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poem - 달과 나팔꽃
달과 나팔꽃 @jjy
동이 틀 무렵 나팔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까닭이
구름을 향해 걸어가는 달의 쓸쓸한 이마를
보게 된 날부터였을 것으로 짐작한다
힘없이 빠져나간 머리카락을 손바닥으로 쓸며
빛을 피해 달아난 별들이 숨어 사는
어둔 하늘을 찾으려던 마음을 접고
핏기 없는 달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고도
한 참이나 울먹이던 얼굴에 하늘빛이 어리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바람의 노래
오래 오래 이마를 묻고
어긋날 수밖에 없었던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