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werq, think] 없는 살림을 내어놓기 - 스팀시티 지원에 부쳐

in #kr6 years ago (edited)


최근 스팀시티 @stimcity 의 프로젝트들이 서서히 런칭하는 모양새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일전에 큐레이션의 전문화라는 글에서, 느슨한 연대도 연대로서의 전문성이 유지될 필요가 있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또한 예전에 활동의 가격을 다룬 글에서, 결국 현실세계에서의 가격의 감각이 우리가 생산하는 컨텐츠의 가격의 감각을 견인할 것이라는 주제를 다룬 적도 있다.

애초에 스팀이나 스팀달러가 현실세계와 연결되지 않는, 정말로 동떨어진 가상의 도토리(싸이월드를 생각해보자)에 불과하였다면, 그리 걱정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현실 세계의 노고와 자원의 교환 가능성이 없는 플랫폼이라면, 그 것은 정말로 순수한 흥미로 지속될 일이다. 하지만 투자와 노동의 관점, 사람의 생을 바꾸어놓을만한 동인을 제공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모든 것들은 세심하게 고려되어야 하고 가장 희망적인 것부터 가장 절망적인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방부와 같은 기관들이 시나라오 작가들에게 "테러와 관련된 가장 가능성 있고 절망적인 시나리오 여러편을 작성"하는 것을 주문하기도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모든 가능성을 대비함에 닿아있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현실은 상상보다 더 극적이 되기도 한다.)

나는 사실 스팀잇에서 일어나는 활동들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스팀잇은 "생각의 가치"를 내걸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저번에 말했듯이 활동의 가격을 제시하는 듯 보인다. 이는 구호와 실제 벌어지는 일 간에 괴리를 나타낼수도, 가능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룰은 언제나 중립적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국 룰은 사람의 활동과 결부되어 있기에,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 좋고 나쁨은 이해관계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아닌 자들 간에 논의나 합의, 협상, 혹은 파워 게임을 통해 결정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맛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우리는 새로운 케이스의 과정과 결과를 통해 교훈을 도출한다. 방향은 사실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 혹은 그 다음에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나는 "꿈과 희망의" 스팀시티라고 표현하지는 못하겠다. 단지, 오프라인의 세계의 일부를 - 삶을 견인할 가능성을 제시하는 플랫폼 정도로 말해두기로 한다. 가능성은 언제나 우리의 기대를 배신할 또다른 가능성이 있고, 가능성 너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말 장난 같지만 그렇다.) 따라서 나는 (좌절과 절망과 같은 부정적인 미래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언제나 대비할 준비가 되어야한다고 본다. 모든 제도와 법령은 최소한 절망까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희망을 약속하기는 사실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목도하라 이 희망의 가능성을"과 같은 이데올로기적인 구호와 더불어, "대비하라 절망의 가능성을"과 같은 딴지적 시각의 존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이런 부분에 있어선, 있는 그대로의 건조한 서술을 보기를 원하는 편이다.)

이제, 이 글의 제목이 왜 "없는 살림을 내어놓기"가 되었는지 이야기할 시점이다. 일전의 소개에서 나는 스팀잇과 현실 세계의 생활을 다소 분리해놓기를 원하며, 서로 영향을 받기를 그다지 원하지 않는다고 적은 적이 있다. 이 곳 공간은 이른바 우주의 "먼지"가 숨쉬는 공간이기 때문에, 기여할 것도 사실 보잘 것이 없다. 그러니 보잘 것이 없는 가운데, 보잘 것이 없는 것의 대부분을 내놓으려면 약간의 결단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비단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같은 양을 내어놓기 위해 어떤 사람은 조금 더 과감한 결단을, 또 어떤 사람은 살짝 가벼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러한 다른 방향의 마음의 결을 따지고자 함이 아니다. 모든 마음은 각기 의미가 있다. 단지, 자신의 마음을 오롯이 내어놓는 것 - 행위로써 증명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잘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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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 관련 내용 얘기네요.궁금하네요

스팀시티 관련 내용을 찾아보시면 아무래도 이해가 쉬우실듯합니다.

스팀시티 가입을 결정하셨군요. 전에 쓰신 "활동의 가격" 을 다시 보면서 생각에 잠겨 봅니다.

네. 그렇습니다. 성공이든 실패든, 가능성에 대하여 실제로 시험하는 것에 대한 후원의 의미입니다.

오~~ 이 글은 리스팀 폭탄을 드리고 싶군요!!!

폭탄 잘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음...이거 무슨 얘긴지 아직 잘 살펴보진 않았는데, 덕분에 한번 알아보게 되겠네요. ㅎㅎㅎ

사실 뭔가 복잡하긴한데, 제 개인적인 느낌은 큐레이션의 오프라인 버전 중 하나 입니다.

스팀시티에 투자하는건...
Proof of Belief. 믿음증명 같은 생각이 들어요.

행위는 생각이나 구호보다 강력하다고 믿습니다. 여러가지의 증명들이 상호교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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