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in #workingmo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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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dabok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듣는 날 전혀 모르는 듯한 말은 나에게 미치는 파장이 너무도 크다.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며 이러쿵 저러쿵 참견하고 가르치려 드는 모습은 참 견디기 괴롭다.
난 왜 그런 관계를 지속하고 있었던 것인가.
가족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가족도 아닌데 난 왜 그런 모습을 참고 지내고 있었던 것일까?

@holic7 님의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1에서 보았던 글이 떠오른다.

업무상의 대인관계를
교우관계로 보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 업무상의 관계 문제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다친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중략) 교우관계처럼 여기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는 관계는 사실 업무상의 관계라고 하기엔 좀 애매하다.
하지만 가족은 아니지 않은가. 친구도 아니고...
정말 냉정하게 보면 아이 보육 때문에 이루어진 관계니 아이와 관련된 업무상의 관계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관계를 난 교우관계로 보고 혼자 스트레스를 받았던건 아닌건지...

이호 세살~네살, 삼호 &사호 돌 지나자 마자 보내 아직까지 다니는 어린이집이 있다.
처음에 대구 내려와서 중 겨우 찾은 어린이집.
처음엔 썩 맘에 들진 않았지만 아이들 돌봄에 열정적인 원장님의 모습과, 이쁘고 젊은 선생님들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을 키워보신 분들이라 아이 돌봄의 유경험자이신 아줌마 선생님(특히, 처음 이호를 담당하시고 나중엔 사호까지 담당하신 선생님)이 너무 좋아 아이 셋을 보냈던 곳이다.
그리고 원장 선생님은 친정어머니와 같은 교회를 다니시는 분이라 이렇게 저렇게 우리집 상황을 더 잘 알게 되셨다.

횟수로 4년을 그 원장 선생님과 봐 왔다. 신랑의 군입대 문제부터 훈련소 입소도 아시고 지금 상황도 아시는 분이다. 그 정도면 서로에 대해 알만도 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나보다. 나도 원장님도 서롤 모르는... 어쩌면 본인이 알고 싶은 것만 알려고 했는지도...

사실 이전부터 원장 선생님의 좀 과한 오지랖이 부담스럽긴했다. 그래서 한번은 벗어나보고자 시도를 했으나 신랑이 반대하는 바람에 못 벗어났던 적이 있다. 신랑은 그래도 나름 원장 선생님에 대해 좋게 보고 있었던듯하다. 그리고 이번에 다른 큰어린이집과 합쳐지는 때에 또 한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그래도 우릴 오래 알았던 사람이 좀더 우리 상황을 잘 이해해 주겠지... 과한 오지랖이 부담스럽긴했지만... 행동보다 말이 좀 앞서시는 듯하기도 했지만... 쉬는 날에 아이를 맡기거나,, 일찍보내고 늦게 데리고 가는 것에 대해 눈치를 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게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사랑하고 좋아하시는 것 같아 그정도는 좀 감내하고 가보자란 생각에 4년을 보냈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온 듯 하다.

어제 일이었다.
데이 근무를 마치고 너무나 피곤했다. 시장에가서 장을 좀 보고,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는 오호를 픽업해서 집에서 잠깐 쉬었다가 삼호 사호를 데릴러 어린이집으로 갔다.
애정했던, 이호와 사호를 담당해주셨던 선생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을 하시고 그 원장선생님이 사호의 반을 담당하고 계신듯 했다.
내가 가자마자 사호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냥 아이의 상태를 말하는 것 같은데... 자꾸 나를 탓하는 말로 들린다. 피곤함에 내 맘이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더 그렇게 들렸다.

아이 똥이 넘 된것 같다. 블라블라블라... 과일을 좀 먹여라... 블라블라블라..

똥이 항상 질퍽할 필욘 없지 않은가...
물을 좀 덜 먹었나보다.
그래 과일을 좀 못먹은진 오래 된 것 같긴하다..

이런저런 이야길 듣다가...
내일부터 있을 이브닝 근무가 생각이 나서 몇시까지 아이를 맡길수 있는지 물었다.
6시까지라고 말하시길래...
신랑이 퇴근하고 집에오면 적어도 6시 반은 되어야하고... 난 10시까지 일을 하니...
친정엄마에게 부탁해야겠다 싶어...

아... 제가 오후 근무라 2시부터 10시까지 일하거든요....

라고 이야길하고 6시까지면 엄마에게 부탁해야겠다 라고 말하는 찰나...

원장선생님이 하는말이...

어머님~ 애가 중요하지... 애가 우선이지... 너무 욕심내지 마라...

어?? 내가 잘 못들은건가? 욕심내지 말라고? 내가 무슨 욕심을 내었길래..
신랑이 군복무중이라 일을 못하는건 알고 계실 텐데....
그래서 내가 일하러 나가는 건데...
분명히 알고계실 텐데..

그래서 웃으면서 말했다. (병인가 보다... 웃으면서 말하는 병..)

아.. 일해야 먹고 살지요. 내가 안버면 우째 먹고 사노...

라고 말했다. 혹시나 내 상황을 잊어버리셨을까봐...
큰 어린이집이랑 합치고 나서 한달간 손을 놓으신 사이에 잊어버렸나 싶어서...
그러나 돌아오는 말은...

좀 적게 먹고... 애들은 어머님 아버님이 가르치셔도 되잖아요.. 좀 아껴 쓰고... 애들이 우선이지... 어머님 베테랑이시잖아.. 오후 근무 안해도 되잖아...

아니.. 선생님?? 난 엑스트라로 돈을 벌로 가는게 아니라구요.
내가 안하면 다들 손가락만 빨고 있으란 겁니까? 욕심을 버리라니.. 아껴쓸 돈도 벌어야 아껴쓸수있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냐고... 라고 말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 예.... 그러곤 얼굴도 안쳐다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몸은 너무 피곤했고...
근무할때 너무 돌아다녔는지 발바닥이 너무 아파왔다.
아이 다섯은 서로의 필요를 나에게 말하고 있었으나..
나의 머린 원장님이 했던 말로 가득찼다.

욕심을 버리라니...
그게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린가...
내가 무슨 욕심을 냈다고...
생존이 달려있어 일을 하고 있는데...
난 대체 무슨 욕심을 낸거란 말인가...
이브닝 근무는 과외가 아닌데... 그걸 해도 200남짓이라고..
욕심냈으면 나이트근무도 했겠지...
애들 생각해서 겨우 그렇게 하고 있는건데...
똥이 되다고 과일 먹이라면서...
과일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가??
아껴 쓰라고?
어린이집 경비도 꼬박꼬박 다 받아가신분이 누구시더라...

아...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온 것이리라...

말 한마디에 천냥빚도 갚는다는데...
말 한마디에 아이 둘이 떨어져 나가는 격이다. 정부 지원금을보니 한명당 적은 돈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뭐 그런것까지고 그러냐... 애 잘 봐주면 됐지....라고 말할지도...

어떻게 보면 내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일을 다시 시작한게 버거워서...
물론 신랑이 육아와 살림을 90% 이상을 하고 있어서 가능하다.
하지만 오래간만에 나간터라 더 피곤하다.
그래서 더 예민하게 .. 더 섭섭하게 반응한것도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해보지만...
오호의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의 말이 이별에 대한 나의 맘을 더 확고하게 만들었다.

부모님들 일하라고 어린이집이 있는건데... 늦게 데릴러오시는거 때문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말이라도 고마운 말 아닌가?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사람의 만남과 이별은 다 때가 있듯이... 이번엔 이별의 때가 온 것 같다.

상한 맘은 이 그림으로 날려버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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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유코짱 @sunshineyaya7님이 그리고 역시 애정하는 쏘맥요정 @zzoya님의 터치가 들어간 그림.


쓰고 나니 스승의 날...
선생님에 대한 좋은 기억이 그다지 없는 나로썬...(학교 다닐때 아주 조용한 학생이었다.)
뭐 선생님이라고 다 좋을 순 없으니깐이라고 위안을 삼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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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느라 힘들어서 더 그런거 아닐까요 ? ㅜㅜ
저도 작년 어린이집에 면담갔는데 아이가 뭐 어떻다고 하는 말들이
다 내탓인것처럼 들려서 좀 기분 나쁘긴 했어요~
다른 어린이집 찾아보자니 그것도 쉽지 않고, 일단 선생님이 아이를 때리거나 하지 않는거에 위안삼으며 그냥 보냈네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며 이러쿵 저러쿵 참견하고 가르치려 드는 모습은 참 견디기 괴롭다.>
나를 잘 몰라도 참견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말하더라고요....
그냥 그러려니 하며 전 흘려버림....ㅋㅋ

일단 아이를 때리거나 하시진 않고 아이를 극진히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그거 믿고 보내긴 했는데...
일단 제 마음이 상한 것 보다는 아이를 늦게까지 맡겨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는데...(여기서 늦게까지란 7시 전입니다. )
그런데 6시 되면 다 퇴근 하신다며 여지를 주지 않는 모습도 보이고...
다행히 오호의 어린이 집에선 그정도까지는 선생님들이 있다며 괜찮다고 하시니...
아무래도 옮겨야 겠다는 생각이 더 드네요..
저도 일하기 전까진 그냥 삼호 사호 오세까지는 그 어린이집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있었거든요. 그런데 일을 시작하니 상황이 좀 달라지네요.

나를 모르는 사람들의 참견은 그럭저럭 무시가 가능한데...
친하고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상한 참견은 참 견디기가 힘들더라구요. 제가 의외로 남의 말을 잘 듣나 봅니다. ㅎㅎㅎ

오지라퍼 맞네요. 낄끼빠빠(낄때 끼고 빠질때 빠질 줄 알아야지..) 라는 단어가 생각나네요

ㅎㅎ
오지라퍼인 덕분에 어린이집을 하고 계신지도 모르죠.. 오지랖이 도움이 되는건 맞는것같지만...
저와 잘 맞지 않는다는게 문제죠.

낄끼빠빠.. ㅋㅋ
전 그러고 있는지 급 반성중입니다.

그 원장님 진짜 이상한 분이네요..
안 그래도 복직에 육아에 충분히 힘든데 거기에 더 보태주고 있다니...어휴
리자님 속상하신 마음에 저도 슬퍼지네요 ㅠㅠ

아녜요.. 나름 괜찮은 분이긴한데..
저랑은 안맞는걸로 해요.
걍 제 맘이 여유롭지 못했죠.
하지만 이별은 곧 하고 싶네요. 거긴 그분 말고도 다른 이유에서라도 옮기고 싶은지라...
안옮기는 여러가지 이유 중 마지막이 원장선생님이었는데...
손을 놔버렸네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듣는 날 전혀 모르는 듯한 말은 나에게 미치는 파장이 너무도 크다.

이것과는 반대로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나에 관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치명적인 파장을 일으키더군요.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원장님의 저런 얘기를 마음에 두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사람인 이상 신경이 쓰이는 건 당연하겠지요. 사정을 헤아릴 줄 아는 다른 분들의 위로로 상심을 상쇄하시길...

동의합니다.. 잘아는것처럼 말하는것도... (갑자기 수선생님이 떠오르는건 왜인지...)별로입니다.

김작가님의 댓글도 많은 위로가 됩니다.

사실... 어리광 부리고 싶어서 이글을 썼던게 아닐까 싶네요. (제 맘은 저도 모르겠습니당)

멘션 호출에 들고있던 크림빵 내동댕이 치고 달려왔어요!!!ㅋㅋㅋㅋㅋ제 사랑 듬뿍받고 같이 우주로 날려버려요ㅜㅜ힝...오남매 빵사주고싶네요 ㅜㅜ 엉엉...일호는 손잡고 게임한판 뜨고나면 절친 될것 같고 ㅋㅋㅋㅋㅋ 보고싶은 지코님 ㅜㅜ 대구는 점점더 더워지고 있겠지요...힘내요!!!사랑합니다!!!

크림빵~~~ 나도...

꿀꿀함을 우주로 날려버릴 크림빵..
편의점 가야겠습니다. 우유와 함께 먹어주고 싶네요.

대구는....
에어컨 틉니다. 아마 30도였더라죠??

고참님과 초록 털실 빙수먹으로 오십시오~ㅎㅎ

초록털실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목이 꽉 막혀오는 기분이 느껴지는 빙수 이름.....고참님을 처음 본 그날이 잊혀지지가 않아요...어벤저스 저리가랍니다ㅋㅋㅋ제 눈 의심.....아담하실거라 생각했는데....

타노스십니까???

토닥토닥...
원장선생님 나빠요.

나쁘다고 하니 좀 그렇지만..
그냥 헤어질 시간이 온거겠죠??

토닥토닥

좋네요..
감사합니다.

뭐랄까 뭔가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말인듯 보이지만 듣는입장에서는 불편할수도 있겠다는 느낌일거같기도 하네요..
좋은 결정하시길 바래요~

위로와 도움의 말은 받아들이는 사람을 충분히 고려하고 해야겠다는걸 새삼 깨닫게 되더라구요.

아..저도 저런분 불편해요;; 그래서 사실 나이 많고 뭔가 계속 참견하는 분들이 계시면 피하게 되더라구요;

음.. 저만 그런거 아니군요.
본인 말씀도 저희가 편하다며 말은 하시는데...
말은 맨날 챙긴다 애쓴다 하시는데...
사실 저희한테만 그러시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말 뿐인 것 같아서 좀 그래요...
그렇다고 나쁜 분은 아닌데...
그냥 저랑 좀 안맞으시는듯....

맞아요! 말뿐이예요! 딱 이네요! 참견하고 뭐라뭐라고 하지만 진짜 딱 말뿐인 사람! 사실 그쪽은 편하다고 하는데 당하는 사람은 안 편한게 문제죠!

원장선생님 말좀잘해주셨으면 좋았자나요^^

내말이~
원장쌤이 감이 살짝 떨어지셨나봐요.
아닙니다... 누굴탓하겠습니까..
제가 옹졸한 탓이죠. ㅠㅠ

정말 훅 기분이 날아가는 날이었겠어요~ 정도 떨어지고~
원장샘이 아이들 셋이나 보내는데 고마워는 안하고 꼬장을 부리신거네요~ 참자참자~~ 에휴~
저도 선생님에 대한 좋은 기억이 그다지 없는 사람입니다 ㅜ.ㅜ
조용하진 않았어도.. 선생님이 딱 한번이라도 편애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정이 떨어지는...
지금도 그래서 사람 사귀기가 힘들다는...ㅜ.ㅜ
좋은 선생님 만날거에요~~ 화이팅!!

저도...
편애하는 모습을 본 순간 정나미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사실은 제가 그닥 선생님들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숨어서 있는 듯 없는듯...
오죽했으면 고3때 결석한 적이 있어서 엄마가 제가 아파서 결석했다고 담임한테 전화했더니....

리자 안왔어요???

라고 반문했다는.... 그뒤론 내 담임은 없다 생각하며 지냈지요.

차차차언니도 화이팅~

이런...

리자 안왔어요??

이거 교육청 신고감인데 ^^
지난일은 지난일이고~ 이제 그 분들도 후회하고 있을지도 ^^
화이팅 합니다 ^^

ㅋㅋㅋ 그분들은 저의 존재를 모르고 있을겁니다.
사실 그래도 별 상관없습니다. ㅎㅎ
차차차 언니님..
빙고게임 목욜에 하시는거 오늘 알았습니다.
이젠 꼭 목욜마다 참여해야징~ ㅋㅋㅋ

참여해 주세요~~ 저녁즘에 들어오시면 올라와 있을거에요~
굳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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