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쑥떡이 최고다.

in #steem14 days ago

어제 오후에 밭에 나가 김을 매려니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
평소에 자기가 좀 신경 써서 하면 될걸 주말이면 끌고 나오려는 심사가 괘씸해서 따라나서기는 했어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해서, 난 내일 손주들 오면 쑥 떡 해줘야 하니 쑥 뜯어야 하니 그리 알라요 하고는 밭둑에서 쑥을 뜯었다.

언제 이리 자랐지 싶게 자라서 윗순만 떼어내듯 쑥을 뜯어서 가져왔다.
그리고는 쌀을 담가놓고 쑥을 데쳐서 꾹 짜 놓았다.
그걸 아침에 방앗간에 가서 빻아왔다.

반죽까지 해 달라니 한말 이상이어야지 적은 것은 제대로 안되어서 안 한단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 아이들 오기 전에 반죽을 해서 쪄 놓아야지 하고는 쓱떡 놀이에 들어갔다.

온 집안에 쑥향이 가득하니 좋다.
손주들이 오면 꿀 발라서 먹이면 아주 잘 먹는다.
큰 놈은 할머니 숙떡이 아니라 할머니 꿀떡이라고 하며 잘도 먹는다.
그러면 다른 아이들도 서로 더 먹겠다며 잘 먹는다.

분위기 좋은 카페보다 더 좋은 분위기는 이런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취해서 지내면 한 주일도 걱정 없이 잘 보낸다.
내 사랑은 웬수가 아니라 손주들이 된 지 모래이다.
이 맛에 세상 사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누구 말처럼 내가 잘 살고 있는 게 맞는 거 같다.
내 삶이 쑥떡 같은 삶이지 싶은 생각이 드는데 나쁘지는 않다.
잘살고 있는 것 같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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