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관한 우연 <한달 살기>

in #kr-travel6 years ago (edited)

여전히 나를 가장 설레게 하는 것은, ‘다음엔 어디로 떠날 것인가’ 하는 상상이다. 그래서 청소도 멈추고 이 시리즈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여행지를 떠올리며 들뜬 기분이 참 오랜만이었다.

시작은 별 거 없었다. 단 하루라도 혼자 있고 싶었고, 내겐 시간이 아주 많았다. 혼자 여행을 떠날 절호의 찬스였다. 그러나 가고 싶었던 동남아는 지금 너무 더운 우기일 것이고, 사실 금전적인 여유도 없었다.

마침 제주도로 가는 가장 싼 왕복 티켓이 5만원쯤 하길래 당장 구매하려다가, 이참에 미뤄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는 것은 어떨까 싶었다. 스쿠버다이빙은 필리핀 세부가 유명한데, 10년 전 스쿠버다이빙을 하려고 찜해둔 곳은 이집트의 다합이었다. 이왕이면 서핑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발리도 떠올렸다. 통장잔고를 뺀 모든 것을 떠올린 것 같다.

그리하여 검색창에 제주도, 다합, 발리의 스쿠버 다이빙을 차례대로 검색해 보았는데, 스쿠버다이빙과 함께 공통적으로 검색되는 단어가 있었으니,

바로 ‘한달 살기’.

제주도 한달 살기, 발리 한달 살기, 다합 한달 살기.. 라는 카테고리 안에 스쿠버 다이빙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요즘 ‘한달 살기’ 가 유행이라더니! 이 얼마나 바람직한 유행인가!

내가 한달 살아본 곳은 1999년 프랑스 남부의 샌뽈이라는 작은 마을이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미국의 몬타나에선 4개월쯤 살았고, 도쿄와 파리에선 각각 1년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도 2년 가까이, 뉴욕에선 3년을 살았다. 그래봤자 이방인인 것은 다름없지만, 지나치는 것과 머무는 것은 현저히 달랐다.

요즘 초등학생은 부모님과 여행을 다녀오면 수업을 빠져도 결석처리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번엔 휴학하고 엄마와 세계여행을 떠난 중학생의 블로그도 발견했다. 어쩌다보니 <해외에서 한번쯤 살아봐야할 10가지 이유> 라는 포스팅도 읽게 되었다. 해외에서 꼭 살아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움직임이 왠지 반갑고 다행스러웠다.

여기까지 하고 다시 청소를 하고 있는데 책상 위 종이더미에서 스페인어 영수증을 발견했다. 그리고 ‘우연처럼’ 연달아 들려오는 티비 속 스페인어까지. 그렇게 <여행에 관한 우연> 시리즈의 첫 글 <스페인어> 를 쓰게 된 것이다. (물론 책상정리는 끝냈습니다!)

@springfield

Sort:  

책상도 깨끗하고...매일 글도 쓰고...
참...낯설다...

아니 웬 미꾸라지가 ㅋㅋㅋㅋㅋㅋ 저 원래 부지런함의 대명사인데요? ^^

크으, 예전에는 여러 도시를 찍는 여행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한곳에 머물러서 주변도 둘러보고, 로컬 친구들도 사귀고, 단골 펍도 만들며 생활하는 여행도 매력적인 것 같아요!!

우와, 저도요!! 현지의 삶을 느끼는 여행 정말 매력적이죠!! ㅜㅜ 여러 도시를 찍는 여행을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그러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제나님은 태국에는 어떤 비자로 가 계신건가요? 요즘 태국도 외국인 체류에 관해 경계가 예전보단 삼엄해졌다고 들어서요!

아 저는 일을 하다보니 워킹 비자로 있어요! 옛날에는 워킹비자 없이 비자런이 가능했는데, 요즘은 외국인에 대해 비자런이 많이 엄격해 져서 자주 왔다갔다하면 입국 거부를 당할수도 있어용 ㅠㅠ

봄들님의 여행을 온우주가 부추기고 있군요.
이런 추세면 이제 곧 통장에도 뭔가 들어올 듯.
곧 떠나는 겁니꽈? :)

책상정리라는 그 위대한 행위를 하셨군요..

으악 ㅋㅋㅋ 결국 기억에 남는 건 책상정리인가요...

와 정말 멋진 인생을 살아오셨네요. 단순히 외국에서 살았다고 멋진 삶은 아니지만 분명한 배움이 있으리라고 확신하는게 제 입장인지라..
가급적 많이 여행가자 마인드거등요!!
마지막으로 사진도 멋지군요~

@whatwelivefor 님 잘지내셨죠 :) 아마도 한국에 잘 적응할 위인은 아니라는 빠른 판단 하에 밖으로 나돈 것(?)은 아닐까 싶어요 ㅎㅎㅎ 물론 외국에서의 삶이 멋지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다양한 경험과 만남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D 그래서 저도 여행이 참 좋습니다!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도 좋지만, 가능하다면 현지인과 어울리는 시간도 가져보셨으면 좋겠어요 :)

기분좋아지고 마음 설레는 글이네요. 저에게도 그런날이 오길 ^^

@influencer07 님 안녕하세요 :) 제가 감히 단언컨데, 그런 날이 꼭 올겁니다. 남들과 순서는 다를 수도 있지만요. 꼭 올거예요 :)

부산에 스달 결제 받으시는 서핑샵 있던데요! 앗, 서핑이군요! 혹시 다이빙도 가능한지 물어보세용! ㅎㅎ

헉 스달 결제 받는 서핑샵이라니 어딘가요 +ㅁ+ 스포긴 하지만... 왠지 제 목적지는 에디오피아나 요르단이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ㅎㅎㅎ

@greenswell 님의 지인샵인데, 쥔장이 스팀잇 가입하셨는지 모르겠네요. 관심 있으시면 @greenswell님께 문의해보셔요!
그리고 태국 꼬따오에 계신 한국인 다이빙 강사님도 가입하셨어요. @jennaxyony 뉴비셔요 ㅎㅎ

어머나. 스팀잇 소식은 에빵님을 통해 들으면 되겠군요 +ㅁ+ 정보령 짱이십니다!! 태국 꼬따오도 스쿠버다이빙으로 유명하던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에빵님!! 바로 놀러갈게요! >ㅁ<

앗+_+ 안녕하세요 !
헤헤, 뭔가 격하게 반겨주시는 것 같아서 넘나 감사합니다 :-)
앞으로 자주 뵈어용!! ㅎㅎㅎ

그 어려운 책상정리를 끝내셨군요... 칭찬합니다ㅎㅎㅎ
한달은 고사하고 며칠만이라도 어딘가 가고 싶어요...
돈이 있을 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을 땐 돈이 없어요...
아... 물론 요즘은 대출님께서 제 발목에 쇠고랑을 채우셔서... 시간과 돈이 함께 없네요ㅋㅋㅋ

정말 여러 나라에서 여행이 아닌 생활을 하는 경험을 하셨군요...
지나치는 것과 머무는 것은 다르다는 말이... 설렘을 줍니다...
저도... 다른 나라에서 머무는 삶을 살아볼 날이 올까.... 또 새로운 꿈을 살짜기 추가해 봅니다^^

만고의 진리인 것 같아요.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 돈이 없 ㅜㅜㅜ지금 통장잔고 무시하고 여행지를 꿈꾸며 들떠있는데...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좋네요. 까짓것 떠나기 까지 쬐끔 더 기다려주죠 뭐. 대신 돈을 벌어야 하는데........ 돈은 어떻게 버는건가요? ㅋㅋㅋㅋ

그러게요.. 돈버는 법 터득하시면... 저에게도 넌지시 비밀을 알려주세요ㅋㅋㅋ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작가보다는 여행작가가 더 어울리실 것 같아요. 글도 싣고 사진도 싣고 통장에 돈도 싣고. 그나저나 마지막 사진 언제 봤더라...근데 책상이 5평정도 되는거죠?ㅋㅋㅋ

아잌ㅋㅋㅋ 책상 5평 ㅋㅋㅋ 야구빠따 하나만 빌려줄래요 ㅋㅋㅋㅋ 근데 여행을 많이 했다고 해서 여행작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런 끈기가 제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우선은 순례길 이야기부터 마저 써야겠죠 :) 그리고 저 사진... 예전에 올렸다가 다른 사진으로 바꾼 적이 한번 있는데 그걸 기억하시다니 역시..............ㄷㄷㄷ

작가되실 분이 빠다가 뭡니까 빠따가...순례길 이야기 e-book으로 출간해보시죠.
제 눈이 매의 눈입니다 ㅋㅋㅋㅋㅋ

와.. 저는 작가가 될 사람이군요! ㅋㅋㅋㅋ

사진 속 구름이 꼭 오른쪽에 있는 집 굴뚝에서 나온 연기가 커져서 구름이 된 것 같네요. 일부러 구도를 그렇게 잡고 찍으신 것 같기도 합니다.

꼭 일본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서양풍의 시대를 그려놓은 작품에서 나오는 한 장면 같아요. 저는 제가 가보지 않은 해외의 장소에서 한달 살기 해보고 싶네요. 가능한 한국어가 안들리는 곳으로요. ^^;

하늘님!!! 잘 지내셨지요 :) 맞아요. 저 멀리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연기가 구름이 되어 피어 오르더라구요 :) 저도 여행하러 가서 한국어가 들리면 흠칫할 때가 있어요 ㅎㅎㅎ 사실 한국 여행지에서도 한국어로 너무 시끄럽게 떠드시면 울고 싶고요 ;ㅁ; 하늘님이 가보지 않으신 곳 중 어느곳에 한달동안 살아보고 싶으신가요? +ㅁ+

네, 덕분에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봄비님도 잘 지내시는 것 같아서 반갑습니다. 사실 제가 가본 해외 국가가 겨우 열손가락 정도라서요. 그러니 안가본 곳들이 얼마나 더 많겠어요. 많아서 딱 정하기 힘들어요. 아직도 계속 고민중인데 답이 안나오네요. 미얀마나 티벳도 있고, 포르투갈도 있고, 그리스도 있고, 아르헨티나도 있고, 쿠바도 있고... ㅎㅎㅎ 대중 없네요. 진짜... 이 곳은 이래서 살아보고 싶고, 저 곳은 저래서 살아보고 싶고... 평생을 떠돌다가 살 팔자랍니다. 이러니 이번 생은... 틀렸어요. ^^;

앗, 평생을 떠돌다가 살 팔자이니 이번 생은 틀렸다니요! 이 무슨 말씀이랍니까 ㅎㅎㅎ 저는 쿠바를 꼭 가보고 싶었는데 갔다온 친구가 개똥이랑 바퀴벌레가 너무 많다며.... 포르투갈은 다녀오시지 않으셨나요? +ㅁ+ 무려 로드트립으로!?

아직 다 둘러보지 못했어요. 포르투갈... 생각지도 못한 대자연의 스케일에 압도되어서... 와... 해변에서 깍아진 절벽과 모래사장의 해변, 그리고 바다를 보는데... 할 말을 잃었습니다. 워낙 그런 대자연을 잘 못봐서 그런지 몰라도 한참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포르투갈은 다시 가고 싶어요. 원래 1번 가고나서 싫증내는 성격이 아니라서요. 장기간 거주한 도쿄도 다시 가고 싶고, 너무나 자주가는 오사카도 자주 가고 싶고 뭐 그런걸요.

그리고 이번 생은 틀렸다는 것은... 이렇게 떠돌이 생활 좋아하는데... 안정적인 생활이 글렀으니 대다수의 안정적인 생활을 원하는 분들과는 만나기 글렀으니.. 평생 혼자 살 팔자라는 뜻이었습니다. 트래킹 좋아하고 텐트에서 야영 좋아하는 분이 국내에 몇이나 되겠으며 그 중에서 제가 좋아하고, 저를 좋아해줄 분이 계실지도 모르는거구요. ㅋㅋㅋ

아닛, 여행이야기에서 결국은 반려자 이야기로.....(또르르) 트레킹과 야영좋아하시는 한국인 여성분 의외로 많답니다!! 여행하시다가 자연스레, 우연히 만나시게 될 지도요 (꺄아)

저도 나라에 따라서는 아무리 가도 질리긴 커녕 더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있(겠)더라구요. 포르투갈에서는 서핑만 해서... 리스본에는 갈때마다 비가 왔구요 ;ㅁ; 그래서 저도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요. 그전에 제발 운전연습.......... 하아.

예전에도 생각했던 것인데 요즘 들어 갑자기 다시금 쳐드는 생각이... 항상 여행을 꿈꾸는데 실제로 내가 하는 여행은 인생에 정말 얼마 안되었구나 싶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인생도 하나의 여행으로 볼 수 있는데 내 인생의 여행을 나는 그러면 잘 하고 있나 싶은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요. 주변에 하나 둘 결혼이라는, 양육이라는 여행으로 떠날 때마다 홀로 남겨지더라고요.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은 또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져야 하는데 그것도 몇번 반복되니 어떨 때는 지칠 때도 있고요. 물론 평소에는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즐겁게 받아들인답니다. 요즘에 저에게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은 스티밋 분들이 되시겠네요. ㅎㅎㅎ

포르투갈 서핑 즐기가 정말 천혜의 요건을 갖춘 것 같더라고요. 해변 돌아다니다보면 꼬맹이들부터 서핑보드 챙겨 다니면서 서핑하더라고요. 저는 남쪽에서 리스본까지만 올라가고 포르투는 시간이 부족해서 못갔는데... 다음번엔 포르투도 한번... 가고 싶네요.

운전연습은... 절대 가족에게 받지 마시고, 남에게 받으세요. 가족에게 받으시면 서로가 서로에게 못할 짓(?) 같아요. ^^;;; 운전면허 얼른 따세요. 운전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더라고요. 굳이 필요 없음 상관없긴 하지요. 뭐~ ^^

포르투!! 포르투 정말 좋았어요 ;ㅁ; 그땐 고독을 씹으며 여행했으니 다음번엔 친구나 애인과 다시 가려구요 :D 벌써 두근두근 +ㅁ+ 운전면허는 15년 전에 땄는데.... 해외에 있다보니 운전하는 법을 다 까먹었네요.

저도 어제 쓴 글에서 지인들과 다른 제 삶에 대해 잠깐 언급했는데. 결국 나다울 용기를 내어 사는 것이 가장 후회가 덜하지 않을까 싶어요. 어차피 정답은 없는거구요. 나중에 둘이 되고 셋이 될 때 못할 것들은 혼자일 때 실컷 누리셔요! 저도 결혼하거나 아이가 생기면 못갈 것 같은 아프리카나 중동여행을 최근 막연히 생각중에 있답니다 :D

Coin Marketplace

STEEM 0.31
TRX 0.11
JST 0.034
BTC 66772.03
ETH 3237.54
USDT 1.00
SBD 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