안읍성 - 순천,여수,완도 여행후기 #02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hodolbak (호돌박) 입니다.

퇴근무렵 갑자기 비가 와서 퇴근이 좀 힘들었네요^^
오늘은 지난 휴가 첫날 여정이었던 낙안읍성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역사와 민속 그리고 생태가 어우러진 순천 낙안읍성

낙안읍성 홈페이지의 소개를 보면

원형이 잘 보존된 성곽, 관아 건물과 소담스러운 초가, 고즈넉한 돌담길에 이르기까지 옛 추억을 되살려 힐링의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낙안읍성은 최근,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와 함께 CNN 선정 대표 관광지 16선, 문화재청 선정 가족 여행지 32선에도 선정되는 등 낙안읍성은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실제 체험과 관람만을 위한 곳이 아닌 실제 312동의 초가에는 98여세대 228명의 주민들이 직접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여러공연과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제가 찾은 날은 날씨도 너무 덥고 성곽을 따라 마을을 둘러보는 것으로 낙안읍성을 보고 느끼고 왔습니다.

http://www.suncheon.go.kr 홈페이지에 관련자료들이 잘 나와 있으니 한번 둘러보고 가시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내지.jpg

<출처:낙안읍성홈페이지>

입구에서 안내도를 받아 코스를 정하면 되는데요.

저희는 날도 덥고해서 코스대로는 돌지 못했습니다.

2번 동문으로 들어가 성곽을 올라 15번 남문을 지나 마을로 내려와 구경을 좀 하고 다시 성곽을 올라가 10번 서문을 통해 마을을 가로질러 다시 동문으로 나왔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니 그래도 꽤 오랜시간을 읍성에 있었지요.

P1040879.JPG

낙안읍성하면 많이 올라오는 대표적인 사진과 같이 찍어보았습니다.
안내도의 전망좋은 곳이라는 곳인데요. 성곽이 쭉이어지다 오르막처럼 계단이 있는 곳인데 그곳에서 읍성을 내려다 보는 장면입니다.

이곳이 많이들 찍는 포토존이더라고요.

02낙안읍성전경(여름).jpg

<출처:낙안읍성홈페이지>

04낙안읍성전경(겨울).jpg

<출처:낙안읍성홈페이지>

이건 홈페이지에 있는 홍보사진들!!
여름과 겨울인데 겨울의 느낌도 아주 멋진 것 같아요.
오히려 겨울에 찾는것이 낙안읍성을 제대로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P104086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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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을 따라 걸으며 발 밑의 초가와 마을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아주 오래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실제 사람이 거주하고 민박도 운영을 하고 하다보니 마을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를 보니 아이러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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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을 내려와 걸으면 시간을 거슬러 오른것 같은 느낌이 더 배가 됩니다.
희한한 것은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게 되고 목소리도 차분해 지고 참 재미있습니다.

P1040886.JPG

성곽길을 걷다 마을을 걷다 또 다시 성곽길을 걷다 짧지만 돌아가기 위해 서문을 내려와 마을을 지키는 장승들을 만났습니다.
정형화 되지 않게 나무생김대로 참 잘 만들어 놓았네요.
목공방중에 소품용 장승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공방이 있는데 오래전부터 꼭 한번 배워보고 싶었는데 다시금 마음이 고개를 내미는 것 같습니다.

P1040870.JPG

다니다 보면 이런 공방도 있고

05일일상설(짚물 길쌈 도예).jpg

<출처:낙안읍성홈페이지>

짚을 엮는 것도 볼 수 있고

06일일상설(천연염색).jpg

<출처:낙안읍성홈페이지>

천연염색을 체험하는 곳도 있습니다.

09주말상설(가야금병창공연).JPG

<출처:낙안읍성홈페이지>

10주말상설(수문장교대식).JPG

<출처:낙안읍성홈페이지>

주말에는 가야금병창공연이나 수문장교대식같은 상설공연이 있다고 하는데 저희는 못보고 왔어요.
방문하시기전에 공연정보도 꼭 확인하시고 가면 더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P1040887.JPG

오고 가는 초가집담벼락 옆에 유난히 많이 피어있는 꽃을 보았는데 무슨 꽃인지 아시겠나요?
저희는 나팔꽃인가 했는데 키보다도 높은 줄기에 찾아보니 접시꽃 이더군요.

접시꽃은 처음 본 것 같은데 초가와 참 잘 어울리지요?
접시꽃 꽃말 중에 평안이라는 말도 있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초가와 마을과 참 잘어울리는 듯한 느낌인가 봅니다.

첫날 첫 방문을 했던 낙안읍성은 뜨거운 날씨로 인해 많이 더웠지만 여행의 들뜬 마음을 살며시 가라앉혀 주며 이번여행을 기대하게 해주는 편안함이 가득한 곳이였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는 낙안읍성내 민박을 통해 낙안읍성에서의 밤을 느껴보고 싶네요.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 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덩을 덮은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 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 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 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스팀잇! 사람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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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초가집 마을이 있다니
정말 몰라서 못보러간것 같습니다 ㅠㅠ

다음에 기회되시면 꼭 한번 가보세요^^

오랫만에 뵙는거 같아요 멋진글 잘읽고갑니다

수란님 오랫만이에요^^

접시꽃당신 중학교때 너무좋아해서 코팅해서 갖고다니던 시인데..:P
접시꽃이 저렇게 생겼군요~~~

저도 처음 봤는데 참 이쁘더라고요^^

낙안읍성에 구두신고 성곽 걷다 고관절빠질뻔한 기억이 나네요~ㅎㅎ

ㅋㅋㅋ남친이랑 가셨나
이쁘게하고 가셨다가 고생하셨네요ㅎㅎ

엄니랑 이모부랑 사촌동생이랑 갔었어유~ㅎㅎ
원래는 이모병문안을 순천에 간거라 갑자기 가게 되어 발,다리가 고생을. . 흐규ㅠㅠ

ㅎㅎㅎㅎㅎㅎ 여행에서는 무조건 운동화죠 ㅎㅎㅎㅎ

여행은 잘 다녀오셨어요? : )

낙안읍성 멋지네요!
가보려고 했다가 아이들이 보채서 못갔던 기억이..;;

기회되면 한번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좋고요^^

민박이 가능하다니.. 나름 낭만 돋겠는데요~~

제가 봤는데요~ 초가집에 에어컨실외기가 뙇!!
한번 자보고싶긴 하더라구욧ㅎㅎ

계절에 관계없이 다 이쁠 것 같아요! 발물레질 하는 모습도 보이네요! :)

눈내린 겨울이 정말 좋을거 같아요^^
홍보용 사진이라 그런지 성곽위에는 짚꼬는 거나 옹기를 만들기 위한 물레질은 없었는데요. 마을 중앙에서 짚은 꼬고 계시더라고요. 이더위에 긴 농민복 입고 고생하시는 것 같았어요

앗! 요기 저도 정말 좋아하는 곳이에요

가보고 맘에 들어서 본가 식구랑도 처가 식구랑도 친구들 데리고도 몇번이나 방문했었다는 ㅎㅎ

사진으로 보니까 또 가고 싶네요~

몇 번을 방문해도 좋은 곳인거 같아요.
다음에 가면 더 더 느리게 있다 오고 싶습니다.^^

저두 가봤쥬ㅎㅎ

겨울사진 예술인데요?
겨울에가면 민박집이 춥겠쥬?

초가집에서 하룻밤이라~
너무 낭만적일거 같아요

ㅎㅎㅎ 외관은 저렇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잘 되어 있을거에요.
예전 담양에 가서 한옥민박에서 잔 적이 있었는데 외관만 그렇지 안에는 완전 현대식이었어요. 화장실도 안에 있고 ㅎㅎㅎ

초가집 관리가 잘되었네요.^^ 과거여행하는 기분일 것 같아요.

네 시간을 거슬러 오른듯한 느낌... 그래서 그런지 몸도 마음도 차분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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