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산다 - 현대 사회와 판타지의 집합체

in #kr5 years ago (edited)

마리_폰배경.jpg
출저-네이버 '초' 블로그


 판타지 장르는 그닥 즐기지 않는 제가 유일하게 빠져있는 판타지(?) 웹툰, ‘용이산다’를 소개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작가 ‘초’ 님의 연재작품으로 용과 인간이 함께 하는 상상같은 이야기입니다. 현재 시즌 4가 연재중이네요. 원래 ‘초’ 작가님은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에서 따듯하고 일상적인 반려묘,견 그림과 글을 그리시는 분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용이산다는 지금은 빠지지 않고 챙겨보는 애정하는 웹툰중 하나가 되었죠. 첫 ‘용이산다’ 가 시작한게 2013년이니 벌써 6년째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는 데다가 이미 책으로도 출판되었습니다. 저도 사서 프랑스까지 가져왔더랬죠. 만화책을 구입한건 정말 오랜만이였습니다. (지금도 가끔 읽어요.)


'용이산다 시즌1- 에피소드1' 네이버 웹툰 링크입니다.



 장르는 일상+판타지로 먼 옛날부터 인간의 조상들과 하나였던 용들 그리고 현대로 이어지는 그들의 삶을 보여줍니다. 2-3천년 전만해도 용들은 본모습을 숨기지 않고 인간들과 섞여서 지냈다고 하는데, 점점 기본적인 섭리를 무시하고 용들을 조종하려는 인간의 요구에 공존은 무너졌죠. 결국 용족은 얼마 안남은 자연에서 사는 무리와 인간들 사이에 숨어 사는 무리로 나뉘어졌다고 해요. 용은 3단계에 거쳐 변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모습-미니미한 용 모습-거대한 본 모습 으로요. 심오한 판타지 같지만 실제론 코믹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로 그리며 개그 코드와 섬세한 대사, 귀여운 그림체가 특징입니다.


 인기 작가는 한번쯤은 겪는다는 논란도 물론 거쳤던 기록이 있습니다. 웹툰 내용 중 성소수자 희화화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페미니스트였던 줄 알았던 작가가 그럴줄은 몰랐다는 피드백에 소란스러웠죠. 다른 곳도 아닌 네이버라는 큰 시장의 웹툰으로서 독자들 수와 인기를 보면 고려했어야만 하는 부분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저도 웬툰을 여러번 읽었던 터라 몇몇 부분은 지나치게 희화화 한다는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 작가님도 끊임없이 배우고 포용하며 자신의 세계관을 독자들과 타협하며 작품을 발전시키리라 믿습니다.


 이 웹툰에서 제가 공감하는 바는 (물론 픽션이긴 하지만서도) 용들은 신성한 생물로, 양심에 찔리는 행동을 하게 되면 몸이 아프게 된다는 점인데요. 그래서 모든 용은 오지랖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 모습으로 무리에 섞여 살다가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나서게 되죠. 불의의 기준이 극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양심통-용이 겪는 현상으로 본인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행위나 말을 할 경우 상당한 고통을 겪게 된다. 보통 기침이나 고열,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등 인간의 병 증세와 비슷하다. (출저:나무위키) 용 앞에 붙는 ‘신성한’ 이라는 형용사를 잘 대변해주네요. 흥미로운 점은 저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웹툰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신성한'은 아니고요.)


 부당한 일을 겪게 되면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폭발한다거나, 제 일처럼 해결하려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쏟습니다.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제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어떠한 일이 발생하거나 상대방이 상처를 받는 안타까운 사건이 터지게 되면 두고두고 그 일을 후회하고 떠올리며 지나치게 곱씹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 주치의와의 상담 중 제 PTSD 의 직접적인 원인이 과거에서 일어났던 일과 관련이 있다고 판정 받기도 했구요.


 이러한 경향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피곤한 일이기도 하죠. 가끔은 상대방의 감정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거나 타인의 고통에 과도하게 공감을 하는 것은요. 이런 제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놀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관적이라고 한 것처럼, 어느 때는 또 굉장히 무심하기도 해요) 일대일의 관계에선, 사랑이나 관심을 모자라거나 부족한것 보다는 넘치게 주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기에 늘 손해보는 쪽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론 나 아닌 타인의 고통에 귀기울이고 공감하는 능력이 제가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저 제가 살아왔던 시간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일련적으로 늘어놓아 보면 상대적으로 전보다 그 경향이 짙어졌다고 볼 수 있다는 건데요. 이를 좋게 활용하는 쪽은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좀더 예리하고 현명한 사고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늘 모색하고 있습니다. 해서 이번 한국 일정에서도 사회의 차별, 고통받는 소수자 등에 관한 컨퍼런스나 강연을 찾아가려 합니다. 지내고 있는 프랑스에서도 늘 관련 기사나 책을 찾아 읽지만 항상 부족했거든요. 사실 전 (머리가 나빠) 늘 무진장 애쓰는 노력파입니다.


 스팀잇에서도 페미니즘, 책, 인권운동/페스티벌 등에 대해서도 나름 열심히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유난스럽다고 비춰질 수 있겠지만 혹여 그렇다 해도 별로 개의치는 않습니다. 혐오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누가 혐오를 부추기는지, 어떠한 상황이 그러한 혐오를 조장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의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되풀이 될 테니까요. 이 정도 유난은 떨어야 현실의 차별과 혐오가 줄어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램을 가지고 있어요.


 모두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최소한 타인의 고통에 무심하지 않는 따듯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걸까요. 여성혐오, 성소수자 혐오, 장애인 혐오, 외국인 혐오 등을 자신도 모르게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잔인합니다. 물론 저도 포함되는 이야기입니다. 제 무지는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자 성찰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직 공부해야 할것이 너무나 많아서 앞으로도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블로그에 공유하려 해요.


 웹툰과 함께 대전휴먼라이브러리 에서 열리는 페미니즘 시리즈 강연회 '탈출'도 공유합니다. 페미니즘 시리즈 강연회 링크를 타고 가시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참여는 따로 신청을 하셔야 해요. 8월 24일 토요일 14:30이며, 대전광역시 NGO지원센터 모여서50 에서 개최된다고 하네요. 이날 강의는 '탈코르셋' 주제입니다. 대전에서 여성주의 관점의 잡지를 발행하는 'BOSHU의 권사랑 대표, 서한나 편집장을 강사호 초천해 비혼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네요. 시간 되시는 분들은 참여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Sort:  

book 테그도 달아주세요, 기왕이면. 누가 이벤트 하신다고 해서요. ㅎㅎ
판타지 관심은 있으나 너무 빠져들까봐.... ㅎㅎ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이것도 해당이 되는 글일까요.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판타지는 손이 잘 가지 않더라구요. ㅎㅎ 다양하게 책을 접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러믄요. ㅎㅎ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용이산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한 번씩 과거 시즌들을 다시 보곤 하네요.
페미니즘, 노동, 인권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포기하고 보이는대로 큐레이션하려고 합니다.

😢

저도 본격적으로 하기엔 본업이 있기에 힘드네요. 최대한 눈과 귀가 닿는 글들을 허락되는 한에서 퍼오거나 관련 의견을 쓰는 것으로 일단만족 하고 있어요. Eversloth님이 리스팀해주시는 좋은 글들도 잘 읽고 있어요 ㅎ 덕분입니다.

Posted using Partiko iOS

마리 너무 귀여워요 ㅎㅎ

Posted using Partiko iOS

마리가 실시간 감색에 오른적도 있다는 사실. ㅎㅎ 알고계셨나요? 이제 말도 하고 ㅜㅜ 같이 커가는 기분이에요.

Posted using Partiko iOS

Coin Marketplace

STEEM 0.35
TRX 0.12
JST 0.040
BTC 70391.42
ETH 3572.68
USDT 1.00
SBD 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