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외출록 김반장 <001>

in #kr-pen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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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C. Leyendecker






너는 내게 무엇을 보여 줄 것이냐. 먹는 것에는 한없이 아량 넓은 내가 반영구적인 것에는 까다롭기 그지없다는 걸 너는 아느냐.

  …이런 생각을 했던 건 아니다. 필요한 물건; 30핀 케이블은 전철역 지하상가에서 이미 겟했고 그 외 딱히 필요한 물건은 없었다. 충동구매를 하는 타입도 아니라 그저 구경이나 하자는 심산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사실은 자동문이었음)

  3층짜리 다이소를 방문한 건 우연이었다. 급하게 필요한 물건이 생긴 데다 이사를 가면 일단 거주지 근처를 샅샅이 탐방하는 습관이 만나 숙소에서(아쉽게도 가성비 좋은 비즈니스 호텔은 아님) 도보로 40분 정도 걸리는 그곳까지 찾아간 것이다.

  그때까지 다이소란 곳을 제대로 구경한 적이 없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도 몇 번 간판을 보긴 했으나 딱히 들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곳에 대한 궁금증은 오히려 한국을 떠난 뒤에 생겼다. 직접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일까. 연이어 올라오는 찬양과 득템 인증은 결국 눈으로 봐야 직성이 풀릴 만한 호기심을 뇌리에 남겼다.

  소문은 사실이었다. 바이럴 마케팅을 빙자한 업체의 주작글이 판치는 세상에 진실이 남아 있음을 증명하려고 그토록 많은 인증글이 올라왔던가.

  1K. 다이소를 상징하는 숫자는 당연 1천이어야 한다. 어지간한 물건은 1천 원에 포진해 있는데 이게 미끼 상품이 아니다.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찻잔, 그릇, 소품이 모두 단돈 1천 원. 지갑에 들어 있으면 율곡 이이, 세종대왕, 신사임당에 밀려 가장 하찮게 느껴지는 양반 퇴계 이황 1천 원 한 장이면 아이템 하나와 교환할 수 있다. 파이프용 담뱃잎을 담아두기 좋은 원목 밀폐 용기는 5천 원이었지만 다이소에선 그게 가장 비싼 상품!

  그러나 들어갈 때 빈손이었던 나는 나올 때도 그러했다. 가볍게. 가볍게를 유지해야 한다. 지하 노역장으로 돌아가는 발걸음만큼은 무거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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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실] 감상 &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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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의 유혹을 이겨내시다니!! 대단하시옵니다.

거지가 되니 단돈 천 원이 아쉬워서요ㅋㅋ

5k 짜리 물품을 안사고 나온 분께서 댓글로 붙인 썸네일이 투자 유도(Investment in Good Appearance)라니, 이 무슨 즐거운 모순입니까.

저도 다있쏘에 가보고 싶습니다 ㅋ

아니 족장님... 아직도 안 가 보셨단 말입니까. 캠핑 용품도 있던데요!

어머 어머~ 족장님 다있쏘 가실 필요없는
력셔리 라이프~
족장오빵~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드디어 다이소를 영접(?)하셨군요!! ㅠㅠㅎㅎㅎ
전 다이소 매니아입니다ㅋㅋ 항상 필요물품 살 때 다이소 먼저가보고 없거나 맘에 안들면 그 때 인터넷이나 다른 마트를 가요ㅎㅎ
가성비 최고 다있쏘!!!ㅋㅋ

아니ㅋㅋ어떻게 모든 물건이 다있다는 그곳에서 빈손으로 나올수 있는지. 이거 갑자기 뜬금 그 일화가 생각나네요. 손석희가 하루 담배 딱 한대만 피는거.ㅋㅋㅋㅋㅋ인간을 초월한 무소유의 경지에 감탄의 박수세례를 보냅니다

찡자스님의 박수세례를 받았으니 무소유의 길에 더욱 정진토록 하겠습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틈새시장을 잘 노린 것 같아요
단돈 1000원 짜리 생활용품 만물상 같지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김반장 님

제 오피스텔에 있는 물품의 5할은 다이소일듯... ㅎㅎㅎ

Ev'ry Night About This Time (feat. Dick Garcia) by Bill Evans

다이소를 나오면서 가벼우시다니요... 오다가다 지나친 적이 없다는 ㅠ

저도 한번도 못가봤어요.
한국 드라마 대사 번역을 할 때였는데(정식 버전이 아니라 한드팬을 위한 사이트에서..) 드라마에서 처음 그 대사를 듣고, 저게 도대체 뭔가 궁금했었답니다.

저희 아이도 다이소 팬이에요. 조그맣고 귀여운 것들 좋아해서 ^^

물건을 사는 규칙이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물건을 한번에 사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요즘은 회차가 줄긴 했지만, 여러번을 재고 생각하고 겨우 구매하거든요.
단, 저는 먹는 것에서도 그런 답니다.
원래 마트를 가도 다섯 바퀴는 돌아야 장보기가 끝나 거든요.ㅜㅜ

새 연재 소설인줄 알고 열심히 읽어내려갔습니다.. ㅎㅎㅎㅎ 김반장님!!

다이소의 진짜 매력은, 그거 어디에 팔지? 하는 의문에, 늘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외치는데 있죠 ㅋ

엇 다이소 다녀오셨군요 :) 3층 건물이면 충동구매 하셨을만도 하신데 그 유혹응 잘 뿌리치셨다니 !

저희 신랑도 그렇게 다이소를 갑니다.
전 사실 싼값을 하는 제품들이 있어 그다지 가질 않는데...
한번씩 갔다와서 선물이라며 천원짜리 머리 끈 이런걸 투척하네요.
ㅋㅋㅋ

우리 애들은 다이소 가면 과자 한 봉지 꼭 손에 들고 나오지요.^^

과자 코너에 갔는데 20대 여성 두 분이 하는 얘기가 들렸어요. '완전 사기네. 저기서는 얼마에 파는데'
저는 아직 과자 시세를 잘 몰라서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심지어 투명액자도 있답니다.
하지만 가볍게 가볍게
죽는날까지 가볍게 살아야지요 ㅎㅎㅎ

투명 액자도 있군요. 나무로 된 건 몇 개 맘에 드는 걸 봤습니다. 하지만 구입은 신중히 하려구요.

그 노역장이 어디길래.. (조심스레 집이라고 예상해 봅니다.)

가성비 좋은 비즈니스 호텔이었으면 참 좋았을 곳인데 말이죠...

우왕 오른쪽

김작가님은 짤방지갑도 가지고 계신 거 같습니다...

이미 다 털었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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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심이 발생했을 때 입장은 극명히 갈린다.
'왜 의심을 하느냐' vs. '왜 의심을 사느냐'
전자는 주로 의심을 받는 쪽의 말이고 후자는 의심하는 쪽의 말이다.

위의 스샷은 3월 26일의 대화다. 의심은 그보다 훨씬 전에 시작되었다. 아마 비슷한 시기에 눈여겨본 분들이 많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그렇게 느꼈다면 의심을 하는 쪽이 잘못일까 의심을 사는 쪽이 잘못일까.

많은 경우 나는 '왜 의심을 사느냐' 쪽에 선다. 이유 없는 의심이라면 받는 쪽은 억울해 죽을 일이지만 '합리적' 의심이라면 좀 다르다. 의심하는 쪽의 주장이 억지라면 당해낼 수 없지만 나름의 근거를 들이미는 중이라면 의심 받는 입장에선 오히려 유리하다. 진실하고 결백하다면 어딘가에는 본인도 인지하지 못한, 상대방의 주장을 뒤집을 증거가 남아 있기 마련이다. 이게 무슨 야산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도 아니고 어지간한 행위는 다 기록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모든 흔적이 남는 블록체인 상에서 활동하다 생긴 일인데 그게 없을까.

어쩌면 모두가 다른 인물일 수도 있다. 그저 서로 입을 맞추고 밀어주기를 한 것일 수 있다. 밀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긴 것에 불과할지 모른다.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데도 여전히 믿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너무 슬픈 일이니까.

뒷담 공간까지 있었군요 수근수근

원래는 저에 대한 뒷담을 맘 편히 하는 공간입니다ㅋㅋ

'이상하다.. 왜 저렇게 드러낼까? 너무 내세우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 거의 대부분 그 의심이 맞더라구요. 진실은 가만히 있어도 새어나오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원 패턴... 너무 얕잡아 보인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달까요.

정말 자존심 팍팍 상합니다. 알아 맞추기 어렵게 했으면 이 정도로 자존심 상하진 않았을텐데요.

아 이런 작은 공간을 통해 김작가님 생각을 들을 수 있군요. 슬픈 일이지요. 거기에 공감하고 용기내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했을텐데요

주로 끽연실에 끼적거리곤 합니다만 이번 건은 뒷담에서 조용히... 아무튼 아쉬운 일입니다. 공감하고 용기를 얻어 간 분들의 배신감은 저처럼 애초에 거리를 둔 분들과는 차원이 다르겠죠. 상처 받은 그분들을 또 누가 위로할까요...

제발 아니길 바라는 맘이지만...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요...

누군가 늘 가고 싶다 노래를 부르는 곳을 들어가서 빈손으로 나오시다니...

생각난 김에 데이트 한번 다녀오시죠.

저는 다이소갔다가 패션 안경을 샀더랬죠. 안경알이 무려 플라스틱. 하지만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만 가끔 기분낼때 쓰고 있습니다. 진짜 쓰는 안경은 넘 못생겨서...........

케콘님 이게 얼마 만인가요. 역시 흑기사는 새벽에 등장하는군요. 다이소에서 부엉이들을 보고 케콘님 생각을 했더랍니다...

여러가지 일이 심란해서 스팀잇에 하소연하러 왔더랬죠 ㅋㅋㅋㅋㅋㅋ이제 마지막 수요일이 지나면 그동안 억제하던 흑기사가 단번에 분출할거 같아요 ㅋㅋㅋㅋ

흑기사력 폭발이라... 기대하지 않을 수 없군요. 달력에 표시해 두겠습니다.

천원에 보물 같은 물건들을 구할 수 있는 다이소에 가면 갑자기 필요가 생기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없는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지갑을 열게 하는 던전입니다 ㅋㅋ

한때 온 동내를 돌아다녔지만 생각 없이 들른 편의점에서 발견한 30핀 케이블이 생각났네요. ㅋㅋ 그동안 훌륭한 인테리어가 되어주었던 아이팟을 그렇게 살려내고야 말았습니다.

ㅎㅎ
다이소는 서민들의 천국이지요^^

저희는 자주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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