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의 진짜 속마음.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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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 있었던 일이다.

아이의 점심을 챙겨 먹일 때 쯤 심심하기도 해서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시장에 안오시냐며.. 심심하니 애기도 보고 잠깐 들렸다 가시라는 전화를 드린것이다.

우리 엄만 작은 식당을 하신다.
우리집 근처엔 시장이 있다.

그래서 장을보러 오시는 월요일 날은 언제 부턴가 우리집에 잠깐 들렸다 가시겠지란 생각을 당연하다는 듯이 여겼다.

장을 보고 돌아가시는 길이기에 항상 빈 손으로 오시는 일이 없으셨으니 더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엄마가 각종 야채와 채소 또는 과일들이 필요하지 않냐며 바리바리 싸다 주신다.

그런데 어젠 대뜸(?) 엄만 뭐 공짜로 얻어다가 너네 가져다 주는 줄 아냐며 엄마도 다 돈주고 사다가 너네 주는거야~ 라로 시작을 하셨다.

지난 어버이 날도 엄마 친구분들이나 지인 분들이 ‘아이고~ 얼마나 좋았겠어~ 딸이 셋이라 사위도 많고 손주들도 많아 얼마나 부러워~‘
라며 이야기를 했다는데 우리 엄만 부끄러워 아무말도 못했다 하셨다.

“딸자식 많으면 뭐해~ 어버이날에도 누가 밥한끼 차려주기는 커녕 되려 내가 밥상차려 자식들 먹여보냈으니 말해 뭐해~”
라며.. 서운함과 서러움의 목소리로 하소연하듯 내게 내뱉으셨다.

식당을 하시기에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상황의 엄마를 우리가 찾아 뵙는게 우리 자식들에겐 당연하듯 여겨졌겠지만 엄만 날이 날이니 만큼 그게 많이 서운 하셨던 모양이다.

그러며 핸드폰을 열어 요즘은 이런게 유행이라며? 말하시곤 다른 아줌마 아저씨들이 어버이날 받은 선물을 카톡에 올려 자랑하던 사진을 열어 나에게 보여주신다.

카네이션 바구니를 선물받으시고 활짝웃으시는 사진들, 꽃과 현금을 넣어 선물한 현금 상자.. 이게 요즘 유행이라며 보여주신 그 사진이었다.
지폐 4장을 섞어 ‘오.천.만.원’이란 글자를 만들고 꽃상자에 담아 선물한 사진 등을 말이다.

처음엔 그냥 우스갯소리로
“꽃은 금방 시들잖어~ 글고 이거 현금상자는 이미 유행지났어~
그래도 갖고싶어? 이거 얼마나 한다고~ 알겠어알겠어알겠어~” 라며 장난스럽게 넘겼지만..

엄마가 가시고 나선 계속 마음이 쓰였다.

어버이날 필요하신 걸 여쭤 봤을 때 그냥 현금으로 달라 하셔서 백화점 상품권을 드렸는데 속내는 아니었단 생각을 하니 더 죄송하고 마음이 아팠다.

한편으론 왜 항상 엄마 주위엔 엄친아 나 엄친딸만 존재하는건지.. 어려서부터 심히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오늘은 내가 먼저 찾아가 뵈려한다.
역시나 우리를 위해 간식이든 저녁이든 맛깔스럽게 한상 차려놔주시겠지만..

이렇게나마 일단 할 수 있는 내 일(효도)을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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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항상 엄마 주위엔 엄친아 나 엄친딸만 존재하는건지... 울 애들이 저에게 했던 말인데 ㅎㅎ
찾아가셔서 어머님 맘 헤아려 주세요~

ㅋㅋ
가만보면 엄마딸인 제가 젤 잘났던거 같은데 말이죠...;; ㅋㅋ
어제 다시 찾아뵙고 왔답니다~^^

^^ 식당을 하시군요~
따뜻한 마음 어머니께 전해 주세용~

엄마가 전해 받으셨길 바랄뿐입니다;;ㅎㅎ

써니님 친정어머님의 말솜씨가 저희 친정어머님 버금가십니다 ^^ 저도 그런 얘기 너무 많이 들어서 딱지가 앉을 지경이었거든요.. 지금은 먼땅 필리핀으로 가서 덜 듣게 되었지만요~
어른이 되면 다시 아이가 된다고 하니~ 저는 나이 40 넘으니 만사가 다 귀찬아 지더라구요~~ 그러니 어머니는 더하실 거에요 ^^
마음 넓고 이쁜 써니님이 잘 대처하시리라 믿습니다 ^^

그러신가요..?
워낙 숨김없이(?) 속내를 다 말하시는 편이긴 하셨지만.. 최근들어 조금 더 적적하시고 그러신것 같더라고요.. ㅠㅠ

엄마가 마니 서운하셨나바요..
엄마 맘 잘 살펴드리고 효도 많이 하세요 ㅋ

나름(?) 효도하려고 어제 다시 찾아 뵙고 왔다죠.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리셨길 바랄뿐입니다.. ㅎ

글을 읽고.. 왜 제가 찔리는지^^;; 내일 저도 엄마께 전화 좀 드려봐야겠어요. 써니님도 잘 다녀오세요~!!

넵~ 연락은 드리셨나요.?
결혼하고 나니 더 친정엔 소홀해지는 듯해서 죄송하기만 하네요..(결혼전에도 워낙 개인플레이였지만..;;)

어른들 사이에서는 그런 질투와 부러움이 있더라구요. 모든 부모님들은, 자식을 통해 당신들의 위치를 드러내고 싶은 그런마음. 못이긴척 하며 해드리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일듯 싶습니다. 어머님과 sunnyy 님의 마음이 너무도 이해됩니다ㅠ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이럴 때마다 정말 ‘우리 엄마도 나이가 드시는구나..’싶네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괜시리 찡하네요...저도 효도를 많이 못했다는 죄책감도 드는 글입니다..
있을때 더 잘하라는말.. 정말 오늘 저도 연락한번드리고
빠른시일내에 찾아뵈야겠네요..
써니님도 빠른시일내에 부모님 웃으실수있게!! ㅎㅎ아시죠~?
진짜 오.천.만.원. 들고 가버리세요!!!ㅋㅋ

웁쓰.. 그건 올해 생신 때 계획 중입니다(쉿!!!ㅋㅋ)

ㅎㅎㅎ 이거 전화드려야되나요~~ㅋㅋ

엄마의 속마음을 듣고나니 마음 한켠이 뜨끔하네요.
친정엄마에게는 왜케 잘 못하는건지 ㅠㅠㅠㅠ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 후 시댁엔 당연하니 잘해드려야하고.. 친정은 당연한듯 이해해주실꺼란 생각을 했나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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