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MM의 과학 쥬얼리디자인#1

in #old6 years ago (edited)

제목을 정하고보니
과연 쥬얼리 디자인을 설명하기에 적당한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내가 이 짧은 글을 통해 정리하고 싶은 의도에는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하기에 이 제목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제목이 다소 건조한 느낌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예술에 속하는 디자인에 대해 계량적 수치를 들이댄다는 점에서 그렇고
그 수치가 0.5MM라는 세밀한 수치를 겨냥하고 있어서 그렇다.
물론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쥬얼리에 사용되는 보석들 중에서 여성을 상징하는 '진주'
진주의 거래 단위가 0.5MM에서 나눠지기 때문이다.
진주는 대개 그레인(grain)이라는 중량단위를 사용하지만
시장에서는 직경을 단위로 거래된다.
즉,
6~6.4mm는(6에서 6반), 6.5~7mm는(6반7) 이라고 부른다.
엄밀히 말하는 경계는 0.01mm가 되겠지만
6과 6.5의 가격대가 달라지는 것으로 보고
0.5mm에서 그 의미를 찾았다.

본격적으로 정리하기 전에 쥬얼리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본다.
위에 있는 그림이 나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그림은 오래전 어떤 인간이 동굴의 벽에 그린 그림이다.
우리는 이것을 예술의 시초라고 부를수 있다.
물론 동물을 표현하는 어떤 기준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가 이 그림을

판매하기 위해 그린것은 아니다.


이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해졌다.

인간의 상상력에 의한 창작품이면서,
단지 감정이나 사상의 표현을 넘어선
'돈을위한 창작'이 바로 쥬얼리디자인이다.

J.디자이너는 자신이
상품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상품은 외형과 가격을 갖는다.
그것은 유형과 무형의 이질적인 성격이지만
가장 자연스럽게 관찰자에게 심판의 칼을 제시한다.
특정 쥬얼리를 마주한 소비자는
그 시대가 허락한 잘 다듬어진 감성에 의해
지갑을 열고 기꺼이 지불을 한다.

J.디자이너의 임무는,
자신의 감성이 아닌
소비자의 감성에 동조할 '조립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는 둘로 나뉘어진다.

즉각적이고 단지 감각적인 외형에 지배되는 사람과
관조적이며 가치부여에 익숙한 사람으로

대학을 갓 졸업한
혹은
쥬얼리를 이제 막 만들어내기 시작한 그들이 접할 가장 큰 시련은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적어도 자신이 아닌 타인을 만족시키는 것에 성공해야 하는것이
스스로 해야 할 임무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그리고
타인들,
즉 회사의 책임자와 동료들
거기에 덧붙여서
현금을 지불할 소비자를 만족시킬 방법을 찾는 작업
그 노력에 걸맞는 창작품을 만들어내는 것까지

시간순서대로 나열한거 같지만
사실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이 과정이
J.디자이너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변화무쌍해 보이는 소비자의 취향에 걸맞게
만들어진 상반되는 디자인을 살펴보자.

ear.jpg

여기에 귀걸이 한 쌍이 있다.
의도적으로 대비시켜 준비한 두 개의 제품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게 되는가?
혹시 한번이라도 귀걸이를 구입해본 적이 있다면
이와같은 대비되는 제품을 놓고 비교하는 순간을 경험해본적이 있는가?
아니
이 두개의 제품이 어떤 다른 차이점을 갖고 있는지 느낌이 오는가?
어떤 것을 더 선호하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두 개의 제품을 대비시키고 있는가?

당신이 디자이너라면 혹은
쥬얼리시장이나 그와 비슷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에 더해 당신만의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당신이 이 제품중 하나를 구입할 소비자라면
어떤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까?

이 두개의 제품은
약간 떨어진 곳에서
관심을 갖고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완전히 동일하다.

그러나
이것들 중 한개를 구입하기 위해 가격표를 들여다본다면
그 차이에 의해 충격을 받을수도 있다.
굳이 밝히지 않아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어느것이 더 고가의 제품인지.

그렇다면 여기서 J.디자이너의 의도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야말로 그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낸 것이라면
어떤 디자인이 먼저 제시되었을까?

디자인이 진화(?)된다는 이상한 논리에 입각해서 본다면
둘중 하나가 원시인에 해당한다는 것은 이상한것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원시인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가치가 부여되는 방식이 달랐을 뿐이다.

이제 당신이 디자이너라면 스스로의 논리에 맞춰서
나의 물음에 답할 차례다.

별것도 아닌
너무나 간단한 질문에 대해
냉정하게 정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J.D[디자이너]는 좀더 돈과 가까워진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리된 감성을 표현해낼 능력이 있어야 겠지만.

이 글에서는 단지 생각거리만을 제시한다.

단지 디자이너를 훈련시킨 경험만을 가진
소위 문학의 비평가에 불과한 사람으로서
창작의 고통을 감수하는 사람에게 선의를 가지고 할 수 있는일은
문제제기와 시간을 주는것 외에는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me1.jpg

위에 준비한 그림까지 포함해서
몇가지 내용을 생각해보기 바란다.[2번은 귀걸이의 1번과 같은 느낌이다]

  1. J.D의 고객은 누구인가?
  2. J.D의 고객은 지불능력이 있는가?
  3. 그들의 한계는 무엇인가?
  4. 이 상품들은 각자 어떤 공간에 진열될까?
  5. 이 상품들의 가격은 각자 어느정도까지 용인될까?
  6. 이 상품들은 오직 이런 조건을 가져야 하는가?
  7. J.D에게 이 상품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8. J.D는 어디서 만족할 것인가?

질문은 더욱 다양한 형태로 주어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모두 글을 읽는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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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주제가 어려웠나요? 댓글이 하나도 없다니...
질문을 하고 생각을 하고 답을 찾아나가는 그 과정이 중요할 듯 합니다.
답은 결국 정해져 있지만 꼭 정해진 길로만 가야하는 것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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