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Yorkshire Moor, England]

in #kr5 years ago (edited)

brimham-rocks-3129704_1280.jpg
픽사베이

나는 그 어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봐도 대부분 결론은 여행인 것 같다.
항상은 아니지만 자주 기.승.전.여행 이다^^

영어공부를 위해 원서 읽는 모임에서 3년정도 열심히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당시 정말 재밌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The Secret Garden 이다. 우리 모두 어렸을 때 읽었을 '비밀의 화원'이다. 그런데 우리가 읽었던 동화책은 실은 축약번역본이라 생략된 내용이 많은데 비축약본이 번역본으로 나와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이신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Frances Hodgson Burnett)님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공녀, 소공자 등을 쓰신 분인데 문체가 정말 따뜻해서 원서모임 멤버들 중 이분의 팬이 많았다.

내가 특히 비밀의 화원을 좋아했던 이유는 동화책이라 내 영어 수준에 이해하기 적절해서 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특히 봄이 오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 장면들 때문이다.

축약본엔 없는 내용이라 어쭙잖지만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의 관심을 못 받고 하녀의 손에서 자란 어린 Mary가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영국 요크셔에 있는 삼촌댁으로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여기서 요크셔의 봄은 결국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던 과거 때문에 괴팍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매리가 마음의 문을 열고 서서히 친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뜻하기도 한다.

yorkshire_spring.JPG
source

그래서인지 어린 매리의 눈으로 본 들판에 봄이 오는 모습, 한결 따뜻해진 공기, 달콤한 봄 내음, 정원의 고목처럼 보이던 나무에 새잎이 돋아나고 각종 꽃들이 피어나는 모습이 아주 자세하게 묘사되어있다.

요크셔 무어는 moor라는 단어 자체가 황무지를 뜻하기도 하고 수많은 고전 문학에 대부분 황량함의 상징으로 나오는 곳이다. 하지만 나에게 요크셔 무어는 황량함 그 이상으로 다가오는 장소이다. 제인에어가 로체스터씨를 만난 곳도 요크셔 무어이고 캐서린과 히드클리프 그리고 그녀의 딸 캐시가 뛰어 놀던 장소도 바로 요크셔 무어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봄소식을 보며 갑자기 요크셔 무어의 봄이 보고 싶어졌다.

riddlesden-hall-1024.jpg
source

** 사진은 픽사베이와 이메일로 사용허가를 받은 페이지에서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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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들판을 보고싶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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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모두 여행이 고픈거죠~? ^^

피난시절 판자로 지은 교사에서 학교를 다닐때 친구에게 빌린 폭풍의언덕을 내일 돌려주려면고 밤새워 읽은적이 있다 앞에 나온사진에 히드크리프의 용트림하는 심적갈등 복수심 등 그의 내면을생각하며 내가 상상한 하늘이 펼쳐있어 옛날생각이 문듯 나네요 다 같이 고생하던 철없던 소녀시절 그래도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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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소녀시절의 기억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저에겐 폭풍의 언덕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느껴집니다.
잘 쓰지도 못한 제 글로 잠시나마 추억에 잠기셨다니 기쁘기도 하구요~
폭풍의 언덕의 작가인 에밀리 브론테가 살았던 마을에 다녀온적이 있는데 나중에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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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공부하는 모임 좋네요. 스터디는 상상만 해보고 참여해본적이 없어요. ㅎㅎ 쉬운 영어부터 해야 흥미를 느끼지요. 영어회화반에서 초급반 다닐때가 제일 재밋었어요... ㅋㅋ 중급반에서 그만두었다는.. ㅎㅎㅎ

ㅎㅎ 그쵸 재밌게 공부해야 부담없이 오래 할 수 있는것 같아요~ ^^
저도 스터디 할땐 읽었는데 요즘은 하나도 못읽고 있어요 ㅎㅎ
여행에서 돌아오신걸까요? ^^

아낌없이주는 나무에 대한 후원으로 왔어요. 미약하나마 보팅 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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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합니다~ ^^
편안한 밤 되세요!

매일 1포스팅 보팅남깁니다. 편안한 밤되세요~
오늘도 디클릭!

감사합니다~
저도 후다닥 다녀왔습니다 ^^
편안한 밤 되세요~!

사진이랑 글이랑 이 포스팅 정말 좋아요. (보파가 딸려서 풀봇을 못해드려 죄송 ㅠ)

요크셔의 봄은 결국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던 과거 때문에 괴팍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매리가 마음의 문을 열고 서서히 친구를 만들어 가는 과정

어떤 장소는 꼭 특정 계절에 어울리게 기억 속에 남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라라님게 요크셔는 봄이군요.
'비밀의 화원'이란 책을 꼭 읽고 싶단 생각이 ^^

무슨 말씀을요 ㅠㅠ 유치한 글인데 훌륭한 댓글들 덕에 본글이 돋보이는듯 해서 부끄럽고 ㅎㅎ 감사해요~ ^^ 제가 스파가 많으면 댓글에 팡팡 보팅하고 싶어요 ^^
봄에 가보고 싶은 여행지는 정말 많은데 유독 이곳이 더 떠올랐네요.
이 책을 읽기 전엔 봄이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인지 깊이 느끼지 못했던것 같아요 .
비밀의 화원 안읽으셨군요~ 제가 세대 인증을 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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