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밥] 부야베스, 도전과 응전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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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야베스 대참사 (12일 저녁밥)

억만금을 들여 부야베스를 만들어 먹었다. 차라리 사 먹을 것을. 샤프란과 우럭과 아귀와 꽃게와 오징어와 새우와 양파와 감자와 토메이토와 페퍼론치노와 통후추와 바지락과 화이트와인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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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실패했나.

  1. 꽃게 두 마리 때문인 것 같다. 너 한 마리, 나 한 마리 하려고 두 마리를 넣었는데, 아, 이것은 부야베스가 아니라 꽃게탕이었다.

  2. 타이밍 때문이다. 우럭과 아귀를 너무 빨리 넣고 너무 오래 끓였다. 깊은 맛을 낸답시고 그랬다. 생선 살이 다 부서져 국물 속에 흩어졌다.

  3. 후추 때문이다. 스테이크 만들던 습관대로 통후추 그라인더를 주저하지 않고 신나게 돌린 게 화근이었다. 혀가 알알했다.

맛이 아주 없는 것은 아녔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쯤 되면 성공보다는 실패 쪽에 휠씬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포기는 없다. 다음주 또는 다다음주에 다시 해 볼 생각이다.

꽃게탕은 곤란하니까 꽃게는 한 마리만. 물 양은 좀 적게. 한 700ml만. 생선 투하 후 한소끔만 끓이고 와인 투하하고 먹을 것. 끓일수록 간이 세진다. 소금과 후추는 조금만 넣어야지.

매콤 봉골레로 만회 (13일 아침밥)

어제 정신이 없어서 빼먹은 바지락으로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었다. 평소보다 페퍼론치노를 두 배나 많이 썼다. 매콤한 맛을 내려고. 별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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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부야베스 1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이런 맛을 냈으니. 이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사실 파스타에는 엔간히 자신이 있다.

뷔페 (13일 점심 겸 저녁밥)

첫째놈이 팽이를 사달라고 성화였다. 대형마트 문 닫는 둘째 주 일요일이라 백화점에 갔다. 팽이가 1만 7000원이라니. 5000원만 받아도 되겠구만.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 있는데 안 사줄 수도 없고.

뷔페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계산하고 보니 부야베스 재룟값보다 싸다. 재도전이고 나발이고 그냥 부야베스 잘하는 집에 갈까. 아니다. 사 먹을 땐 사 먹더라도 내가 만족할 때까지 함 해봐야지.

분수쇼(13일)

야외 동요음악회인지 뭔지 한다기에 우리 가족은 백화점에서 나와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음악회는 기대 이하였다. 10분이나 봤을까.

음악광장으로 이동했다. 공기가 청량했다. 미세먼지가 없었다. 아직 여름은 오지 않아서 바람이 시원했다. 나는 아내와 생맥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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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30분 분수쇼를 시작했다. 분수가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첫째는 웃으면서 뛰어다녔다. 둘째는 거짓말처럼 갑자기 짝짜꿍짝짜꿍(박수)을 했다.

영화음악, 동요, 가요 등이 번갈아 나왔다. 대단히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볼만한 쇼였다. 아들들이 좋아해서 나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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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온 사프란을 넣은 부야베스. 드디어 나왔군요. 음.... 네, 꽃게탕 잘 봤습니다. ㅎㅎㅎ

첫째랑 둘째 어쩜 저렇게 귀여워요?! +_+ 천사네요 천사 :D

샤프란과 백포도주로 풍미를 살린 꽃게탕 대령이오~
아들들 귀여울 때는 귀엽지만, 울기 시작하면... 천사는 아니랍니다.
그래도 사랑한다 아들들아.

둘째가 활짝 웃었어요 ㅎㅎ 몇주만에 드디어 등장한 부야베스 ㅎㅎ 그러나...

크흙... 사진으로 보니까 더 맛없어 보입니다...

칼님 마지막 사진 넘 멋져요!
삼총사가 떠오르네요
세상 멋진 삼부자!!ㅎㅎ

감사합니다! 찍을 떄 둘째놈 표정은 못 봤는데 저런 표정을 하고 있었네요. ㅋㅋ 제 보물들입니다.

요리하는 아빠 멋지세요!
팽이는...시즌으로 나와요 ㅠㅠ

사실... 뭐 못 사줄 정도는 아닌데. 너무 이렇게 다 사주면서 키워도 되는 것일까. 아이들이 잘 자라려면 어떤 결핍 같은 것도 필요하지는 않을까. 고민입니다.

기관에 다니고 학교에 다니면 참 어렵더라구요.
결핍이 필요하긴 하지만 적정하게 아이와 기준을 만들어 그 내에서 이루어져야지...아니면 부모도 아이도 힘들어요.

그러니까요. 벌써 어린이집 아무개가 있단 말야 이러니까. 안 사줄 수가 없더라고요. 우리 애만 없나 싶어서. 그래서 팽이를 벌써 두 개나 사줬답니다. 휴우

두개면 양호하세요....라는제 말이 위로가 되실까요 ㅎㅎ
시리즈에 들어간 돈으로 파워업을 했으면 이라는 아쉬운 맘을 ㅠㅠ
벌써 월요일이 되었네요~ 즐거운 한주를 맞이하시길 바래요~

왠지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아 더욱 두렵사옵니다...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와이프가 이 포스팅을 보면 안되겠습니다. ㅋ 개인적으로 마지막 사진... 참 좋은데... 전 환공포증이 있어서 온 몸에 소름돋았네요. ㅋㅋㅋ

헉 죄송합니다. 거기까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환 공포증이라니.. 앞으로 사진 올릴 떈 조심할게요.

아닙니다. ㅋㅋ 한번 소름만 돋고 끝나요. ㅎㅎ 그러 실 것 까지는 없어요. 어쨌든 배려해주시는 마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집에서 근사한 음식들을 만들어 드시는군요.
전 김치찌개, 된장국 이런 것만 만들어 먹는데ㅎㅎ
매콤 봉골레 레시피가 궁금하네요.
그건 도전하고 싶어요.^^

그게 아니라... 양식이 한식보다 쉽더라고요. 또 주말에 한 번씩 해주는 거라, 아내에게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ㅋㅋ

준비물(1인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파스타 100g, 통마늘 4개, 페퍼론치노 6개, 바지락 15개, 올리브유 2큰술, 화이트와인 2큰술, 소금

조리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바지락을 해감한다.
  2. 마늘을 칼 손잡이 뒷부분으로 찧는다.(찧는 편이 풍미가 좋음)
  3. 페퍼론치노를 절반으로 쪼갠다.(쪼개야 매운 맛이 진하게 남)
  4. 물 1L에 소금 10g을 넣는다. 물이 끓으면 파스타 면 100g을 넣는다. 타이머를 7분에 맞춘다.(7분이 알덴테. 부드러운 면을 선호하면 더 익혀도 됨)
  5. 데우지 않은 프라이팬에 올리브유 2큰술을 두른다.
  6. 곧바로 프라이팬에 마늘을 넣고 살짝 볶는다.(달군 팬에 넣으면 마늘이 탐)
  7. 프라이팬에 페퍼론치노를 넣는다.
  8. 마늘이 갈색빛을 띄면 해감한 바지락을 넣는다.
  9. 찧은 마늘이 갈색 빛을 띌 때까지 볶는다.
  10. 프라이팬에 바지락을 넣는다.
  11. 프라이팬에 곧바로 화이트와인 2큰술을 넣는다.
  12. 프라이팬 뚜껑을 덮고 2분쯤 기다린다.(잡내가 없어짐)
  13. 7분 익힌 파스타면을 프라이팬에 넣는다.
  14. 면수 100ml를 프라이팬에 넣고 더 익힌다.
  15. 바지락이 입을 열 때까지 프라이팬을 가열한다.
  16. 맛있게 먹는다.

이렇게 체계적인 레시피라니..... 칼님, 알고보니 세심하신 분이셨군요 !

그렇습니다. 저는 '소심'이 아니라 '세심'한 사람이었습니다!

와우! 이렇게 섬세한 레시피라니!
깨알팁까지 전수해주시고!
보검님, 친절한 레시피 감사합니다.
다음 주말에 도전해볼게요.
아름다움 꿈 꾸세요.
내일 힘차게 기상하시구요.^^

입에 맞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평소에 얼마나 매콤하게 드시느냐에 따라 페퍼론치노는 1개쯤 더하거나 빼주셔도 될 거 같아요. 안녕히 주무세요^^

저는 이름도 모르는 요리를!
대단하십니다 ㅎㅎ

하다보니까 관심이 생겨서 무모하게 막 도전하고 있습니다!
엉망인걸요 뭐... 흑흑...
이러다보면 언젠가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잘 벼린 칼님도 음식 사진은 잘 못 찍으시는군요ㅋㅋㅋ 저도 항상 저런 식으로 찍어서, 무슨 음식가지고 증명사진 찍냐는 소리 듣곤 합니다.

오오 동지여 ㅋㅋㅋㅋㅋ
예 저는 그래서 아예 이쪽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직사각형에 후진 조명으로 막 팍팍.
혹시 또 압니까.
이쪽으로 일가를 이뤄서 제2의 백종원이... 아아 그럴 일은 없겠지요...

음식만 맛있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아.. 실패했다고 하셨지... 죄송합니다ㅠ

헉 두 번 죽이시는 ㅋㅋ 괜찮습니다. 뭐 하다보면 늘겠지요. 사진기술은 안 늘 듯..

음식 증명사진이라니 ㅋㅋㅋㅋ

식욕이 떨어지는 첫사진을 보고서 운동 욕구가 솓구치게 만드는 마지막 사진의 허벅지를 보니 다시 이상하게 배가 고픕니다 ㅎㅎㅎ

헉 kungdel님 이 댓글에 다운보팅하고 언팔한 뒤에 뮤트하겠... 다고 말씀드리기에는 옳으신 말씀이라서... 흑흑 성공한 사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하지만 아마 성공해도 사진으로는 맛없어 보일 거라고 확신합니다.

무슨 팽이길래 1만 7천 원이나... 탑 블레이드인가요?

스핀파이터라는 팽이인데요. 아들놈이 만 4세라서. 이것으로 사줬습니다. 탑블레이드는 6세 이상이었던 것 같아요. 스핀파이터 쪽이 더 돌리기 간편한 것 같았습니다...

찾아보니 색깔이 츄파춥스 같네요. 팽이는 탑블레이드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저 츄파춥스에 환장을 한답니다. 잘 갖고 노니 좋기는 한데 며칠이나 갈지. 또 얼마 있다가 탑블레이드를 사달라고 하겠지요. 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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