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여행 그리고 삶1

in #old6 years ago (edited)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네사람이
힘들게 시간을 만들어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름휴가를 사용할 수 없었던 딸과 함께할 시간을
만들었던 것이지요.
아이들이 어려서는 또 이런저런 사정으로
커서는 또 다른 사정들로 인해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거 같습니다.

그러니 핑계는 뒤로 미루고
어떻게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사실 힘들게 시간을 맞추고 계획을 했는데
하필이면 태풍이 약속이나 한듯이 다가왔지요.
불안감과 아쉬움이 점점 커졌지만
출발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행을 가서도 외식은 하지 않기로 했으니
반찬과 먹을것은 준비하고 트렁크를 가득채워서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는 아침6시에 출발을 했네요.
수시로 태풍의 진로에 대한 뉴스를 들으며
태풍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 조금 묘한 느낌을 주더군요.

pp2.jpg

목적지는 전라남도 여수
남쪽이 가까워질수록 빗방울이 굵어지고
고속도로 주변의 산골짜기와 능선을 가득 덮고있는 구름이 보입니다.

"아! 힘들게 준비한 여행인데.. "

딸아이는 아쉬움을 수시로 표현합니다.

제 속마음은 이렇습니다.
"안전하기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네..."

남쪽으로 갈수록 도로에 자동차가 없습니다.
덕분에 다른차를 신경쓰며 운전할 필요는 없었네요.
여수에 도착하니 아직은 짙은 구름만 끼어있고
빗방울이 조금씩 늘어날 뿐입니다.

먼저 오동도를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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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엑스포공원일대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서
다가오는 태풍의 분위기를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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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작은 보트들은 육지로 올려놨습니다.

오동도에 도착해서 막 비탈길을 올라가려는 순간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몇걸음 올라가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다시 차를 타고 이번엔 향일암을 향합니다.
날씨의 변덕이 뭐라 표현하기 힘들정도입니다.
구름과 비가 몰려왔다가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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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가는길에 위치한 두문포.
작년에 낚시를 즐겼던 곳이지만 갈매기들도 이렇게 피신해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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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사진을 한장 찍고 서둘러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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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 올라가는 길에서 내려다본 전경
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물론 나름대로 운치있는것도 사실이니다.
태풍이 아니라면 이런 풍경을 볼 수 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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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을 방문할때마다 향일암에 들르기때문에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볼 기회가 있어 좋습니다.
관음전까지 올라가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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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의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관음전 앞에 못보던 풍경이 펼쳐집니다.
소원을 적은 금박종이들이 잔뜩 걸려있습니다.
각자에게 소중한 바람들이 적혀있는 종이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습니다.

건강, 행복
소원성취
ㅇㅇ와 결혼하게 해달라는 소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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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많이 갖게 해주세요!"

너무나 솔직한 이런 소원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다양한 소원을 갖고 있는거 같습니다.

조용히 경내를 산책하고는
마치 집으로 돌아가는 것 처럼 숙소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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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바로 앞에 자리잡은 숙소
지금은 물이 빠져 바닥이 드러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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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펼쳐진 풍경은
곧 태풍이 엄습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숙소에들러 잠깐 휴식을 취한 후에
돌산대교에 불이 켜지는 시간을 맞춰 여수 야경을 보여주려고
낭만포차 거리를 찾았습니다.

h11.jpg

그러나 태풍때문인지 포차거리는 이틀째 휴업을 하고 있고
분위기가 조금 썰렁합니다.
생일날부터 회를 사주겠다는 아들의 응원덕분에
시장에 있는 횟집을 찾아서 큰것으로 한마리 회를 떳습니다.
그리곤 낭만거리에서 사진을 찍자고 걸어나갔는데
채 5분이 지나지 않아서 바람이 강해지면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부랴부라 자동차를 타고 숙소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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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한켠에 준비된 공간
우리 가족에게 딱 맞는 그런 곳입니다.

pp7.jpg

준비해온 회를 개봉합니다.
익숙한 이름의 물고기지만
살색은 전혀 생소한 모습입니다.

저의 이전의 상식으로는
아마도 이 물고기의 이름을 맞추지 못했을겁니다.
어떤 물고기일까요? 막연하네요^^

네명 모두 맛에 만족했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그리고 그날밤에 귓전을 울리던 그 바람소리와
긴장감은 평생 기억에 남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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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바닷가 앞이라 태풍시엔 좀 걱정도 됐을 것 같네요.
생신이였나 봐요~^^ 지났지만 좋은 추억이 담긴 생신이시길...
(지난번 생일 케익은? 잘못 이해한 건가요? ㅎㅎㅎ)

양력과 음력의 변화무쌍한 힘으로
딸과 생일이 같아진 한해였습니다.
전에 케익을 잘랐었고
이번엔 여행을 떠났습니다.
아들이 생일날 회를 사주겠다고 했었는데
바다로 여행을 갈테니
여행지에서 사달라고 했지요^^

아~ 이해가 되었네요.^^
회의 양도 엄청나게 많아 보이는데... (저흰 한줄이면 될 듯^^)
푸짐하고 화목한 시간이셨겠어요.
보기 좋아요~~^^

네..
사이좋게 지내는 가족이
여행지에서도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하세요.

어리면 어린대로, 장성하면 또 ~~ 가족여행이 쉽지 않죠!!
태풍을 뚫고 간 가족여행도 기억에 남을듯 하네요! ㅎㅎ

즐거운일도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려면
노력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즐거운 가족여행되셨겠네요 ㅎㅎ
가족여행가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내년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가보고 싶어집니다
neojew님 즐거운 하루되세요^^

계획 잘 세우셔서
좋은시간 가지시길 빕니다.^^

저도 오늘 여수 여행을 와서.. 괜히 반가운 마음이네요~ ㅎㅎ

반갑습니다.

좋은 기억 남기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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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창문으로 바라보는 비바람도 분위기 있죠.ㅎㅎ
창문을 두들기는 굵은 빗소리를 좋아하거든요.

여수 여행사진 멋지네요

여행이란게 사람이 많아질수록 배로 힘들어진다고하죠.

태풍 속으로 차를 타고 들어가신 격이네요.
여수 앞바다가 바로 앞에 있는 숙소에서 태풍의 직격탄을 맞으셨을테니, 밤새 바람소리에 퍼붓는 비....
대단한 경험을 하고 오셨을 거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포스팅하신 걸 보면 무사귀환하신 거 맞죠?

네. 일요일에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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