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음식스토리텔링) 제주다운 된장의 사용(실습편-1) 돼지고기 된장 불고기 with 양용진 선생님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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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방주에도 올랐다는 제주 된장으로 상을 차려 보자.

오늘 상차림에 필요한 식자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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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된장 불고기

재료 : 돼지고기(불고기감 : 보통 앞다리로 한다.) 300g, 숙주나물 50g, 양파 1/2개, 부추 50g, 마늘 2쪽, 팽이버섯

양념 : 설탕 1/2큰술, 간장 1큰술, 청주 2큰술, 된장 2큰술, 물엿 1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이 양념에 특징이 있다. 바로 마늘을 넣지 않는 것이다. 돼지고기 불고기인데도 그냥 된장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일. 위의 양념장 재료로 양념장을 만들어 20~30분 정도 숙성시킨다.
다른 음식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인데, 양념장을 넣고 하는 음식은 양념장을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하루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을 시킨 후에 음식을 하면 더 좋다.
여유가 안 되면 30분 정도라고 숙성을 시키면 모든 양념이 서로 맛이 배어서 더 깊은 맛의 요리를 할 수 있다.

이. 돼지고기는 먼저 키친 타월로 핏기를 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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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기를 뺀 돼지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양념에 골고루 버무려서 10~20분간 숙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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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양파는 채 썰고 부추도 양파 길이만큼으로 썰어 준다.

사.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 두개를 편썰기 해서 볶아 마늘기름을 내준다.

여기서 팁!
마늘 기름을 낼 때 마늘은 그림처럼 썰어야 기름에 마늘향이 더 잘 배어나온다고 한다.
가운데 구멍이 점점 커지면서 거기서 향이 나온다나 뭐라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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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향이 올라오면 숙주나물, 양파, 부추를 넣고 가볍게 볶다가 소금 간하고 꺼내 접시에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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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달군 팬에 고기를 넣고 노릇하게 지지다가 팽이버섯을 넣고 같이 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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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먼저 충분히 볶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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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익으면 팽이버섯을 넣고 볶아준다.

육. 야채를 담아둔 곳 위에 볶은 돼지고기를 얹어준다.

이렇게 해서 돼지고기 된장 불고기가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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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이야기

제주도 하면 가장 유명한 음식이 흑돼지일 것이다.
흑돼지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도 않지만, 알려진 이야기 중에서도 잘못 알려진 것들이 많다.
나도 정확히 그리고 많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을 기본으로 잠깐 정리해본다.

우선 그냥 흑돼지와 제주 토종 흑돼지는 다르다.
그냥 흑돼지는 제주에만 있는 특산물은 아니다. 육지에서도 흑돼지를 길러 흑돼지 고기를 생산해 낸다고 한다.
그리고 제주에 있는 흑돼지가 모두 토종 흑돼지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거의 토종 흑돼지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우선 제주 토종 흑돼지는 종자가 매우 작은 돼지라고 한다.
다른 돼지가 10개월이면 120kg으로 도살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이렇게 큰 돼지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기는 70~80kg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 돼지 한마리 잡으면 엄청난 돼지고기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 토종 흑돼지는 2년을 길러야 100kg이 겨우 된다고 한다. 이렇게 기른 돼지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기는 40kg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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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토종 흑돼지는 생산성에서 밀려나다가 거의 멸종이 될 뻔 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을 1986년 축산진흥원에서 우도에 남아 있는 토종 흑돼지를 데려다가 관리하여 260마리까지 번식시키고 수가 넘쳐나자 농가에 분양도 해 주었다고 한다.

이 토종 흑돼지는 털이 검고 귀는 쫑긋하고 몸집이 작아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족발도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제주 흑돼지의 족발은 '아강발'이라고 부르는데, 그 크기가 아주 작다고 한다.
아강발은 '종아리 아래에 있는 발' 정도의 뜻이다.
흔히 말하는 족발은 돼지 다리 하나지만, 흑돼지의 족발은 조그만 발이라고 할 수 있단다.
그러니 제주도 흑돼지로 만드는 것은 '족발'이 아니라 '아강발'인 것이다.

제주도에는 이런 토종 흑돼지를 분양받아 토종 흑돼지 고기요리를 하는 집이 하나 있다.
돼지를 기르는 농장의 이름은 '늘푸른 농원'이고, 농원 안에 있는 토종흑돼지 요리를 하는 음식점 이름은 '연리지 가든'이다.

돼지를 자유롭게 뛰어다니게 하며 기르고,
좋은 사료를 먹이며 천천히 기르고,
돈사의 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하며,
항생제 주사를 놓지 않는 돼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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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이미지
고기의 살이 더 붉고, 비계의 식감이 쫄깃쫄깃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연리지 가든 : 제주시 한경면 두조로 190-20

음식값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진짜 토종 제주 흑돼지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 부부는 돼지고기를 잘 먹을 줄 모른다.
돼지 비계를 거의 잘라내고 먹기 때문에 삼겹살도 잘 먹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제주도 사람들은(어쩌면 모든 사람이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비계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정육점에 가서 살코기만 있는 돼지고기를 사기가 더 어렵다.
비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살코기만 달라고 해도 "비계가 더 맛있는 거여."하면서 비계가 붙은 고기를 준다.
그래서 제주에 와서는 더 돼지고기를 잘 안 먹게 된다.

이런 이유로 '연리지 가든'을 갈 일은 없을 듯하지만,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강추하신 음식점이니 제주여행 오시는 분 중 제주 토종 흑돼지 고기의 맛이 궁금한 분은 가봐도 좋을 듯하다.

그전에 시골에 살때 우리 마을 이장님의 친구분이 국정원에서 일하는데, 제주도로 발령이 나서 일, 이년 근무를 했었다.
우리가 제주에 이사온 해에 이장님이 친구도 만날 겸 우리가 이사 잘 왔는지도 볼 겸 제주에 내려오셨던 적이 있다.
그때 그 국정원 친구분이 알려주신 맛있는 흑돼지 집이 있었는데, 그집 고기도 참 맛이 좋았다.
돼지 비계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날 고기를 맛있게 먹고 갑자기 먹은 기름기에 설사를 좀 하긴 했지만, 고기는 정말 맛이 좋았었다.
아마도 이집 고기도 꽤 좋은 흑돼지 축에 끼는 듯하다.
언제나 손님이 오면 여길 가는데 모두 대 만족이었으니까.
그리고 우리나라 국정원의 소식통이니...ㅋㅋ

우리가 간 흑돼지 전문점은 '미소짓는 흑도야지'집이다.

미소짓는 흑도야지 : 제주시 일주서로 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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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껍데기에 검은 털이 보여야 진짜 흑돼지라는 이야기도, 돼지고기에 빨간 도장이 찍혀 있어야 인증받은 제주돼지라는 이야기도, 그냥 제주 흑돼지의 유명세인 듯하다.

돼지고기 된장 불고기를 만드는 김에 제주도 흑돼지에 대해 내가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제주도 살면서 점점 정확히 제주도를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나머지 상은 내일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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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이 엄청나네요.^^

아, 흑돼지 오겹살 말씀하시는 거죠?
완전 압도적이랍니다.^^

네. 최고이네요.^^

생산성이 떨어져서 그렇게 비쌋던거군요.. 흑돼지 넘 비싸요 ㅠㅠ

맞아요. '흑돼지'라고 간판만 달리면 우선 비싸지는 거 같아요.ㅜㅜ

헐.. 정말 먹음직 스럽습니다.! 간장돼불!

간장이 아니구요, 된장이랍니다.^^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간장이라고 적었을까요!?
제 군침은 된장돼불땜에 흘린것인데...

배고플때 돼지고기 보니까 안익었지만
마구마구 먹고 싶어져요
전 털 때문에 좀 꺼려지던데 😭
털이 있어야 흑돼지니
털없이 믿고 사먹을수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많이 나갔나요?

아무리 배가 고프셔도 안 익은 건...ㅋ
저도 저 털을 보면 더 못먹겠더라구요.
저랑 비슷하시네요^^

유명한 제주 흑돼지네요
맛있다고 그러는데 다음에 가면 꼭 먹어봐야겠어요
너무 맛나 보이는데요
프로십니다 ㅎㅎ
그림도 잘 그리시고~~~

제주도 사람들은 소고기 보다 돼지 고기를 훨씬 더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돼지고기가 맛있기 때문일 겁니다.
몇년 전 제주도에 소고기 무한 리필집이 붐처럼 생겼는데, 일년도 안 되어 다 망했답니다.
제주도 사람들이 소고기보다 돼지고기를 더 좋아해서 생긴 일이라니...ㅋㅋ

와~ 된장 불고기는 처음 봐요~ 사진만으로도 침이...ㅎㅎ
헉...잘 먹을줄 모르다...특히 삼겹살은 비계가 있어야 제맛인데요!!

바삭하게 거의 과자처럼 구워 먹는 촌스런 입맛을 가지고 있어서요..^^

헐 마늘을 세로로 잘랐었는데 가로로 잘라야 하는군요!!!
완전 꿀팁이군요. 여태껏 마늘기름을 잘못낸 나를 반성하며...

여기선 숙주를 구할 수 없지만 된장은 있으니 된장불고기를 한번 시도해 보고 싶군요 ㅋㅋㅋ

아, 된장은 구할 수 있나 보네요^^
보쌈을 만들 때도 된장을 넣고 삶잖아요. 아마도 돼지 누린내를 잡는데 된장이 효과가 좋아서겠죠?
잘 만들어 보세요^^

저녁시간에 군침이 돌아요.
된장불고기는 아이들도 잘 먹을수 있겠네요~ ^^

네, 매운 맛을 낸 것이 아니라서 아이들도 좋아할 거에요.^^

연리지 가든 꼭 기억하겠습니다!!!!

네, 좀 비싸다고는 하지만, 품질은 보증할 수 있을 거 같네요^^

돼지고기를 좋아해서 연리지 가든 꼭 가보고 싶어요:)

@levoyant님이 제주에 계실 때 제가 이런 포스팅을 했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어요.
다음에 제주 나들이 오시면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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