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달 농사꾼의 아침, 그리고 요즘 드는 생각들
어제 내린 단비 덕분에 아침 일찍 옥수수밭으로 향했다.
포기마다 요소비료를 조금씩 챙겨주는데, 밭 한쪽 끝에서 텃밭을 일구시는 이웃분이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작게 가지면 편해요.”
나보다 연배가 높으신 그분은 늘 내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분이다.
그분의 밭은 마당을 쓸어놓은 듯 풀 한 포기 없이 정갈하고, 곡식들이 무성하게 잘 자라있다.
운동 삼아 하신다지만 보통 정성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 완벽한 밭에 비하면 나의 농사는 그야말로 '건달 농사'다.
지난해 처음 옥수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에서 "저게 되겠냐"며 걱정 섞인 흉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수확철이 되자 걱정하던 이들이 경탄과 칭찬을 쏟아낼 만큼 대성공을 거두었다.
덕분에 지금은 주변에서 "자연 농법이냐"며 비결을 물어오기도 한다.
나는 스스로 게으름뱅이 농사꾼이라 부르지만, 팔기 위한 농사가 아니기에 가능한 여유다.
만약 수지가 맞아야 하는 전업농이었다면 애초에 기술적 재배와 규모의 경제를 따졌을 것이다.
판매 목적이었다면 이 고생이 허무했을지도 모른다.
두세 시간 거름을 주고 나니 몸이 피곤해서일까, 아니면 요즘 사는 게 재미가 없어서일까.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조차 귀찮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부쩍 마음에 힘이 빠지는 건 주저앉은 스팀(Steem) 주가 탓도 있을 것이다.
지금이 기회인 것 같으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서울 아파트는 난리라는데 시골 부동산은 울상이고, 경기는 갈수록 나빠진다.
잘나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역에 늘어가는 빈 가게들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복잡한 마음은 여기서 줄여야겠다.
오늘 하루는 그저 옥수수가 잘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만 남겨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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