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음식스토리텔링) 제주도 도감어르신과 돗괴기(실습편-3) with 양용진선생님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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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삶은 고기로 '미수전'이라는 에피타이저를 만들 것이다.
미수전은 돼지고기를 다져서 계란으로 옷을 입힌 제주도 전통 전이라고 한다.

미수전

재료 : 삶은 고기 50g, 두부 20g, 마늘 약간, 다진파 1작은술, 깨소금 약간, 후추 약간, 참기름 약간, 달걀 3개, 식용유, 소금 약간, 간장 약간

일. 돼지고기는 잘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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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베고기를 만들기 위해서 삶은 고기 중 가능하면 살코기로 조금만 가져다가 잘게 다져준다.

이. 달걀에 소금을 약간 넣어 풀어 놓는다.

삼. 두부는 수분을 제거하여 으깨어 고기와 합하여 양념한다.

먼저 두부를 도마에 놓고 칼의 넓은 면으로 으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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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타올을 이용해 물기를 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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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진 고기와 두부에 양념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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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고기소를 길이 3cm 정도 두께는 0.7cm로 길게 빚는다.

손으로 살살 빚어서 그릇에 붙지 않게 잘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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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수저로 달걀물을 떠서 전병을 부치듯이 부치고 달걀이 굳기 전에 고기소를 넣어 돌돌 말아준 후 양쪽을 눌러 모양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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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물로 전병을 붙이듯이 동그랗게 만들어 준다.
달걀물은 한 수저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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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물이 다 익기 전에 고기소를 넣고 돌돌 준 후 양 끝을 잘 붙도록 모양을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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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모양이 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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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계란의 색은 식욕을 자극하고, 안에 들어있는 고기와 두부는 입맛을 이끌어주기 때문에 에피타이저로 아주 좋다.

이렇게 마을의 도감어르신이 주신 좋은 돼지고기 한덩어리를 큰 솥에 삶아서 할 수 있는 제주도 음식을 모두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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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돼지 고기로 차린 제주도 향토 음식 한상차림.^^

삶은 돼지로 할 수 있는 제주음식을 배우면서 참 새로운 것이 많았다.
우리는 보통 보쌈이나 수육이라고 하는 것을 제주도 전통 도마에 썰어 놓고 '돔베고기'라고 부르는 것도 신기했고, 이렇게 썰어놓은 삶은 고기를 제주도 사람들은 간장에 찍어서 먹는다는 것도 신기했다.
수업을 진행할 때 특히 제주도 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삶은 고기를 간장에 찍어먹으면서 "바로 이맛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정말 음식 유전자라는 것은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고기국수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우선 국수를 중면으로 끓여 먹는 것은 나는 아직도 잘 적응이 되지 않는다.
제주도 곳곳에는 국수집이 정말 많다.
우리집 근처에는 '국수거리'라는 긴 거리도 있어서 거기에 가면 정말 많은 국수집이 즐비하게 있다.
관광객들에게 정말로 인기가 많아서 일년 365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나 줄을 서서 먹는 '자매국수'집도 우리집에서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다.
맛있는 국수집이 집 근처에 있어서 자주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언제나 1시간은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자매국수집은 오히려 제주로 이사오고 더 못가고 있다.
놀러 와서야 한시간 기다려서 맛집에 들어가지만, 여기 살면서 맛집에 줄을 서서 기다려 먹기는 좀 어색하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국수 거리에 있는 국수집도 다른 곳에 있는 국수집도 모두 중면을 사용하고 있다.
잔치국수라고 파는 집도 더러 있는데, 그집조차도 중면을 이용한 국수를 팔기 때문에 육지에 살때 먹었던 잔치 국수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가끔 잔치국수가 간절히 먹고 싶을 때가 있다.ㅜㅜ
뭉근한 고기 국물에 끓여낸 배지근한 고기국수는 나는 아직도 입에 그렇게 잘 맞는 건 아니다.
그나마 관광객 입맛을 고려해 만들었다는 '자매국수'집 고기국수는 먹을 만하데..ㅜㅜ
참고로 제주도 사람들은 절대로 '자매국수'집에 가서 국수를 사먹지 않는다.ㅋ

오늘 포스팅한 미수전도 처음 보는 전이어서 새로웠다.
얇은 달걀 옷을 입은 고기와 두부가 들어간 전은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에 자극적이지 않은 은은한 고소함이 나는 음식이었다.

전에 테이스팀 매운맛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않는다.
매운 것은 '육지껏들이 먹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입맛이 아주 다르다.
그리고 제주도 사람들은 육지 음식이 너무 짜다고 한다.
제주도의 심심한 음식맛에 익숙한 사람들이 육지에 놀러와서 육지 음식을 먹고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이 바로 '짠맛'이라고 한다.
정말로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데, 유전적으로 입맛이 다른 것이다.ㅋ

제주도는 알수록 재미있고, 제주의 입맛은 알수록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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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는 외국인들에게 대접해도 훌륭한 요리일 것 같은데요? ㅎㅎ
자태고 곱고~ 맛도 당연히 좋을 것 같아요~

푸짐하게 먹는 우리 음식과 달리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정갈해 보여서, 외국인들이 신기해 하기는 할 거 같네요.^^
확실히 외국에 오래 계시더니 마인드가 달라지셨어요.^^

도새기와 닭고기(?)가 만났네요.ㅎㅎ
좀 특이하네요.

동그랑땡 같은 전도 돼지고기와 달걀이 많나지요.ㅋ
달걀 지단을 만들어 싸는 게 특이한 것 같아요.

계란만두 맛있어 보이네요~

앗! 이것 보고 계란 만두라고 부르시다니.
아이디어가 참신하십니다.^^

일반 동그랑땡에 계란옷을 입혔군요~
제주도에 국수거리까지 있다니~ 한때 9박10일 여행도 가봤는데~ 국수를 못먹어본게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제주하면 그냥 흑돼지, 귤, 갈치등이었는데 덕분에 많은걸 알게 되네요~~

긴 시간 여행을 오셨었네요.^^
국수집으로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집이 몇있습니다.
자매국수, 올레국수, 춘자네국수..등ㅋ

돗괴기가 돼지고기인가보네요?
제주도 말 신기해요

네, 돼지고기를 그렇게 부르더라구요.
제주도 말 재밌고 신기한 거 많아요.ㅋ
돗괴기와 비슷한 독새끼는 계란을 뜻한답니다.
닭을 '독'이라고 하는데 독의 새끼니까 계란이라고.ㅋㅋ

달걀만두는 진짜 맛있어보이는데...
손도 많이 가고 기술이 필요할 것 같아요.

우와! 달걀만두라고 하시는 분이 또 있으니네요.
전 그게 더 신기해요.
만두란 생각은 안했는데, 그렇게 보시는 분이 두분이나 계시다니.ㅋ

ㅎㅎㅎ 공감이예요. 육지 음식은 너무 짭니다.

특히 음식점 음식은 많이 짠 거 같아요.
요즘 단짠이 유행이라고 대놓고 달고 짜게 하는 것 같아요.

같은 음식도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예전에 환갑이나 고희연 아니면 소대상에
큰 상을 차릴 때 알쌈이 올라갑니다.
평소에도 해 먹기는 번거로와
자주 해 먹는 음식은 아니지요.

모든 재료나 방법이 같은데 한 가지 다른 점은
올려주신 미수전은 양끝을 아물리지 않은데 비해
이곳에서는 평소에는 반달모양으로 접고 익히는데
큰상을 올릴 때는 높이 고임을 하기 위해
양끝을 접어 아물려 말아서 완성합니다.

계란으로 하면 알쌈이라고 불렀고
여의치 않으면 밀가루 반죽으로 해서
밀쌈이라고 불렀습니다.

같은 음식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알쌈, 밀쌈...
아주 친근한 네이밍이에요.
옛날 분들은 음식이름도 참 신기하게 잘 지으시는 거 같아요^^
오히려 제가 좋은 정보를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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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향토 음식 한상이라 정말 이런게 제주의 맛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주도 더 많이 알고 싶고 제주 압맛도 더 많이 알고 싶어집니다~

제가 제주도에 사는 한 꾸준히 '제주음식스토리텔링'은 연재를 할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여기에 살고 있으면 얻어 듣는 정보가 많거든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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