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강릉의 질감과 소리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집 밖으로 멀리 나가고 싶었는데 마침 엄마도 바다를 보고 싶다고 했다. 단촐하게 가방을 싸서 엄마와 함게 강릉으로 향했다. 숙소는 호돌박 @hodolbak 님이 추천해준 임해자연휴양림을 예약했다. 나는 꼭 가보고 싶은곳 정도만 생각해두는 다소 즉흥적인 여행을 즐긴다. 언제나 그렇듯 적어놓은곳도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즉흥적으로 만나게 된 풍경들과 경험들이 즐거웠다. 강릉의 자연이 빚어내는 리듬속에 고민도 스트레스도 씻겨보냈다.

IMG_1042.jpeg

이틀째 들린 강문해변 풍경


IMG_1012-2.png

임해자연휴양림
늦은 시간 도착해서 사진에 표현이 잘 안되었다.
단풍과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멋진 휴양림 풍경!
@hodolbak 님 추천 감사합니다 :-)




작은 항구, 안인항


​예상보다 강릉에 도착시간이 늦어졌다. 묵호항에 가려니 시간이 너무 늦어질 것 같아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안인항으로 향했다. 민박집도 몇 채 되지 않는 어촌이라 엄마는 다소 실망한듯했지만, 해질녘 어촌풍경은 사람들의 삶의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활어 판매를 하는 항구가 아니라 묵호항과 같은 활기참은 없었지만 작업장에서 그물을 터는 어촌사람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 작업장의 어장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쥐치도 샀다.

IMG_1015.jpeg

작은 항구, 안인항

IMG_1025.jpeg

IMG_1026.jpeg

IMG_1034.jpeg

항구의 작업장


어항이 가장 깨끗한 횟집에 들어가 가자미 세꼬시를 주문했다. 바다를 보려고 2층으로 올라갔는데 계단이 꽤 가팔랐다. 바다를 보며 회를 먹으려고 식당에 있던 몽골언니를 귀찮게한게 못내 미안했다. 무슨 사연으로 이 어촌마을까지 오게됐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귀찮게 해서 미안해요."라고 말했더니 이를 활짝 내보이는 웃음을 지어주었다.


IMG_1045.jpeg

IMG_1048.jpeg

IMG_1050.jpeg

지금 이맘때즈음에는 가자미 세꼬시가 제철인가보다.
작은 가자미를 잘게다진 세꼬시회를 해지는 바다를 보며 먹었다.


IMG_1053.jpeg

횟집 2층에서 바라본 풍경

서울과 시골의 시차는 4시간정도 인듯하다. 작은 어촌마을은 오후 6시쯤 다들 귀가하고 사람도 없이 적막함이 흘렀다. 서울에서 오후 6시면 퇴근한 사람들이 지하철역으로 쏟아져 나올 시간인데...서울의 밤이 너무 긴 것이겠지. 나름 귀촌에 꿈이 있지만, 시골의 시차에 맞춰 살 자신이 없다. (잠이 너무너무 많은 나는 평소대로 일어나면 아마 굶어죽을것 같다ㅋㅋㅋ) 시골에서 도시의 일을 할 수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강릉의 빛과 질감

​같은 바다라도 풍경의 느낌은 각기 다르다. 강릉의 바다는 파란색을 더 풀어놓은 맑은 색이었고 제주에 비하면 바위결이 곱다. 각기 다른 바다에서 소리를 녹음해보면 다 다를까 궁금해졌다. 다음에도 바다에 들리게 되면 소리를 꼭 담아와야겠다.

IMG_1079.jpeg

IMG_1080.jpeg

IMG_1087.jpeg

IMG_1041.jpeg

IMG_1040.jpeg

강문해변 풍경




개취존중의 시간

엄마는 몇해전부터 여행을 가면 꼭 그 동네의 성당을 들리곤 했다. 엄마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지만 나는 천주교신자도 아니고 종교에 딱히 흥미가 없다. 그래서 보통 엄마랑 여행을 가면 조식을 함께 먹고 엄마는 성당에 가서 1~2시간 미사를 하고, 나는 주변 동네를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가족이지만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이 시간이 참 좋다. 그리고 동네마다 다르게 생긴 성당의 건축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나름 있다. 지방에 있는 개성있는 성당을 보면 사진을 꼭 찍어두게 된다. 이번에 강릉에서 들렸던 초당성당도 개성이 뚜렷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강릉 초당성당
여행중에 핸드폰 이미지가 날라가서 가톨릭 갤러리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photo.catholic.or.kr/album/view.asp?menu=4&Page=554&id=14357&af=12


강릉의 파도소리 담아왔습니다.
유튜브에 올리고 싶어서 영상 많이 찍었는데...여행도중에 아이폰이 갑자기 사망하여 영상이 다 날라갔어요 흑흑...남은 영상은 이것뿐..백업을 잘합시다!!

이지스팀잇 내일 배송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일로 배송이 좀 늦어졌네요 :-)




가을 강릉의 질감과 소리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image


Sponsored ( Powered by dclick )

dclick-imagead

Sort:  

성당이 뭔가 미니멀한게 들어가보고 싶게 생겼네요~^^

그쵸?ㅎ 가까이서 보니까 가우디 구엘공원처럼 깨진 타일을 조각조각 맞춰서 만들었더라구요.
정성이 많이 들어간 건물이었어요..!

초당가면 구경가야겠네요ㅎ

우와! 바다 마음껏 보고 오세요!

넵ㅋ 마음껏 보고 다시 현실복귀했습니다. 참 좋았는뎀!

ㅎㅎ 또 조만간 한번 더 가시면되죠!
겨울바다보러!!

안녕하세요 @tsguide입니다. 강릉의 질감과 소리가 어떤의미인가 했어요 한컷 한컷에 강릉을 그대로 담아주셨군요~! @kyunga님의 트립스팀 첫 글 등록을 환영합니다~ 앞으로도 마음정화 여행기 부탁드려요~^^

오토봇인지 알았는데ㅎㅎ 댓글 하나하나 달아주시는 거였군요.
감사합니다!

이동중 모바일로 타이핑하다보니 오타가 있었네요 ㅜ 저를 봇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snackplus 입니다. 스팀잇에서 @kyunga님 글 항상 잘 보고 있었습니다.^^ (트림스팀 써주셔서 깜짝놀랬습니다.) 쓰시다 불편한 기능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마침 여행기라서 처음 써봤습니다ㅎ
커버이미지가 스팀잇에서는 그냥 이미지로 뿌려지는군요?
네이버 블로그처럼 여정을 그래픽으로 표기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좋은서비스 응원하겠습니다~!!

사진들 느낌이 너무 좋네요
멋진 강릉의 풍경 감상 잘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풍경이 예뻐서 어딜 찍어도 예쁘더라구요!

강릉 정말 멋진곳이죠. 경아님덕분에 한번 더가야겠어요
보팅과 디클릭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바다는 언제가도 멋지더라구요!

제가 요새 10시쯤 잠들고 4~5시에 일어나요. 생각해보니 한국에 있었을 땐 아직 퇴근도 못했을 시간이더라고요 ㅋ

새벽 4~5시 말씀하시는거면 바닷가마을에서도 잘 살아가실 수 있겠네요!ㅋㅋ
저는 12시쯤 잠들어서...9~10시 일어나요.
9~10시면 시골은 오전일 다 끝내고 밥먹을 시간이래요ㅋㅋ

ㅋㅋ 저도 한국서 일할 땐 거의 2~4시에 자고 9시 반에 일어났어요. 쉬니까 사람이 변하더라고요.

저도 쉬고 있는데 잠이 안줄어요ㅋㅋ 이거 왜 이러는걸까요ㅋ 밀린거 잔다고 생각하기엔...평소에도 늘 짐을 많이 자서ㅋㅋ

아직은 잠이 필요하신거겠죠 :) 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하루 3시간씩 잘 때도 있고 반대로 9시간씩 자기도 하더라고요.

와. 성당 이쁩니다. 저같은 무신론자도 훌쩍 들어가서 미사를 드리고픈 건축이네요.

알고보니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더라구요ㅋ 지도만 보고 갔는데 건물이 너무 예뻐서 놀랬었어요.

아주 먼 과거(?)에 들렀던 안인항이 생각나네요. 낚시대 던지면서 재미있게 놀았던 곳인데 덕분에 추억을 되살려봅니다.^^

안인항을 들리신 적이 있군요? 해질녘에도 낚시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여기가 그 입질 포인트인가보군요?ㅎㅎ

하루 해가 지는
인적도 끊어진 바닷가
꿈속 같아요.
감사합니다.

해질녘 바닷가는 언제봐도 그림이에요ㅎ
좋은 하루 되세요 😊

Coin Marketplace

STEEM 0.32
TRX 0.11
JST 0.034
BTC 66384.36
ETH 3272.25
USDT 1.00
SBD 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