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갈칫국 맛이 변하니

in #tasteem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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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는 게 업이었던 '저널리스트'였으나, 그래도 비판하는 게 늘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가장 마음 편하게 비판했던 대상은 서슬 퍼런 시절에 이명박, 박근혜였던 것 같아요. 그들을 비판하는 데에는 거리낌이 없었고, 사실 너무 비판할거리가 많았죠. 그런데 압도적 강자, 권력자가 아닌 사람을 비판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비판할 만한 사안이 있어 기사를 써도 마음에 걸리는 게 사실입니다.

테이스팀에 맛집 리뷰를 남기면서, 저는 그동안 꽤 씨니컬했던 편이라고 생각해요. 좋다, 맛있다, 정말 추천하고, 나도 또 올거란 평가는 정말 아껴서 했습니다. 거의 쓰지 않았단 얘기죠.

그럼에도 이 집 별로다, 맛이 변했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습니다. 어디 그런 집이 없었겠습니까. 그래도 웬만하면 쓰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는 자영업일지 모르니..

그치만 이번엔 첫 비판적인 테이스팀 포스팅입니다. 이 가게는 저에게 '갈칫국'을 알려준 곳이지만, 맛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관광 명소가 되어서 기업형 식당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저같은 쪼렙 하나가 비판한다고 해서 영업에 타격을 받을 그런 식당은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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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시가지에 있는 '네거리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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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는 매우 성미가 급해서 잡히고나서 머지 않아 죽습니다. 회나 국으로 먹으려면 정말 신선해야 하죠. 그래서 제주가 아니면 갈치회나 갈칫국을 먹기가 어렵습니다. 네거리식당에 수년 전에 갔을 땐, 날씨가 안 좋아 요 며칠 배가 못 나가서 갈칫국을 할 수가 없단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 말에 더 신뢰가 갔었죠.

처음 이 집에서 갈칫국을 먹었을 때를 기억합니다. 그땐 은은한 갈치향을 느낄 수 있었고, 국물이 그리 짜지 않았습니다. 얼갈이 배추와 호박만 적절히 들어가, 신선한 식재료 그대로를 잘 살린 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맛본 갈칫국은 일단 너무 짜고, 텁텁한 느낌의 국물 맛이 났습니다. 특유의 은은한 갈치향도 나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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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구이와 고등어구이는 여전히 괜찮았습니다. 덕분에 아이들도 밥을 한 그릇 뚝딱 먹었습니다.

우린 만족스럽지 않게 먹었지만, 식사시간을 피해 갔는데도 이 집의 인기는 여전했습니다.

잘 나갈 때일수록 초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구나란 것을 갈칫국을 먹으면서 실감한 날이었습니다.


맛집정보

네거리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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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귀동 서문로29번길 20


어떻게 갈칫국 맛이 변하니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


테이스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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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ongjoongyoon님~ 멋진 포스팅 꼬마워요~ <3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 콘테스트에서 돋보이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계시네요! 감사를 전하며 보팅을 두고 가요. 이번 콘테스트 우승을 바라며, 행운을 빌어요!

사실 갈칫국을 한번도 안먹어봐서 어떤 맛인지 정말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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