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군장 대신에 ‘완전 부장[父裝] 달리기’-습관의 힘(#27)

in #kr6 years ago

캥거루.jpg

제목이 조금 어렵습니다. 이 글은 두 사람이 오버랩 되면서 쓰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제 이웃인 @님과 또 하나는 어제 길에서 만난 어느 아기 엄마 모습입니다. @님은 실명을 거론하기보다 그냥 가까운 이웃 아기 아빠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먼저 @님은 운동을 꽤 좋아합니다. 특히 달리기. 근데 아이가 둘인데 아직 어려서 운동시간을 제대로 낼 수가 없습니다. 주말에만 짬을 내어 달리고, 평일에는 어쩌다 아내 허락 하에 그야말로 ‘꿀 달리기’를 하더라고요. 가슴 뭉클한 장면입니다.

또 한 장면은 아기 엄마가 아기를 업고 가는 모습입니다. 가슴에는 아기 띠로 아기를 매었습니다. 요즘은 띠가 잘 나오더군요. 아기 엉덩이를 받칠 수 있게 하여, 어깨가 아닌 허리힘으로 하니 한결 낫습니다.

이렇게 하고는 등 뒤에는 배낭을 하나 졌습니다. 아마도 아기 물건들이겠지요. 아기 데리고 외출 한번 하자면 챙겨할 물건이 좀 많나요. 기저귀, 분유, 옷가지...이렇게 하고는 양손에는 또 쇼핑백 같은 걸 들었더군요. 아마 그건 본인 물건들...

그러니까 종합하자면 어딘가 먼 길을 나서는 듯 했습니다. 근데 이런 차림을 하고 시간에 쫒기는 지, 거의 뛰다시피 가는 겁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다가 잠시라도 짐을 들어드리고 싶었지만 낯선 남자가 호의를 베푸는 것도 오해를 살지 모른다 싶어 그냥 지켜만 보았습니다.

이 글을 보는 남자들은 완전군장[完全軍裝]에 대해 대부분 아시리라 봅니다. 개별 군인이 전쟁에 필요한 장비를 다 갖추는 걸 말합니다. 머리에는 철모. 등에는 전쟁 수행에 꼭 필요한 침구류, 텐트, 방독면, 야전삽. 허리에는 탄창과 물통. 한 손에는 총. 다해서 무게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제법 나갈 겁니다. 이런 차림으로 달립니다.(막상 적고 보니 빨리 전쟁이 사라져야겠습니다.^^)

여기에 견주어 아기 엄마 모습은 그야말로 완전군장 그 이상입니다. 앞에 아기까지 매었으니까요.

살아있는 생명이란 그 무게를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요? 성스럽다고 해야 하겠지요.

자, 여기서부터 본론입니다. 엄마는 강하지만 여성은 남성에 견주어 현저히 약합니다. 만일 엄마 대신 아빠가 이렇게 하고 간다면 애처롭게 보는 사람이 아마 없으리라 봅니다. 왜냐하면 남자는 원래 기본 힘이 있는데다가 군대에서 다들 완전 군장을 매고 뛰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제 생각은 한번쯤 습관을 바꾸어보면 어떨까? 일부러 시간 내어 운동하기도 어렵다면 아이랑 놀이를 운동과 결합해보는 겁니다. 이 때 중요한 건 운동보다 아이와 일체감을 갖고 스킨십을 나누는 걸 목표로 해야 합니다.

운동이자, 놀이이자, 교육으로.

아이들은 아빠가 몸으로 놀아주는 걸 좋아합니다. 아빠는 아이를 업어도 되고, 안아도 되고, 목말을 태워도 좋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오래 반복하는 걸 싫어하니까, 이 세 가지 동작을 번갈아하면 더 좋겠지요. 그렇게 하고는 달리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아이를 거꾸로 매달기도 하고...온갖 놀이를 하면서 운동을 하는 겁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뭔가에 호기심을 갖는다면 잠시 숨도 고르고 아이와 찬찬히 대상에 다가갑니다.

캥거루 달리기는 생명 짐이자, 꽃짐을 지는 일

엄마들 역시 ‘완전 모장[母裝]’을 피할 수 없다면 아예 즐기면 좋겠습니다. 뛰지 않아도 될 때 뛰어보는 겁니다. 시간에 쫓겨 그런 모습으로 허겁지겁 뛴다면 둘레 사람들조차 불안합니다. 하지만 운동이다 생각하고 뛰어보면 아기 무게가 한결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생명 짐이자, 꽃짐’으로.

엄마가 아기를 안고 뛴다면 캥거루 달리기라고 해야겠지요. 캥거루는 시속 40km로 달릴 수 있으며, 차오르는 힘도 강하여 10m까지도 뛰어오를 수 있답니다. 진화란 무섭습니다.

사람이야 따라 하기는 어렵지만 흉내 내기는 가능하겠지요. 1미터를 뛰어보고, 5미터를 뛰어봅니다. 우리 대부분은 아마도 어머니의 힘, 어느 순간은 완전 모장으로 자랐을 겁니다. ‘품안에 자식’이란 말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조금 더 자란다면 부모 품을 떠납니다. 소중한 시간을 아이와 함께 더 많이 나누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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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아들을 둔 아빠로서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저는 애들 둘을 한꺼번에 목말 태우는걸 좋아했었죠
한쪽어깨에 한명씩 양어깨를 활용하거나
둘을 한꺼번에 목말 하거나. ㅋ
유모차 태우고 마라톤도 했고, 목마태우고 마라톤도 했는데,
힘쓰는건 기본적으로 아빠가 해야죠.~^^

이야, 최고입니다.
제가 힘이 불끈불끈 솟아나는 거 같아요.
보팅으로 응원합니다.
좋은 경험 나누어주어 고맙습니다.

캥거루가 10미터 뛰어오르는 장면을 상상했어요...
저도 아이들을 품고 그렇게 뛰어오른다면...
어떤 모습일까 머릿 속으로 상상을..^_^
갑자기 엄청 즐거워지네요 광화님

조만간 상상이 현실로 된다는^^

얼마 전에 일본에서인가
무슨 띠 비슷한 것인데
이를 사람이 차면
100키로를 거뜬히 들 수 있데요.

그러니까 머지않아
아이 안고 10미터 점프는 가능한 세계랍니다.
그 사이 둥이들이 웬만큼 자라서
엄마 품에서 같이 하자고 안 하겠지만 ㅎ
저희 연인이랑 ㅋ

그게 아이들하고 노는게 잘 안되요..ㅋㅋ
스팀잇 때문인가??

대부분 아빠들은 사냥 나갈 때 혼자 나가니까
아이들하고 거리가 좀 멀기는 하지요.

원시시대에는
사냥 다녀오면
아이들한테는 거의 신적인 존재였고
10살 정도면 사냥을 따라 나섰다는데...

세상이 너무 바뀌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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