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하는 육아일기 #18] 생명의 탄생을 축복해 주었다

in #zzan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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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장수풍뎅이의 죽음으로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었다. 다행히도 아이가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나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지 않아 참 다행이였다. 하지만 죽음에 따른 이별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 있어서 슬픔을 감추기는 어려운게 사실이였다. 막상 나의 경우에도 장수풍뎅이의 죽음이 가엽고 불쌍하게 느껴져 남아 있는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더 애지중지 돌보고 있다(곤충들이 야행성이라 주로 밤에 활동하는데 조심스레 플래쉬를 켜서 살펴보곤 한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던지 아내님이 “곤충들과 사랑에 빠졌다.” 고 표현할 정도였다.

여느 날처럼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청소를 하면서 사슴벌레집을 닦아주었다. 보통 바닥은 잘 닦지 않았는데 그 날따라 이상하게 바닥을 닦아주고 싶었다. 바닥을 닦아주면서 통안을 보니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유심히 관찰해보니 알을 깨고 나와있는 애벌레가 아닌가!! 얼마나 놀랍고 신기하던지. 탄생의 신비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일었다. 조심조심 애벌레를 꺼내서 애벌레 사육통으로 옮겨주었다. 넓적사슴벌레의 경우 동종포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애벌레는 별도의 사육통에 사육해 주는 것이 좋다. 암컷의 경우 더 건강한 알을 낳기 위해 애벌레를 잡아먹기도 하고 애벌레의 경우 입에 닿는대로 먹는 습성이 있는데 큰 애벌레가 작은 애벌레를 먹이로 인식해 잡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혹시 모를 불상사(?)를 감내하기 힘들어서 미리 애벌레 집을 구해놓고 별도로 사육 준비를 했었다.

어린이집에서 하원한 아이들에게 애벌레를 보여주자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이 귀여워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좋았지만 새생명의 탄생에 대한 놀라움과 신비로움이 더 컸을 거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한참을 고심한 끝에 “뿔이” 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다같이 뿔이를 두고 둘러앉아 축복해 주었다. 뿔이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기를 바랐다. 두 손을 고이모아 기도하는 아이들을 보니 비록 나는 냉담자지만 하느님께서 아이들의 기도는 들어주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곤충들의 죽음과 탄생을 지켜보면서 아이들과 삶에 대해 조금이나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되었다. 아직 어려서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과 삶에 대한 감사함 정도는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역시도 삶과 죽음에 대해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언제 찾아올지도 모른 죽음을 외면한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매 순간을 감사하고 사랑하며 축복하면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세상 모든 생명체들이 저마다 생명력을 내뿜으며 오늘 하루도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모든 생명에게 감사와 사랑과 축복을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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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님이 “곤충들과 사랑에 빠졌다.” 고 표현할 정도였다.

곤충과 사랑에 빠지다니... 곤충말고 아내분을 더 사랑해 주시죠? ㅎㅎ
생명이란 참 신비하죠!! 죽음이 있으면 새로운 탄생도 있고....

아내님은 0순위입니다.

뿔이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네요

아니 길마님^^

ㅎㅎㅎ 너무 오래만입니다~

뿔이가 길마님으로, 아니 길마님!!! 돌아오셨나요!!

ㅋㅋㅋㅋ 저로요?! ㅋ

앞으로는 육아일기에 뿔이도 자주 등장할 것 같습니다.

꼬물꼬물 하루가 다르게 크는게 꼭 아이들 같습니다^^

곤충에서 철학을 이끌어내셨네요...

개똥철학도 철학이라면 철학인가 봅니다^^

팥쥐형 성체까지 꼭 봤으면 좋겠어여^^

꼭 성체로 키워서 호돌형님한테 분양해야겠네요 ㅎㅎ

삶의 짠~!함을 전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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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짠짠~ 짠하네요^^

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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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쥐형 음~~ 너무.멋진데
난 아이들과 이런 시간을 보내본적이 없어서
아이들에 동심에 삶에 대한 감사함까지
형 굿 굿 굿 최고 최고 최고
아주 사랑스러워 팥쥐 형^^

카카형의 칭찬은 항상 나를 춤 추게 하지~!!
날 더운데 휴가 꼭 챙겨서 즐겁게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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