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피사체

in #kr6 years ago

2_IMGP3188.JPG

고양이를 찍기 시작한 이후로
찍는 피사체의 종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무생물, 정물, 풍경을 위주로 찍어왔기 때문에 상당히 생소한 느낌이다.

같은 자리에서 찍어도 표정이 달라지고 자세도 달라지고... 그렇기 때문에 같은 피사체를 몇 달씩, 몇 년씩 찍을 수 있는 것 같다. 자식이 성장하는 걸 바라보며 평생을 찍는 사진사가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이런게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하지만, 나는 인물 사진을 잘 안찍는다. 인물 사진은 많이 찍어보지도 못했고, 잘 찍지도 못한다. 고양이, 개미나 별, 달은 내가 사진을 잘 못찍어도 나에게 항의하지 않으니, 아주 편한 마음으로 찍을 수 있는데, 인물은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우연히 모델이 된 사람이 아주 만족하는 사진을 찍어준 적이 있다. 그걸로 끝나면 좋겠지만, 한번 그렇게 되면 다음 만남에서도 그에 준하는, 또는 그 이상을 바라게 되더라.
'이번에는 전보다 더 예쁘게, 멋지게 나오겠지'
라는 기대감을 갖더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사진을 본 사람이 많아지면,
'왜 쟤는 잘 찍어주면서 나는 저렇게 안찍어주지?'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까지 나오게 마련이다.

나는 잘 찍을 자신도 없고, 그런 부담감에도 익숙하지 못하다.
아직까지 애정을 갖는 피사체는 고양이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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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진을 찍으면 그런 난처한 점도 있군요.
저는 곤충 찍을때가 제일 편하더랍니다. ㅎㅎ

곤충 접사는 표정은 없지만 더럽게 힘든 사진이죠 ㅋㅋㅋㅋㅋ
제대로 해보려면 돈도 많이 들고...ㅠㅠ

즐거운 스팀잇 생활하시나요?
무더위야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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