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8.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Kazakhstan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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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미스티 @mistytruth


몇 달 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불쑥 예약했었다.
고대하던 여행의 출발 당일, 공항에 도착하여 여행사 직원으로부터 전자 항공권을 비롯한 서류를 건네받고 체크인을 한 후에는 지하 1 층에서 된장찌개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자동출입국 통로를 통해 출국심사를 간단히 마치고, 오후 6시 10분 카자흐스탄의 알마티행 비행기는 이륙했고 드디어 3탄 여행이 시작되었고, 알마티에 도착하니 시차가 우리나라보다 3시간 늦어 27시간의 긴 하루를 보내고 알마티에서의 첫날밤은 HOTEL PLAZA에서 묵었다.

다음 날 아침, 카자흐스탄에서의 첫 일정은 황금 인간이 출토된 것을 기념하여 만든 국립 이식 역사 문화 박물관(Esik Kurgan Museum) 방문이었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동안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카자흐스탄 공화국은 1991년 2월 소비에트 연방 해체로 독립한 신생국가로 카자흐는 ‘자유인’, 스탄은 ‘땅/land’이라는 뜻이며, 세계 9번째로 넓은 나라로 우리나라에서 무비자로 여행이 가능하게 된 것은 4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다민족 공동체 국가인 이 나라는 예로부터 ‘황금인간’으로 대표되는 사카族의 문화와 문명이 발달했을 뿐만 아니라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교차로이자 다양한 민족의 역사를 품고 있는 나라이며,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에 의해 쫓겨 온 고려인의 후손 10만 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보다 조금은 시원할 줄 알았던 내 기대는 빗나갔고 버스에서 내리니 아침부터 뜨거운 태양빛이 인정사정없이 내리쬐었다.
박물관이라 하기엔 소박한 건물이 고분 유적지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박물관의 잔디밭에는 우리나라에서 세운 ‘실크로드 우호 협력 기념비’가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거리에 세워진 박물관 표지판


쿠르간에서 발견한 튀르크 조각상들. 돌궐족으로 불렸던 튀르크인들은 무덤과 제삿터 주변에 석인상을 세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제주도의 동자석과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싶다.


실크로드 우호 협력 기념비. 육로, 해로, 초원로의 실크로드 3대 간선을 한반도와 연결하는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상징조형물이다.


국립 이식 역사 문화 박물관(Esik Kurgan Museum). 뒤편 왼쪽에는 유목민들의 거주 주택인 유르트(게르)가 있었다.​



이 박물관에서 단연 독보적인 전시물은 ‘황금인간’이었다.
황금 인간은 ‘사카인’으로 1969년 카자흐스탄의 고대 고분 유적지인 이식 쿠르간(Kurgan)에서 발견되었는데, 발굴 당시에 주변의 고분들이 도굴되었던 것과 달리 인골 위에 4000여 개의 황금장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어렵사리 복원이 가능했다고 하며, 두 자루의 검을 차고 채찍을 든 당당한 모습이었다.

고고학자 아키세프가 중심이 되어 발굴한 기원전 4 세기경의 이 인물은 현재 카자흐스탄의 국가 상징이 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인류학자들의 분석 결과 황금인간의 나이는 15~18세의 사카인(스키타이인)으로, 키는 168cm이며 끝이 뾰족한 모자를 쓰고 있는 걸로 보아 전사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 작년엔가 TV에서 중앙아시아의 황금문화와 신라시대의 황금문화의 연결고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 황금인간과도 무관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2층까지 있는 몇 개의 전시실을 돌며 이 나라의 초원 문명과 유라시아의 중심에서 살아온 유목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으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현재의 내가 오랜 과거의 흔적을 지닌 전시물을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한 박물관 방문이었다.


1층 중앙에 전시된 사카인의 동상


카자흐스탄 내 고분군들의 위치를 나타낸 지도


4000여점의 황금 장식과 함께 발견되어 현재는 카자흐스탄의 상징이 된 황금인간.
기원전 8~2세기까지 지금의 카자흐스탄 지역에 초원 유목국가를 세워 활약했던 ‘흔히 스키타이’라고 불렸으며 스키타이를 비롯한 유라시아 대륙 북부지역 유목민들이 사용했던 아키나케스 단검을 비롯해 2 개의 칼을 차고 있으며 채찍을 들고 있다. 이 황금인간의 발굴 당시 36 개의 다양한 그릇과 은잔 2 개도 함께 출토되었다고 한다.
2018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이라는 주제로 전시회가 열렸었다.


맷돌과 같은 기능을 했던 석기



고분/쿠르간 모형도


여성의 장신구들


고분에서 발견된 토기들.


바위에 동물을 그린 암각화들


같은 문양이 반복되도록 짠 카페트


유목민들의 수렵 생활을 엿볼 수 있었던 전시물


전시된 말의 뼈들


고분 발굴 모습을 담은 사진들.


  • 알마티에서 이틀밤을 묵었던 호텔 플라자 레스토랑의 조식 뷔페.
    이 호텔은 식사 외에도 모든 것이 흡족하여 일류호텔이 부럽지 않았다.


  • 객실 옆 베란다에서 본 알마티 아파트.






여행지 정보
● 카자흐스탄 알마티
● Esik Kurgan Museum, 카자흐스탄



#578.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Kazakhs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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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알게된 카자흐스탄 사람이 자기 남편이 북한에서 왔다고 표현해서 깜짝 놀랐었어요. 알고보니 조상이 북쪽땅에 사셨던 고려인이더라고요.
되게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강제 이주된 사람이 참 많았네요..

2017년도 여름에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을 했었는데 그 때 강제이주된 고려인들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이 번에 가이드 한 분도 할머니가 고려인이라고 하더군요~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고 남의 나라 땅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감동이었답니다~^^

아.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호텔식 너무 좋아보이는데요. ^^

호텔식은 기대이상이었어요~
특히 오트밀을 우유와 섞어 만든 죽이 아침마다 나와서 정말 좋았답니다~^^

황금인간이라니... 갖고싶네요! ㅎㅎ
호텔조식이 너무 좋아보이는데요? 아침부터 뭐가 저렇게 많나요? ㅋ

황금인간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요~ ㅎㅎㅎ

이 번 여행에서 과일은 실컷 먹은 것 같아요.
생각보다 호텔조식이 잘 나와서 정말 행복했답니다~^^

카자흐스탄에도 다녀오셨군요!! 요즘에는 아스타나가 주목을 받는 나라이죠 ㅎㅎ

무비자로 여행하게 된 지 4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여행하는 분들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 많이 는 것 같아요~^^

이번 여행에서도 많은견문을 쌓아 왔군요
신라와의 교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역사적 추리는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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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다큐 보았던 내용이 생각나는 박물관 나들이었습니다.
여행은 놀러 다니며 하는 공부죠~
근데 많이 더웠답니다~ ㅎㅎ

기원저에 키가 168이면 괴물수준이었게어요. ㅋ

당시에도 큰 사람들이 있지 않았을까요~ ㅎㅎㅎ

하는일 없이 바빠서 이제야 미스티님 여행기를 몰아서 보고 있네요. 이상하게 호텔 조식만 보면 여행이 하고싶단 말이져. ㅋㅋ

ㅎㅎㅎ호텔 조식이 여행을...
이 더운 여름 날, 조금은 시원한 곳으로 떠나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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