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연결 고리는?-순간을 영원으로(#39)

in #kr6 years ago (edited)

오디 손.jpg
오디 한창.jpg

요즘 오디가 제철입니다. 새도 오디를 즐겨 먹어, 새똥 빛깔이 다를 정도입니다.

오디를 따면서 요즘 제 화두인 몸과 마음의 연결 고리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우리 사람한테 마음이 있다는 것에는 다들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어디에 있는 지, 어떻게 있는 지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몸 가는 데 마음 가고, 마음 가는 데 몸 가기 위해

만일 몸과 마음의 연결 고리를 안다면 우리네 삶은 비약적으로 달라지리라 봅니다. 마음먹은 대로 몸이 따라주고, 또한 몸이 있는 곳에 늘 마음이 함께 할 수 있다면 절대 아플 수가 없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그 성과가 엄청나겠지요.

그러나 보통 우리는 몸을 생각하는 건 잠깐, 운동한답시고 고작 한 시간하면 잘 하는 편입니다. 대부분은 마음을 위해 몸을 수단으로 여깁니다. 심지어 운동하는 시간 동안에도 마음은 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저대로 널뛰듯 합니다. 그러다가 몸이 탈이 나거나 아프면 그제야 부랴부랴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마저도 병원에 의존하여 의사에게 묻습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건 동양에서는 일찍이 깨달은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서양 의학에서는 여전히 몸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조각으로 나누어 관찰하고 연구하고 치료하는 형편입니다. 내과, 외과. 다시 내과는 또 여러 과로 나뉩니다. 그러다가 나온 게 심신상관의학이 아닐까 합니다.

동양은 수행이나 명상이 발달하면서 깨달음도 점점 무르익는다 하겠습니다. 과학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설득력은 점점 높아갑니다. 제 아내도 명상을 꾸준히 하고 있어, 이야기를 잠깐 나누어보았습니다.

“여보, 몸과 마음의 연결 고리로 보통 호흡을 많이 이야기하잖아요. 그러나 그 근거에 대해 밝힌 내용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혹시 생각하는 게 있나요?”
“호흡이 생명활동의 가장 근본이 아닐까요? 한시라도 안 하면 안 되는 거니까. 음식은 며칠 굶어도 되잖아요. 하다못해 물도 하루 이틀은 안 마셔도 되요. 하지만 숨은 5분을 넘기기 어렵다고 봐요. 잠자면서도 호흡은 하잖아요. 무의식으로도 하지만 의식적으로 할 수도 있다는 것도 중요하겠고.”
“꽤나 설득력이 있네요. 깨달은 이들이 호흡을 강조할만하네요. 숨에 대해 더 다른 이야기는 없나요?”
“숨이 끊어진다와 숨이 넘어간다는 게 다른 거 같아요. 끊어진다는 건 잦아들다가 서서히 멈추는 거라고 하겠지요. 자연스러운 죽음. 하지만 숨넘어간다는 조금 갑작스런 죽음. 그러니까 보통 우리 숨이 들어왔으면 다시 나가야하잖아요? 숨이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지를 못하는 거지요. 이를테면 갑자기 너무 놀라거나 하면 그 충격으로 숨이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거지요.

마음 상태도 숨으로 웬만큼 알 수 있잖아요. 화가 나면 숨이 거칠거나 가파르지요. 몸이 아프거나 약하면 숨도 약하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웬만한 환경에서는 숨이 고르고 깊다고 봐야겠지요.”

“그런 점에서 숨쉬기 운동 또는 호흡법이 아주 중요하겠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현이씨가 지금 많이 아프잖아요. 침대에 누워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게 숨쉬기 밖에 없어요. 그래서 내가 현이씨한테 숨쉬기 운동을 이야기해주고 왔거든요. 숨이란 저절로 쉬는 것이기도 하지만 의식적으로 하면 더 좋은 거니까. 숨쉬기 운동은 모든 운동의 시작이자 바탕이라고.”

호흡(숨)이 몸과 마음의 연결 고리로써 중요하다는 건 이제 당연해보입니다. 하지만 이게 다일까. 이를테면 오디를 따면서 호흡에만 집중할 수는 없거든요. 병든 오디를 골라내야 하고, 아직 덜 익은 오디는 따지 말아야하며, 너무 뜨거운 햇살을 피해야합니다. 발아래 독사가 있는 지도 살펴야하고, 사람을 물어뜯는 모기하고도 한바탕 씨름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연결 고리에 대해 더 넓은 안목이 필요합니다. 관련 주제로 구글링을 해보았습니다. 역시 호흡이 많네요. 그 다음이 흉선이나 ‘심포삼초’라고 나옵니다. ‘기 흐름’이라고 보는 관점도 있네요. 흉선은 ‘제발 나를 믿어봐’하면서 손바닥으로 가슴을 칠 때 부위입니다. 심포삼초는 한의학에서 생명력을 관장하는 부위라고 설명을 할 뿐 더 이상 진전이 없는 거 같습니다. ‘기’는 호흡과 다시 이어지니 이 역시 연구할 부분이겠습니다.

그러다가 저 혼자 곰곰이 생각하면서 내린 결론.

몸과 마음의 연결 고리는 모두다.

즉 몸 곳곳은 다 마음과 연결된다는 겁니다. 손가락 하나라도 다치면 그 만큼 마음도 아픕니다. 다만 일상에서는 웬만하면 참고 넘어갈 뿐입니다. 마음과 몸이 다르지 않습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안 좋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몸도 충동적으로 바뀝니다. 음식을 전혀 안 먹거나 폭식을 하게 됩니다. 폭발하면 싸움으로 번집니다. 마음을 잘 챙겨야합니다.

몸과 마음의 연결 고리가 모두라면? 결국 순간을 잘 살아야겠습니다. 순간이 영원으로 이어지도록...그 중심에는 역시나 호흡이 있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숨을 쉬니까요. 숨은 삶의 근원입니다. 깊고 고르고 바른 숨!

Sort: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몰라요..ㅠㅠ
요즘 스팀잇을 보면서 운동의 절실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평정심...
도인들이나 가능할까요? ㅎ

몸에 대해 포스팅해주셨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좋은 날입니다.

중요한 진리 같읍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고 호흡으로 조절한다.
숨쉬기 운동이라 우슷개 소리로 말했었는데..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거 였군요!
사모님과의 대화 인상적이네요!
따뜻한 밤 되세요~~~

삶의 근본은 뜻밖에도 상식에 있는데
많은 걸 놓치고 삽니다.^^

정말 호흡만큼 중요한 활동이 있을까 싶어요. 평소 의식하지 않고 살다가 목적에 따라 손쉽게 바꿀수있다니!!!!!!

살고 죽는 게
결국 숨이네요ㅎ

살아있는 것을 다른 말로 숨이 붙어있다고 하고
죽음을 숨이 끊어졌다고 하지요.
그 만큼 숨을 모든 생명체에게
삶과 죽음을 판가름하는 기준이되기도합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특히 수영을 해보면 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곤 하지요

순간이 영원으로 이어지도록~
고른 나만의 숨을 내쉬어야겠어요^^

나만의 숨^^

호흡에 중요성은 달릴때도 느낄수있는 듯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달리기 역시 끊임없는 호흡 과정이겠어요.
특히 마라톤은^^

생활과 깨달음의 연결고리!
이런 글 너무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글 읽으며 저도 호흡을 가다듬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오디를 꼭 철마다 놓치곤 하네요. 주변이 온통 뽕나무인데도 올해도 저는 글렀군요. 오디 많이 드세요. 몸과 마음의 연결을 저도 강력하게 찾고 있는 요즘입니다. 좋은 사색 나눠주셨네요

치유를 위해
음식을 가려야하는 건가요?

몸과 마음의 연결
그 성찰의 결과를 기대하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호흡은 일단 호흡에 하루 종일 집중을 하게 되면 잡념에 잘 안 빠지게 되더군요. 하나에 집중을 하다보면 물론 잡념이야 계속 떠오르겠지만 빠지지는 않게 되어 걱정을 사서 하지 않게 되어 스트레스가 줄어드는건 확실합니다. 또 호흡에 집중해 깊게 하게 되면 평소에 가슴으로만 호흡을 해서 혈액이 미치지 못하던 미세 혈관까지 혈액이 충분히 공급이 되어 딱딱하게 굳어 있던 장기들이나 뇌등 신체의 부분들이 산소를 공급 받아 점점 건강해지는 효과를 볼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점들이 많아서요.^^

경험 나누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숨이 들고나는 건
아주 단순하니까
더 소중하다는 걸 점점 많이 느끼게 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39
TRX 0.12
JST 0.040
BTC 70463.21
ETH 3549.83
USDT 1.00
SBD 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