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근무 일지 20190809] 행복의 약 ? 그리고 인슈런스의 조삼모사 ?

in #zzan5 years ago

pharmacy-2066096_1920.jpg


Prozac(프로작) 이라는 약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1987년 12월 29일에 미국 FDA 허가를 받고 1988년에 출시되자마자 한 해 240만 건의 처방으로 블록버스터가 되었던 약입니다. 2002년에는 3,300만 건의 처방이 발행되었구요.
금액으로는 1년 안에 미국에서 350 밀리언 달러의 연매출로 시작해서 최고 연 매출이 세계적으로 2.6 빌리언 달러까지 올라갔었죠.
일명 antidepressant, 항 우울제입니다.
그 전까지 우울증에 처방되었던 기존의 약물들과는 달리 최초의 SSRI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이죠. 2001년에는 제네릭인 fluoxetine 이 마켓에 나왔습니다.

2001년에 9·11 사태가 터지고 난후에는 직간접적으로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이 이 약의 처방을 많이 원했다고 합니다. 일명 행복의 약이 되어버렸지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 당시 Los Angeles 에 있었는데, 같은 건물에 있던 정신과에서 무지하게 많이 처방이 증가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prozac 이외에도 Celexa, Luvox, Lexapro, Paxil 등 수 많은 SSRI 계열의 약물이 나왔고, 그 제네릭까지 모두 시판되고 있습니다.
또 예전에 비해 환자들의 복용량도 확실히 늘어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20mg 으로 시작하여 이제는 40mg 은 기본이고 시판 용량에도 없는 60mg 을 복용하는 환자들도 많아지네요...

오늘은 한 환자에게 의사가 fluoxetin 20mg 3 capsules a day 처방으로 내렸습니다.
인슈런스에서 하루 3알은 안된다고 거절하네요.
다른 방법이 있죠. 의사에게 전화를 해서 20mg 과 40mg 으로 처방을 2개로 나눕니다.
인슈런스에서 받아줍니다.
이거 조삼모사 맞죠? ㅎㅎ

처음 미국 약사가 되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영어도 영어지만 보험 청구때문이었습니다.
한국과 달리 보험회사가 수도 없이 많고, 또 같은 회사에서도 사람마다 플랜이 모두 다릅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청구해서 바로 accept 와 reject 결과를 받습니다.
허가가 났을 경우에는 약물상호 작용 체크한 후 조제를 해주면 되고, 거절될 경우에는 해당 이유에 맞게 의사와 상의하여 약을 변경하던지, 클리닉에서 보험회사로 어필을 하던지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약국의 테크니션들이 이 일을 담당하기는 하지만 약사가 더 잘 알지 않으면 안되겠죠? 이제는 뭐 거의 보험 billing 의 고수가 된 것 같습니다.

인슈런스의 조삼모사에 위의 환자와 함께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ㅎㅎㅎ

Sort:  

몇 해전엔가 들은 얘기 중에
한국에서는 항우울제가 다이어트 약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물론 사실을 확인 한 바는 없었고 다른 얘기도 없었습니다.

의약품에 관한한 그 어느 분야보다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식욕억제의 부작용을 가진 향정신성 약물을 다이어트 약으로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ㅠㅠ

조건이 용량이 아니라 캡슐 단위라니 신기하네요 ..

이것도 보험회사 별로, 플랜 별로 하도 다 달라서요... ㅠㅠ

sct천사의 보팅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동 부탁드려요~~^^

들어본 이름이네요. 프로작. 미국이 그런 면에서 복잡하군요?

프로작은 유명한 약이라 들어보셨을거예요. 미국은 보험이 모두 민영화 되어있어 정말정말 복합합니다 ㅠㅠ

Coin Marketplace

STEEM 0.31
TRX 0.12
JST 0.034
BTC 64742.01
ETH 3172.49
USDT 1.00
SBD 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