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우리는 잘하고 있나 ?

in #oldstone5 years ago

우리는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본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의 탄핵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마침 신문사에서 논설위원을 하고 있는 후배를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박근혜의 탄핵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박근혜가 탄핵된 것은 최순실의 국정농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최순실이라는 사람에게 국정과 관련한 자문을 받는 것이 탄핵될 정도로 나쁜 일이었을까? 내가 대통령이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일들을 물어볼 것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내 개인의 생각만으로 하기에는 너무 큰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청와대 참모진들도 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한계가 있다. 하나하나 이성적으로 따져서 보면 그게 대통령을 탄핵시킬 정도였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내주변의 노인들은 박근혜가 돈을 먹었냐 ? 도둑질을 했냐 ? 하면서 따지곤 한다. 물론 최순실이 어떤 회사하나 만들어서 돈을 먹었다고 하지만, 솔직히 이제까지 역대 정권들 중에서 그정도도 안하고 지나간 경우가 얼마나 있었을까 ? 최순실사건으로 밝혀져서 그렇지 아마도 역대정권 중에서 박근혜 정부의 독직은 그리 정도가 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분노했었을까 ?

우리가 분노했던 것은 단순한 국정농단 때문이 아니다. 사실 국정을 잘못 운용했으면 선거를 통해서 정치적으로 심판을 받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때까지 참지 못하고 광화문 네거리로 나섰다. 물론 필자도 광화문에 나갔다. 제가 박근혜 탄핵의 문제를 제시하고 나온다고 해서 이 사람이 수구꼴통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이제까지 제글을 읽어본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오히려 중도좌파에 속하는 사람이다. 박근혜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과연 우리가 그 당시 무엇에 분노했는가를 차분하게 생각해보고자 하는 생각 때문이다.

술잔을 기울이다가 난 당시 사건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당시 박근혜 정권은 산업시대의 논리로 통치를 하려 했고, 우리사회는 그런 산업시대 방식의 통치를 받아 들일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광화문에 나선 사람들은 최순실의 농단에 분노했지만 그 저변에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박근혜식 통치방식이 더 이상 우리사회에 필요하지 않다는 무의식이 깔려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말해서 박근혜의 통치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신속하게 바꾸어야 했다는 것이다.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를 이야기 하기 위한 것이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과연 지금의 정치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상황에 부합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 지금 우리는 시대정신에 맞는 정치를 하고 있는가 아닌가 ? 각자의 생각과 입장에 따라 다 다를 것이다. 저는 지금의 정부가 시대적 요구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집권세력들에게 바라는 것은 남북문제만이 아니다. 정치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먹고사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다. 지금의 정치와 정책이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가 ? 아마 내년이나 내후년 우리가 직면할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가 될 확률이 많을 것이다.

이러저리 둘러보아도 지금의 집권세력이 그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그래서 우울하게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세대는 그래도 이럭저럭 살았다. 그러나 우리 밑의 세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제 정치도 조금 젊은 사람들이 했으면 좋겠다. 과거의 이념과 문제의식만을 가지고 미래의 삶을 설계할 수는 없는 법이다.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이 와야 한다. 사람도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 우리 세대는 솔직하게 지금의 세대가 살아야 할 삶을 해결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물러서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왔다.

Sort:  

올드스톤님의 포스트를 읽으니
기성 정치인에게 연륜과 지혜를 기대하기보다
새로운 세대에 맞는 패러다임이 등장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역시 누군가의 물러남이 필요한 일인데요

젊은 세대가 정치에 들어가길 바라는 일인입니다. 좌.우.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구세대 정치인들은 너무 물들어 버린 부분이 많고 잘못에 대한 부분이 많이 희석되어 당연시 되는 부분이 심하지요.
깊은 생각을 하신 포스팅! 많은 생각을 주신 글입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좀더 다양한 시도/ 정책 반영 등을 위해서라면 젊은 피 수혈이 필요하다 생각 되네요 :)

좌우 나누기가 가치관에 의해서가 아니고 그냥 줄서기, 니편내편으로 변질된 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보수 진보 나누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변질되어서 결국 자기들끼리 해먹는 형국이 되었죠.

그래서 적폐를 쫓아내고 본인들이 더 견고한 적폐를 이루려한다고 봐요.

좌파가 좌파가 아니고 우파가 우파가 아닌느낌입니다.

이참에 확실하게 쭉쩡이는 걸러졌으면..

박근혜 사건은 뭔가 눈덩이 같은 느낌이었어요...
처음에 이화여대 사건을 시작으로... 우리나라는 교육에 대해서는 유교사상에서 온 교육열이... 높기 때문에, 그 부분을 시작으로 까보니깐, 어라? 어라? 어라? 어라? 하다보니 줄줄이 굴비 같은거였죠, 그러다 보니 화가 커져 탄핵까지 이어진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ㅎ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정치권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한데 그걸 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권력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 하는 점도 문제인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모두가 현명하게 투표를 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못한 지금의 상황에서는 쉽게 변할 수 없는 부분이라 더 답답하네요.

세대간의 분열, 계층 간의 분열...
산업화를 지나고 그렇게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자고 외치고 떠들고 했지만, 정작 주인들은 국개의원이고 돈 많은 건물주 들이니, 국민들이 더 나서야 하지요. 그냥 맡겨 두면 안됩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위선이라고 했지요.
나이 든 사람이 문제가 아니고, 젊은 사람이 대안이 아니라 깨어있는 지성들이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근혜는 그렇게 될 만 했습니다. 국민들을 지 변기보다 못하게 봤으니...

공감하고 갑니다~

Congratulations @oldstone!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received more than 30000 as payout for your posts. Your next target is to reach a total payout of 40000

Click her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Support SteemitBoard's project!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이래저래 잘사는 나라가 되었으면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3
JST 0.032
BTC 60385.11
ETH 2889.75
USDT 1.00
SBD 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