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 영웅의 불편한 진실-故 심일소령 공적진위 확인-①

in #writing5 years ago (edited)

Ⅰ. 문제제기

2016년 6월 17일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에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기사 하나가 나왔다. 제목은 “北 탱크를 부순 호국 영웅의 불편한 진실”이었다. 보수성향이 강한 신문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제목의 기사였다. 이 기사는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가 이대용 장군의 제보와 여러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었다. 기사의 줄거리는 ‘1950년 6월 25일 춘천전투에서 북한군 탱크 3대를 격파했던 심일의 전공은 허위 날조’라는 것이었다. 당시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故 심일소령은 6.25 호국 영웅 중 맨 첫 줄에 있다. 태릉 육사 교정과 원주 현충공원 등에 그의 동상이 서 있다. 육군에서는 매년 가장 우수한 전투중대장을 선발해 심일상을 수여하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2011년 이 달의 6.25전쟁 영웅을 제정했을 때도 첫 번째로 심일 소령이 뽑혔다. 선정 사유는 이렇게 돼 있다. “1950. 6. 25 춘천 전투에서 6사단 7연대 대전차 포대 2소대장으로 북한군의 탱크형 자주포에 맞서 특공대 5명을 편성해 수류탄과 화염병으로 육탄 돌격, 3대를 격파하는 전공을 거두었다. 그의 영웅적인 행동은 순식간에 전파돼 모든 전선에서 육탄 공격으로 적 전차를 파괴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간에는 이보다 훨씬 극적이고 생동감 있게 전해왔다. ‘심일 소대장을 선두로 5인의 특공대가 북한군 탱크에 뛰어올라 포탑의 뚜껑을 열어 수류탄과 화염병을 던지고 뛰어내리자 불길이 치솟으면서...’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에도 이 영웅담이 실렸던 걸로 기억된다. 그런데 춘천 전투 당시 7연대 1대대 1중대장이었던 이대용 전 주월(駐越)공사가 교전 나흘간 상황과 군 배치도 등을 꼼꼼히 기록한 자료를 건네줬다. 이런 의견이 첨부돼 있었다. ‘우리 군은 과거에 저지른 허위 날조의 오류를 과감하게 바로잡아 정도를 당당히 걸어가야 한다. 예비역 육군 준장 이대용’ 놀랍게도 91세 노병이 바로잡으려는 것이 바로 심일 소령의 영웅담이었다. “이렇게 거짓 신화가 만들어질 줄은 그때는 누구도 몰랐다. 춘천 전투에서 심일 소대장은 육탄 돌격이 아니라 도망을 갔다. 나는 바로 위 고지에서 그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중과부적이었다. 하지만 대전차포 1문을 적에게 넘겨주고 달아난 것이 문제가 됐다. 그의 중대장은 격노해 ‘총살감’이라며 상부에 보고했다.” 심일은 보직 해임됐고, 뒤에 한직인 포병 연락장교를 맡았다. 국군이 북진했다가 중공군의 개입으로 퇴각할 때는 그 속에 있었다. 1951년 1월 26일 그는 다른 장교 1명, 사병 3명과 함께 묘향산 화전민 움막에 숨어들었다. 하지만 중공군에게 바로 포위됐다. 그는 사병 한 명과 함께 뒷문으로 뛰어나가다 총에 맞아 숨졌다. 그때 28세였다. 다른 세 명은 중공군의 포로가 됐다. 며칠 뒤 이들 중 장교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했다. 그 장교를 통해 심일의 전사 사실이 확인됐다.
.......중략......
거짓 신화가 만들어지는 걸 왜 그때 바로잡지 못했을까. 이대용 전 공사는 이렇게 술회했다. “1970년대 무렵 춘천 전투 당시 연대장과 만나 ‘심일 부모님이 돌아가신 다음에 바로잡자’고 논의했다. 그런데 심일의 모친은 만 100세까지 살고 2005년 별세했다. 그 전에 연대장이 먼저 숨졌고, 전우들도 저세상 사람이 됐다. 결국 살아있는 내게 책임이 남게 됐다.” 그는 그동안 국방부와 6.25전사편찬위원회에 이런 증언을 전했다. 하지만 ‘신화’로 굳어진 것을 이제 와서 바로잡기를 부담스러워했다. 언론에 몸담아 보면, 사실을 기록하는 것에는 때로 용기가 필요하다. 더욱이 모든 사람이 사실로 믿고 싶어 하는 것을 사실이 아니라고 바로잡으려 할 때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하다.(조선일보, 2016. 6. 17, 최보식 칼럼에서)

심일 소령 공적확인 검토 결과를 정리하는 이유는 잘못된 역사가 기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의혹이 제기되고 국방부와 육군의 연구기관에서 검토하고 여러 토의를 거쳐서 제기된 의혹이 사실에 가까울 수 있으며,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박근혜 정부 탄핵결정 이전 졸속으로 결론을 내서 발표를 해버렸다. 이전에 자주포 3대를 격파했다는 기록은 무려 6대를 파괴한 것으로 다시 조작되었다. 그리고 당시 의혹을 제기했던 노병(이대용 장군)은 그 충격으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군의 역사조작 적폐이기도 한 이번 사안을 정리해 스팀잇에 박재함으로써 후세에 제대로 된 역사를 남기기 위한 목적도 있다.
정리되는 내용은 국방부의 조선일보 보도 검토결과, 육군군사연구소 검토결과, 국방부군사편찬연구소 검토결과, 공적확인위원회 회의록 검토, 최종결과 보고서의 문제점 등으로 분석될 것이다. 내용이 긴 것들은 며칠에 걸쳐 나눠서 작성될 것이며, 대부분의 내용은 기존의 검토결과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다.

Sort:  

오랫만에 글을 올리셨네요.^^

Congratulations @ilovemylife!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received more than 8000 as payout for your posts. Your next target is to reach a total payout of 9000

You can view your badges on your Steem Board and compare to others on the Steem Ranking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Vote for @Steemitboard as a witness to get one more award and increased upvotes!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4
BTC 63960.62
ETH 3142.95
USDT 1.00
SBD 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