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이야기] 스쿠버 다이빙

in #kr-travel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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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유난히도 배를 싫어합니다. 정말정말 배를 싫어해서 타려고 하지 않죠. 멀미를 정말 심하게 합니다. 그런데 스쿠버다이빙 하러 갈 때만 멀미약을 먹고 꾹 참습니다. 배를 타는 일은 칠색팔색을 하지만 물속에 들어갈 생각을 하면 그 극심한 고통도 참을 수 있습니다.

운동을 유난히도 싫어하는 제가 몇 년 동안 하는 운동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수영도 하지 못했던 제게 어촌에서 잠시 살 기회가 있었고 그때 바다 수영과 스쿠버를 야매로 배우면서 신세계에 눈을 떴습니다. 바닷속에서 조류에 몸을 맡기고 가만히 있으면 숨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그 고요함이 저를 몇 번이고 바다로 뛰어들게 했습니다.

배도 못 타고 수영도 못하는 저를 무작정 바다로 끌고 나간 친구들은 일단 물속에 집어 던졌습니다. 허우적허우적 대고 있으면 잠시 잡아주고 매정하게도 저를 놓았죠. 그렇게 또 허우적허우적 대다보면 어느 순간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게 되고 수영을 따라 하게 되었죠. 사실 굉장히 위험합니다. 지금 같으면 그 자식을을 고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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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싫다는 저를 몇 번이고 끌고나가던 어느 날 저는 고래를 보게 됩니다. 참 신나게도 뛰어놀던 녀석이 마냥 신기하고 부러워서 멍하니 쳐다봤었죠. 저렇게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 왜 그리 무서웠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용기를 내게 되었고 그 뒤로 바다와는 가까워 질 수 있었습니다. 배는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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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사나운 니모>

3개월 정도 고생하니 약 5미터까지는 장비 없이 맨몸으로 잠수가 가능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바닷속 생물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재미가 붙었습니다. 아직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는 지역이라 바닷속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는데, 이후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를 가도 이렇게 깨끗한 바다를 본적은 거의 없었던 거 같습니다. 우연히 시작했던 어촌에서의 생활이 어쩜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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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으로 내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수온이 확 내려가면서 몸으로 추위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 깊은 바다가 아니지만, 빛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눈에 보이죠. 눈에 보이는 공포와 더불어 찾아오는 한기는 오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멈추고 진정하면 정적 속에서 오직 내 숨소리만 들리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나의 소리와 조류의 소리 이외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 순간이 저에게는 행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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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보다 착하고 귀여운 녀석>

아주 귀여운 녀석이라는 걸 몰랐던 그때. 영화에서 보던 조스의 공포가 다가오던 그때. 고요한 바닷속에서 오로지 둘 만 있는 것 같은 그 느낌. 아마 제가 느낀 최고의 다이빙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고래상어를 볼 때보다도 훨씬 감동이었습니다. 다이버에게 상어를 만나는 것은 행운입니다. 낚시꾼이 대어를 낚는 것과 비슷한 것 일지도 모르겠네요(낚시를 몰라서 정확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조금 먼 거리에서 상어의 움직임을 조용히 관찰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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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휴가가 되면 바다가 있는 곳으로 가려 합니다. 사실 낮보다는 야간 다이빙을 더 선호하지만요. 바닷속 그 고요함은 일상에 찌든 내 몸과 눈과 마음과 귀를 다 치유해주는 기분입니다.

혹시 물을 무서워하지 않은 분이라면 꼭 한 번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본인에게 맞을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맞는 분이라면 분명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hodolbak의 휴양림 포스팅을 보고 휴양림 뽐뿌가 와있는 상황입니다. 산이 주는 고요함은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곧 질러볼 생각입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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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배멀미가 심하시면 다이빙을 멀리가기 정말 힘드시겠어요ㅠㅜ 저는 물 공포증이 좀 있지만 들어가면 구경하느라 잊어버리더라구요:)ㅋㅋㅋ 상어는 본 적이 있는데 작은 아가상어만 봐서 큰 아이들도 나중에 꼭 보고 싶어요!ㅋㅋ

ㅠ ㅠ 멀미때문에 가는 길이 항상 지옥입니다 흑흑
상어가 역시 최고죠? ㅎㅎㅎ

ㅋㅋㅋ저는 아직 못본게 많아서~ㅋㅋ개복치랑 상어랑 고래상어랑 큰 만타랑~ 최고로 꼽고 싶은게 많네요!!ㅋㅋ

저도 스킨 스쿠버 하고 싶은데 시력이 안좋기도 여러모로 제약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저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딱 한번 체험 형식으로 해본 적은 있어욥. ^^

체험이면 충분하시죠! 고글에 도수가 달려있어도 불편하셨나봐요 ㅠ

ㅎㅎㅎ 도수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PEDI에서 저도 라이센스 받고 싶네요. 어드밴스로다가 ㅋㅋㅋㅋ

도수는 있어요! 저도 안경 벗고 고글끼고 타는걸요~
꼭 배우실 땐 동남아가서 야매로 따지마시고 비용이 들더라고 한국에서 꼭 따고 가시길 추천드려용

아, 동남아에서 하는 것은 야매인가요? 다들 일부러 4박 5일인가? 휴가 내고 어드벤스까지 후루룩 따던데요. 한국은 비용이 정말 많다고 하더라고요. 동남아에서 따면 한국에서는 다시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바다 환경도 다르고 장비도 달라서요.

보통 동남아에서 따면 한국에서는 잘 안하고 다시 동남아나, 다합 같은 환경 좋은 곳들에서 주로 하더라고요?

  1. 동남아에서 단기로 배우는 것은 장비 조립 방법을 배우지 않습니다.
    저는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위기상황에서 대처방법을 모르는 것과 같거든요. 그렇다고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인스트럭터가 꼭 따라가기 때문에 모든 사태에 대처해줍니다. 동남아에서 하시면 장비조립에서 옷입는거까지 모든 것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 편의성은 엄청나게 좋으나 불편한 만큼 배우는 것을 못배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처음이라면 조립부터 가르치는 곳에서 하시면 좋겠습니다(미국, 일본, 한국 등은 자기 장비를 자기가 조립해야 합니다.) 어렵지 않지만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2. 장비가 달라서 재적응의 문제가 큰것 보다는 위의 문제들이 오히려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고 생각합니다.

  3. 그래도 놀러갈땐 동남아가 짱입니다 완전 편하거든요 ㅎ

  1. 말씀을 들어보니 자기 장비를 자기가 조립하는 것 저도 정말 중요하게 생각이 됩니다. 자신의 안전은 자신부터 직접 챙겨야겠지요. 위험한 순간(?)에 직접 대처하는 것과 인스트럭터가 함께한다고 하도 분명 다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 성격상 제가 스킨스쿠버 하게 되면 처음부터 일일이 해야하는 것이 좋겠네요. 사실 스킨스쿠버하시는 분들 장비가 비싼거 써야 하잖아요.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에요.

  2. 아 그렇군요. 이 댓글로 정말 중요한 내용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3. 우선은 제 몫을 다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동남아로 놀러가면 편하겠네요. ㅎㅎㅎㅎ

정확합니다 :)

와 진짜 직접 찍은건가요 자주 하면 귀아프지 않아요?

처음이 아프지 오히려 익숙해지면 아프지 않습니다.
사진은 제가 찍은 것과 같이 다이빙하는 친구가 찍은 것입니다 ㅎ. 고래는 계속 지켜보다가 연사로 찍은 사진 중 한 장입니다 .

전 물공포증이 있어서 ㅠㅠ...

공포를 가지신 분은 하지 않은 것을 추천드립니다. 패닉 상태가 되면 정말 위험하거든요.

저는 물속을 보는건 예쁘고 좋은데 물이 무서워 배우지는 못할거 같아요

스노쿨링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내려 가지 않으셔도 놀거리는 많으니까요!ㅎ

스쿠버다이빙 멋져요 ㅠ.ㅠ
저는 괌에서 한번 해본적 있었는데 진짜 그 바닷속 깊은 곳에서 깨끗한 바다와 물고기들이랑 헤엄치는 기분 말로 할 수가 없을 정도로 감동이었어요 ㅋㅎㅋㅎ한국와서도 계속 해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못했네요 ㅠ.ㅠ3년 내에 꼭 자격증 따는 걸로...
근데 빛이 없는 바다는 조금 무서울 것 같아요 ㅠ.ㅠ!!

한국의 바다는 춥고 뻘이 많아 시야가 조금 탁하기도 합니다. 한국도 분명 좋지만 역시 따뜻한 곳에서 하는 다이빙이 저는 좋아요 ㅎ

저 물 좋아해요^^ 진짜 스쿠버 해보고 싶은거 중에 하나에요^^

꼭 도전해보세요! 저도 휴양림 가보려고 최근에 가입했습니다 ㅋㅋㅋ
제대로 펌프질 해주셨어요 ㅋㅋㅋㅋ

ㅎㅎㅎ 예약실패하시더라도 좌절하지 마세요^^
평일에 휴가내고 가세요 그럼 널널 ㅎㅎㅎ

ㅎㅎㅎ 저는 물 무서워서 ㅜㅜ 못해요 ㅜㅜ어렸을때 정말 수영을 배웠어야하는데 ㅎㅎ
제와이프님도 바다에서 죽을뻔한적있어서 ㅎㅎㅎ

저도 성인이 되어서 배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존 수영만 가능합니다.

전 물은 좋아하는데 내려가는게 무섭던데 ㅎㅎ 체험다이빙까지가 딱 좋던데 요즘 좀 더 배워볼까 하는 욕심도 드네요

공포심이 든다면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물론 극복가능하시다면 화이팅입니다 ㅎㅎ

배멀미의 기억은 정말 끔찍한데요...
머리를 들수도 내릴수도, 누울수도 앉을 수도 없는 그 고통... ㅜㅜ
근데 배를 타야 섬에를 가니... 또 배를 타고 안가는 섬은 섬이 아니니... 방법이 없더군요 ㅎㅎ
저는 이번달에 라오스에 한 일주일 다녀올까 합니다.
숲의 고요일지 아니면 자연의 고요일지 좀 담그고 오려고요.
가서 라오스 이야기 들려드릴께요 ^^ 뽐뿌가 될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이게 목적...?ㅋㅋ)

저도 배를 무진장 싫어합니다 ㅎㅎㅎㅎㅎ 그래서 비행기로 갈 수 있는 섬을 선호하긴 하는데 역시 사람이 많죠 그래서 멀미약을 엄청 챙겨갑니다 ㅋㅋㅋ

라오스도 정말 좋죠. 방비엔도 루앙파방도 좋지만 루앙남타와 훼이싸이로 넘어가던 그 루트의 풍경이 정말 좋았습니다. 벌써 6년전인가 그러네요
새로운 라오스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_!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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