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여행1일차

in #old5 years ago (edited)

일상을 벗어나 그랜드캐년으로 향합니다.
이동을 담당할 차량은 그랜드체로키
사랑하는 '애인 ㅇㅇ씨'의 조카소유입니다.
제 딸아이와 동갑인데 장교복무를 마치고
취업이 결정된 상태로 출근날짜(?)가 되지않아
여행을 시켜주겠다고 자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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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캐리어한개와
먹거리가 들어있는 보따리들
옷가방등 트렁크를 가득채우고 출발했습니다.
아침7시에 집을 나서니 고속도로는 아직 한가하더군요.
도심을 벗어나니 사방이 구경거리 입니다.
LA에서 그랜드캐년까지는
시속100~120km정도의 속도로 약8시간이 걸립니다.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편도거리입니다.
'큰나라 혹은 대륙' 이라는 것이 이런 의미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하이웨이라고 불리는 도로를 따라 가는도중에
우리나라와 같은 휴계소는 없습니다.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곳을 들르기 위해서는
도로를 벗어나야 합니다.
통행료가 없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이렇게 먼 길
그것도 도로상태가 한국보다 좋은데도 불구하고 통행료가 없다니..
반대로 한국은 국민들 주머니를 털기위해
통행료를 그렇게 받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3시간정도 운전한 후에 도로변에 있는 휴식장소에 들렀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쉼터' 해당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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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쉼터이고 금요일이라 그런지 차량이 거의 없습니다.
화장실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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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처음 도착했을때부터 화장실의 특성이 눈에 띕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있을건 다있고 깨끗하다.
외진곳에 있는 화장실치곤 관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화장실을 보면 그곳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하지요.
관리하는 사람이나 사용하는 사람이나
모두 노력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도로를 빠져나가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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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먹거리를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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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기차가 달려갑니다.
아이들 노래중에 '긴것은 기차'라는 구절이 있지요.
미국의 기차는 정말 길다는걸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기관차의 갯수에 따라 길이가 다른데
가장 긴것은 기관차가 6개였고
끝까지 보는데 실패했습니다.
일단 100개가 넘는것은 확실합니다.

캐년에 가까이 가면서 귀가 멍해집니다.
덩달아 과자들도 수난을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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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자처럼 질소를 많이 넣어서 부풀린게 아닙니다.
잘 아시죠?
노브랜드 과자나 미국과자들은
한국의 대표메이커들의 과자처럼 질소를 과다충전하지 않는다는 것을요.
처음에는 쭈글쭈글했는데
압력이 약해지니 봉투가 부풀어서 곧 터질것처럼
빵빵해 진것입니다.

여행사를 이용하면
바스토우를 지나 라플린이라는 곳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출발해서 그랜드 캐년에 도착합니다.
그리곤 겉핧기 식으로 캐년의 주차장근처를 둘러보고는
다시 라스베가스나 다른 목적지를 향해 떠나지요.
그게 '그랜드캐년을 다녀온'기록으로 남는 것입니다.

그랜드캐년하면
'Mather Point[마더포인트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여행사의 문제점..
사실은 여행자들의 성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쁘다 좋다를 떠나서
깃발꽂기식 관광의 특징이 강하기 때문에
여행사들도 그런 상품을 만들어 내는거 같습니다.
돈을 더 들이더라도 숙소나 코스를 다양화하면 좋을텐데
그게 또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겠지요.

고속으로 8시간을 운전한다는 것은 꽤 피곤한 일입니다.
한국에서는 길이 막히는 명절때나
그것도 저기 전라도 땅끝정도를 가야 그정도 시간이 걸리고
속도는 시속50km정도 이겠지요.
이른아침에 출발해서 하루종일 운전을 합니다.
그리고 공원을 약10분정도 남겨놓은 거리에 있는
Tusayan단지에 예약해 놓은 숙박지에 짐을 내려놓고
따뜻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전망대를 가기전에 입장료를 내는 요금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사람 모습이 보이질 않습니다.
입장료를 내지않고 통과를 하다니
이게 전부 트럼프님의 덕분입니다.
'셧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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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덮여서 미끄러운데도
방문객들이 가득합니다.

'애인ㅇㅇ씨'가 생전에 다시한번 가보고 싶었다는 장소입니다.
13년전 당시엔 짙은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구경을 포기하고 차량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많았지요.
저희도 포기하고 돌아가려다가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했는데
거짓말처럼 안개가 사라지면서
거대한 장관이 눈앞에 갑자기 펼쳐지는 광경을 경험했지요.
내가 그 속으로 빨려들어갈것만 같아 소름이 돋을 정도였으니
뇌리에 남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다시 방문한 이 포인트
머릿속에 남아있던 그대로의 장관입니다.
다만 안개속에 가려져 있다가 스르륵하고 나타나던
그 짜릿한 경험은 아니었지만요.
역시 불확실성은
더욱 자극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거 같습니다.

시간구애받지 않고,
'Mather Point'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가까운 포인트로 걸어가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랜드캐년을 산책하는 것
적어도 저에게 필요한것은 그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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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기온은 높지만 겨울이니 해가 짧습니다.
오후 5시가 되면 어느새 노을이 지고
주변이 깜깜해 집니다.
불빛이 없기 때문이지요.
내일이 있기에
아쉬움없이 돌아서서 숙소를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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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Red Feather Inn'
뭔가 네이티브어메리칸의 느낌이 있는
이름입니다.

미드에 자주 등장하는 스타일의 숙소에 묶어보기를 기대했는데
뜻하지 않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퀸사이즈 침대 두개가 있는 방을 예약했는데
조카에게 맡겨놨더니 약간의 차질이 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전자레인지와 냉장고가 있었는데
막상 들어가니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때문에 잔뜩 가져간 즉석요리들을 만들수가 없습니다.
캐년에서 컵라면을 한번 먹어봐야 하는데..
머리를 굴려봅니다.
커피추출기를 이용해봅니다.
커피를 넣지 않고 물만 끓여서
컵라면에 부어주니 먹을만 합니다.

하루종일 운전을 하고온 조카는
감기에 걸린것인지 소화가 안되는 것인지
밥도 안먹고 누워서 잠을 청합니다.
한국말을 할 수있는데도
자신이 아픈 증상에 대해 설명을 못합니다.
의사소통이 중요한 가장 근본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으니 답답합니다.

걱정이 되도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것이
마치 세상돌아가는 이치 같습니다.
결국 옳고 그른것은 나중일이고
상대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거 같습니다.

첫날밤은 이렇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스텔라병맥주를 두병 비우고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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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여행길이네요.
뭔가 스케일이 다른 느낌입니다.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미국, 중국같은 덩치큰 나라의 대자연을
진하게 바라보는 경험을
가지는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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