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작용과 가상현실

in #vr6 years ago (edited)


Pay per view, Heather Lewis, 2011-2014

가상현실과 가장 가까운 콘텐츠는 게임이다. 이는 가상현실이 가진 상호작용성 때문이다. 글, 그림, 사진, 음악, 영상 등 기존 콘텐츠는 각 콘텐츠와 상호작용성이 한정되어 있다. 현대에 들어오면서 수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한 예술 작품들이 시도되었지만, 가상현실은 그보다 더 넓고, 보다 날 것의 상호작용을 전제한다. 다만 가상현실의 ‘현실’처럼 가상현실은 게임의 주요 속성인 ‘목표’를 가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게임이 e스포츠와 연결되는 까닭은 게임은 콘텐츠 내부의 목적이 존재하며, 그것은 대개 승리/패배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이 그 영역을 확장해가듯이 가상현실 또한 목적보다 콘텐츠의 소비라는 더 넓은 의미로 접근한다면 이는 다른 콘텐츠들과 동일한 맥락을 가질 수 있다. 이 측면에서 가상현실과 가장 가까운 콘텐츠는 영화가 된다. 가상의 ‘현실’인 만큼 보다 높은 실재감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맥락에서 영화와 가상현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영화는 게임이 가진 상호작용성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가상현실은 게임과 영화의 속성이 동시에 결합된 콘텐츠다. 동시에 게임의 형태가 더욱 발전 할수록 영화는 게임에 종속되며 한편으로 분리된다. 즉, 상호작용성을 포함하는 영화는 보다 게임에 가까워지며, 상호작용성을 배제하고 기존 영화가 가진 단방향 수용을 극대화 하면 그것은 분리된다.

콘텐츠 내부 상호작용성의 핵심은 수용자와 콘텐츠의 상호작용에 따라 해당 콘텐츠의 실질적인 형태가 변화한다는 점이다. 기존 콘텐츠의 경우 상호작용을 할 수 없으며, 이는 어떤 수용자가 되었건 콘텐츠의 내부적인 형태는 변화하지 못했다. 간단하게 영화는 그 시나리오를 수용자가 변화 시킬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기존 콘텐츠의 상호작용이란 콘텐츠 외적 상호작용, 수용 이후의 측면에 대한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가상현실 콘텐츠는 하나의 시간축을 중심으로 영역을 설정하고, 동시에 시간축과 교차하는 가능 사건(분기점을 통한)을 배열 함으로서 콘텐츠 내부에서 그 자체가 변화 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일차원적인 기존 콘텐츠의 형태에서 벗어나 상위 차원의 콘텐츠를 제작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상현실의 종착지는 현실과 다른 하나의 완벽한 현실이다. 이 맥락에서 가상현실은 게임이 가진 핵심 흥미요소 중 하나인 스포츠적 특성을 넘어선다. 가능 사건과 분기점이라는 가로축이 확장 될 수록 가상현실은 게임 콘텐츠에서 벗어나 수용자에게 보다 포괄적인 흥미를 제공 할 수 있다. 이 맥락은 SNS와 결합되며, 데이터 세계의 아날로그화로 만들어진 가상현실 세계를 보다 완벽하게 만들어낸다.

최종적으로 가상현실은 단순히 소비되는 콘텐츠를 넘어 하나의 다른 세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이는 세계의 분할-복제를 통해 다중 세계가 만들어짐을 의미하며, 인간에게 세계의 선택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낼 것이다. 물리적 현실세계, 그리고 데이터 세계의 완벽한 결합 이전까지 가상현실은 두 축 사이에서 수 많은 평행세계, 투영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이는 꿈이라는 원초적 열망으로의 회귀를 말한다. 결국 가상현실은 삶의 유한성, 그 근원적 부재가 만들어낸 끝자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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