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이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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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문지(문학과지성사)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펴냈다. 진즉 출판되어 읽혀 온 도서인데 뭐 대단한 소식이냐고 말할 수 있겠다. 나 역시—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추정하는 열린책들에서 나온—『그리스인 조르바』를 소장하고 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저자인 돌아가신 이윤기 선생이 번역한 그 책 말이다. 이제껏 한국에서 출판된 『그리스인 조르바』는 원전(그리스어)을 영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리스어와 영어 사이에 불어가 끼어 있었던 모양이다. 곧 삼중번역이었던 셈. 이번에 문지는 그리스어를 곧장 한국어로 옮긴 최초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출판한 것이다. 흠, 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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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다. 새로운 작가의 발견이다. 번역가님 만세! 이런 식의—집요하고 치밀한 관찰과 유머와 비아냥의 밀크셰이크로 얼룩진—서술을 마뜩잖게 여기는 독자가 분명 있을 테지만 나는 좋은 걸? 안타깝게도 이 분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서둘러 저승행 열차에 올라타는, 능력자들이 왜 그리 많은지. 완독하면 이곳에 감상을 남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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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PLAY의 7집A Head Full Of Dreams을 듣는다(2015년에 발매한 앨범이다). CD로 음악을 들은 지가 얼마만인지. 플라스틱인지 그 친척인지 모를 이 기하학적 물체가 나를 위해 연신 뱅뱅대는 현기증적 노동의 현장을 감독하고 있노라면 기분이 썩 좋아진다.
이 앨범을 가만 듣고 있으면 꽤 잘 만든 음반임을 확신하게 된다(확신을 구성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내 돈이 들어갔다는 원초적이고도 경제학적인 사실일지 모른다). 어찌 보면 각각의 노래는 어금지금해 보인다. 흘려듣는다면 낱낱을 엄격하게 구분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개별 노래의 독립성이 아예 없진 않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개의 노래가 어깨동무함으로써 하나의 커다란 음악을 만들어 낸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음은 7집 앨범의 마지막 곡 ‘Up & U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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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대해 잘봤습니다.안녕하세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Up&Up 뮤비 보는 재미가 있네요.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하면 재밌는 것들이 많아지는듯요.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셨다니 무슨 책일지 궁금합니다. 남겨주실 감상평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제 취향이지만 COLDPLAY 7집 노래가 대체적으로 좋네요. 저도 뮤직비디오는 글을 쓰며 처음 봤네요. 말씀대로 재밌어요. ㅎㅎ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김명남 옮김, 바다출판사, 2018), 이 책이에요. 다 읽은 후 간략하게나마(?) 감상 후기를 적어 볼게요.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Coldplay 좋죠 ^^ 지금은 거의 음원으로 다 돌아서서 씨디피에 씨디를 올리는 일이 드물어 졌는데요. (음원플레이어가 편하거든요, 씨디 바꿀 필요도 없고 앉은 자리에서 아이패드로 쓱쓱... ) 그래서 장하나 가득있는 씨디들이 좀 천대 받고 있긴 합니다. 그래도 가끔씩은 꺼내 듣는데, 그 느낌이 나쁘지 않아요 음질을 떠나서.
좀 세월이 흐르면 씨디가 엘피 처럼 느껴지게 될날이 올른지도 모릅니다 ㅋ
삼중번역이면 중간에 오다가 좀 잃어버린게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음... 사야하는지... ^^

저도 음원으로 주로 듣는데요. 벽에 걸어 두는 시디플레이어를 산 계기로 오랜만에 CD로 음악을 들어봤네요. 이미 CD도 LP처럼 느껴지긴 합니다. ㅎㅎ 네, 시각적으로도 음악을 듣는 듯하여 느낌이 색다르고 좋았네요. travelwalker님은 사진기와 음악 감상 장치(?)에 정통하신 듯하여 부럽습니다. 평소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범주의 것들입니다.
네, 삼중번역이었으니 불가피하게 왜곡된 부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사지 않을까 싶네요.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벽에 걸어두는 시디플레이어라면 무인양품에 파는 그것인가요? 꽤 예쁘게 생겨서 잠시 호감이 갔었는데요, 집에 기기가 많아서 ㅎㅎ 구입은 불가 했습니다 ㅋ
엘피는 천천히 돌아서 보는 맛이 좀 있는데, 씨디는 너무 빨리 돌아요 ㅋㅋㅋㅋㅋ

네, 무지에서 파는 것 맞습니다. 알아 주시는군요. ㅎㅎ LP 도는 걸 본 적이 오래 전이라 그건 생각 못했네요. 회전 속도의 차이요. ㅎㅎ

그리스인 조르바~
번역이 새로 되었나보군요. 궁금하긴 한데... 예전에 읽은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읽으면 번역의 차이를 알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또 새로운 책을 읽는 기분으로 아.. 그러면서 읽게 되겠죠~
근데 책 표지가 바뀌었나 궁금해지네요. 찾아봐야겠어요.
조르바~~

네, 그리스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최초의 번역서라고 해서 관심이 갔네요. 취향의 차이가 있으니 못 박아 말할 순 없지만 『그리스인 조르바』는 재독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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