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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Soul’s daily] 날 알아주지 않는다고

in #kr6 years ago (edited)

방금 다른 분의 어떤 "자괴감"을 표현한 글을 읽고 이 글을 읽었네요. 음...사실 그런 자괴감의 표현은 한번쯤은 다 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전 사실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을 의식해본 적이 없는데다가(사실 존재도 모릅니다. 있겠지만...) 칭찬도 그렇게 크게 소중하게 여기진 않습니다. 오만한 것일까요...ㅎㅎ 그럴 수도요. 그런데 나를 좋게 보는 사람들의 말에도 가중치를 많이 두지 않는 것이 더 행복일 수 있다고 아직까진 생각하고 있죠.

시험이나 대회 같은 것에서도 평가나 등수에 전혀 흔들리지도 않고요. 노력에 비해 결과가 항상 좋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객관식 시험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저보다 우위에서 생각이나 표현을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취향 컨테스트일 수 밖에 없다고 보죠. 그런데 "오해"에 대해서는 지적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일전에, kyslmate님께서 제게 친구가 "연민'을 느꼈으리라는 감상을 쓰신 것에 약간 기분이 좋지 않았었죠. 마치 읽는 이의 주관적 감정을 전혀 그것과 무관한 친구를 빌려서 표현하신 것 같아서요. 감상평으로 연민을 표현하는 것은 사실상 가볍게 주관으로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도 생각이 들었었구요. 물론 친구를 빌려서 표현하신 것이지만, 과연 그런 시선이 없이 가능했을까요?ㅎㅎ

왜냐하면, 다른 상황에 있다고 누구를 불쌍히 여길 이유도 근거도 없으니까요. :) 특별히 성향 자체가 달라서, 본인 성향에게는 완벽한 상황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말이죠(그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를 연민이란 키워드 때문에, 뭔가 큰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시대를 그리는 제 영혼 vs 몸의 편안함 간의 괴리라는 제 실제 고민은 덮어져 버렸고요. ㅎㅎ).

그런데 그 후에 다신 댓글에서도 "처지"란 말을 쓰셔서 약간 의아했습니다만, 그저 사전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죠. ㅎㅎㅎ 어쨌든 제 글의 이해에 있어 읽으시는 분의 주관을 특히 강하게 느낀 부분이었습니다. 글은 이렇게 쓰지만 그냥 웃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ㅎㅎ

말이 나온 김에 얘기하면...제가 "자유"를 잃는다고 친구의 상황을 표현한 것은...제가 느낀 연민의 표현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일 때의 자유가 없어지는 것은 그냥 사실이니까요. 그 대신 얻고자 하는 것, 얻는 것이 물론 있을 테고요.

물론 제 그런 "지적"에 대해서 감사하게도 잘 받아들여주셨고요.

남들과의 관계야 여러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고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내 생각이라고 봅니다. 나야말로 나에 대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자 아닐까요? 또 내가 인식하는 한의 나를 잘못 읽을 일도 없고, 성장을 한다면 과거의 나를 다시 평가해볼 수 있죠. 절대적으로 객관적이지 않은 것이야 물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고요. 나를 싫어하건, 좋아하건, 어떻게 평가하건, 누군가의 평에 흔들리지 않는 것...어려울 수도 있지만 제일 큰 행복의 담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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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가 어떻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언짢게 했다면, 의도한 것이든 아니면 표현상의 미숙함이든 고개를 숙일 일입니다. (-.-)(__) 꾸벅! 가까이 대면하고 계시다면, 아이고 그랬군요, 제가 좀 모자랐습니다. 미안합니다. 하고선 서로 몇 마디 나누면 보풀처럼 남은 작은 감정조차도 휘이 날아갔을텐데 말이죠. ^^
사실, 그 감상평이 제이미님과 친구의 입을 빌린 형식이었지만, '연민'이라는 말이 들어간 문장들은 다 제 안의 두 화자가 한 얘기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제이미님께서는 자유의 박탈을 객관적인 사실로 쓰셨지만, 결혼을 한 제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엔 그건 '연민' 받을 만한 일이거든요. 육아에 치여 하고 싶은 일을 맘껏 못하고, 글을 쓰는 일도 아이를 재우고 해야 하는 현실에 가끔 스스로를 '연민'의 위치에 둘 때가 있습니다. 제이미님의 글이 제 마음을 거치면서 든 주관적인 감정의 평가인 거죠. 제이미님의 위치에 제가 가있다면 지금의 저를 보고 들법한 감정을 표현한 거라고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친구의 생각을 빌어 말한 연민도 비슷합니다. 제가 그 친구의 입장이라면, 결혼을 하지 않은 '저'에게 느낄 법한 감정을 얘기한 거죠. (그런 맥락에서, 그런 시선이 있었던 건 분명하지요.) 결혼을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어떤 입장이든 서로에게 다른 종류의 연민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리고 서로를 불쌍해 여기는 것, 연민을 갖는 것을 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 긍휼히 여길' 때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여기는 편입니다. 그런 관점을 헤아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만, 그 글을 읽지 않고 감상평만 본 사람들에게 제이미님이 가진 생각이라고 오해를 드릴 수도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감상의 영역은 작가의 손을 떠난 글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지는 독립적인 행위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글로 게시된 앞뒤 맥락의 설명이 빠진 짧은 문장에서 작가의 관점을 요약한 글이라고 오해할만한 여지가 있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꾸벅.ㅜ;; 맘 풀어주세요.
'처지'부분도 그 글에 국한된 말로 사용한 것이 아니고, 다만 '시니컬함'이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이다로 느껴질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허허 웃고 넘기셨다니 다행입니다만, 혹시 마음에 보풀 같은 감정이라도 남아있다면 후~ 불어 날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해주시고 제 생각과 마음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를 싫어하건, 좋아하건, 어떻게 평가하건, 누군가의 평에 흔들리지 않는 것...어려울 수도 있지만 제일 큰 행복의 담보라고 생각합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과 통하는 말씀이네요.
전 연약한 인간인지라,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고 힘주어 말한 것은, 역설적으로 노여워하거나 슬퍼할 때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나의 가치를 몰라주거나 나를 함부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때때로 흔들리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이미님은 저보다 훨씬 단단한 분이시네요.

예, 제가 무슨 감정이 있다면 아예 댓글을 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두 화자란 이야기도 이입의 일종으로 볼 수 있겠네요. 어쩌면 제가 연민이라는 것을 별로 가질 필요 없는 나약한 감정들의 하나로 분류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제게 향해 있다면 더더욱 싫어하지만, 자기 연민이나 남에 대한 연민도 안 느끼려고 노력하긴 합니다.

어떻게 보면 주관으로 모든 것이 다 허용되는데 왜 불만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는 일인데 (물론 그런 분일거라곤 생각 안했지만요.) 좀 더 심정을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p.s. 오늘 이 글을 읽으면서 새삼 든 생각은 아니고, admljy19님의 오늘 글에서 이야길 나누다가 기억이 난 면이 큽니다. ㅎㅎ 그럼 환절기 감기도 조심하시고 좋은 시간 보내시길...

다른 걸 다 떠나서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내 의도와 다른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면, 저라도 속상할 것 같습니다. 제이미님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내다니,, 제가 죄인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긴 이야기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습니다. ^^ 훗날 '연민'이라는 말이 이어준 특별한 인연이라고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너무 멀리 갔나요.ㅎㅎ)
좋은 주말 되세요!

역시 스티밋 우등생 제이미 님의 글은 답글에서도 우수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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