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 쓰고 네가 그림 그리고

10. 네가 나에게 연락했던 그 마지막 시간을 기억해

글 : @dianamun
그림 : @yslee

네가 나에게 연락했던 그 마지막 시간을 기억해.
그리고 그 시간만 되면 나는 너를 기다려.
혹시 이 시간만 되면 내가 생각나는 건 아닌지 기대하면서 말이야.
불안하게 시계를 쳐다보며 그 시간이 오기를 기다려.

1분이 지나면 생각해.
혹시 망설이는 건 아닐지.

다시 또 1분이 지나면 생각해.
내가 너무 조바심을 내는 건 아닌지.

그렇게 몇 분을 흘려보내고 나는 다시 생각해.
또 나 혼자 바보 같았구나 하고 말이야.
또 나 혼자 너를 기다렸구나 하고 말이야.

또 나 혼자
너를 사랑해버리고 말았구나 하고 말이야.

시간은 흐르고 잠시 네 곁에 머물렀던 내 마음도 흘러가.
아주 천천히 그리고 고요하게 흘러가.
네가 나에게 연락했던 그 마지막 시간을
나 혼자 미련 맞게 의미를 두었구나 하면서,
나는 그렇게 그 시간을 흘려보내.
이제 더 이상 의미 없는 그 시간을 내 곁에서 흘려보내.

오후 8시 25분

이제 난 네가 연락했던 그 시간만 되면
너를 그리워하다 지친 그 마음을 기억해.
네가 나에게 연락했던 마지막 그 시간을 나는 그렇게 기억해.
내 옆을 비켜가라고 자리를 내어주어도
어김없이 돌아오는 그 시간을 나는 매일 맞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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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lee 작가의 시선

그 사람을 기다렸던 시간들을 마음속에 새겨봤습니다.
지층에 새겨진 과거의 흔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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