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의 비상 @jjy

제비 몇 마리가 며칠을 두고 낮게 날아서 비가 오려나했다.
하늘은 비구름이 덮여도 비는 오지 않고 구름이 흩어지면 바로
따가운 볕이 쏟아진다.

지나갈 때마다 멀리 날지 않고 주변을 맴도는 제비들이 비를
부르는 줄 알았지만 올해 알에서 깬 어린제비들이 조심스럽게
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날짐승이라고 해도 처음부터 잘 날지 못한다. 둥지에서 몇 번이나
날개를 파닥이며 죽지에 힘을 길러야 한다. 처음 둥지를 떠날 때
발을 떼면서 밑으로 떨어져 내릴 때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거리를 늘리고 높이를 더 하면서 어미 새처럼 높이
그리고 멀리 날게 된다.

올해는 태풍도 순하게 지나갔고 큰 장마도 없어서 제비가 새끼를
기르기는 수월했을 것 같다. 장마가 시작 되면 갓 난 새끼 제비가
떨어져 바들바들 떨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불쌍하기도 하고
무서워서 만지지도 못하고 다급하게 아버지를 불렀다.

제비는 장마가 지면 먹이를 구하지 못해 할 수 없이 가장 약한
새끼를 둥지에서 밀어 떨어뜨린다고 한다. 듣기에 따라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얘기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한다.

그 뿐 아니라 어미는 하나라도 빠질까 앉은차례대로 먹이를 먹인다.
그러나 그런 어미의 마음과는 다르게 영악한 새끼가 먹이를 먹고도
안 먹은 형제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앉아 매번 모이 받아먹기도
한다. 그 바람에 기회를 놓치고 먹이를 얻어먹지 못하는 새끼는 힘도
없고성장도 눈에 띄게 더뎌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결국 죽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도 매스컴에 등장 하는 권력형 비리까지는 아니어도
유난히 욕심이 많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을
보면 욕심이 지나쳐 형제를 죽음으로 내모는 고약한 제비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비는 다른 새들과는 달리 사람이 사는 집에 둥지를 짓고 산다.
생김새도 남성의 야회복을 연미복이라고 했듯이 날렵하고 맵시
있게생겼지만 예로부터 영물이라고 여길 정도로 영특하기도 하다.

한 번 지은 집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와 알을 낳으며 다른 제비가
지은 집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봄에 집을 짓는 제비는 먼저
지었던 집이 없어졌거나 처음 집을 짓는 제비라고 한다.
전래동화 연 생원의 두 아들에 등장하는 다리를 고쳐 준 흥부의 은혜를
잊지 않고 이듬해 커다란 박씨를 준 제비나 맘씨 고약한 놀부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내용으로 보더라도 제비는 다른 조류에 비해 지능도 뛰어나고
의지 또한 강하다고 해야겠다.

그동안 열심히 나는 연습을 하던 제비들이 어미처럼 잘 날게 되어 먹이도
구하고 가을에 무사히 강남으로 가게 되기를 바란다.

이미지 출처: 다음블로그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