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감옥, 존재의 허공
소유의 감옥, 존재의 허공/
절의 주인은 기와를 얹은 절일까
가사를 걸친 스님일까
좌대 위에서 미소 짓는 부처일까
아니면, 그 모두를 품어 안은 저 산일까
사전의 낡은 문장들을 뒤적여본다
소유권을 쥔 사람, 단체를 이끄는 사람
그 건조한 글자들 속 어디에도
내가 평생 찾아 헤맨 주인은 없다
언제나 내 삶의 주인이고 싶었다
파도치는 바다 앞에 서서 내 바다라 외치고
푸른 산등성이를 걸으며 내 산이라 믿었다
종이 위에 붉은 도장 몇 개 찍어두고
그것이 참된 주인인 줄 알았던 날들
그러나 등기부의 활자가 마르기도 전에
바다는 파도로 내 손을 빠져나갔고
산은 바람으로 내 소유를 비웃었다
그것은 그저 거죽뿐인 이름표,
나는 단 한 순간도 주인이 아니었다
돌아보니 나는 내 인생의 주인조차 못 되었다
시간의 채찍에 쫓기고 세상의 눈치에 얽매여
가장 소중한 날들을 숨 가쁘게 바쳐온
삶이라는 영지의 노비였을 뿐
이제야 어렴풋이 알겠다
참된 주인은 내 것이라 우기지 않고
주인인 척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법
그저 빈손으로 세상을 온전히 품어 안는
이름 없는 그가, 진짜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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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느냐 살림을 당하느냐하는 문제를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짧은 생이지만 스스로 살아내기는 쉽지 않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