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중진담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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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면 왜 말이 많아질까.
술만 마셨다 하면 그동안 꾹꾹 눌러 두었던 말들이 내게 반항을 시작한다.
무의식 어딘가에 숨어 있던 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모두 꼿꼿하게 고개를 쳐들고 갑자기 활개를 친다. 절대로 하지 말자고 다짐했던 말들이 입에서 거침없이 불쑥 튀어나온다. 그것도 모자라 술만 마셨다
하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낸다.
그야말로 ‘음주 전화’와 ‘음주 문자’를 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보낸 문자를 확인한다.
아이고, 언제 내가 이런 문자를 보냈지? 전화번호도 확인한다.
이런, 내가 언제 헤어진 남친에게 (저는헤어진 남친이 아니고 친구)전화를 했지? 내가 무슨 말을 했지? 보나마나 뻔하지. 보고 싶다고 했겠지. 에궁!
In Vino Veritas! 취중 진담! 절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술꾼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술 마시고 난 다음 날 상대방이 취중에 한 말을 다시 재방송하지 말아 달라.
진담이긴 하지만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아 달라.
가슴으로 이해하고 머릿속에 담아 두지 말아 달라.

주사만 부리지 않았다면 너그럽게 봐달라는 말이다.

상대가 상처받기를 원해서 의도적으로 한 말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너무 과한 부탁인가?
취중에 한 말은 꿈속에서 한 말이나 마찬가지이다. 현실과 꿈은 깊은 괴리가 있다.
꿈은 꿈일 뿐이다.
술 마신 다음 날 함께 있었던 후배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선배, 제가 어제 실수하지 않았나요?” 어떤 후배는 불안한 마음에서 미리 사과부터 한다. “선배,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대답해 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실수는 무슨. 전혀 없었다.” “죄송할 거 아무것도 없다. 즐거웠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모두들 취중에 한 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취중에 한 말 때문에 동티를 당한다.
가령 트로이의 왕족 앙키세스의 경우를 보자.
앙키세스는 트로이의 세력권에 있던 다르다니아의 왕이었다.
그는 카피스와 테미스테의 아들로 트로이의 명조 트로스의 자손이다.
어머니 테미스테가 트로이의 왕 라오메돈의 누이였으니 그와 라오메돈은 조카 사이였다.
앙키세스는 용모가 빼어났다. 하늘에서 지상을 관찰하던 아프로디테가 그의 수려한 외모를 보고 단숨에 마음을 빼앗겼다.
마침내 앙키세스가 이다 산에서 가축을 돌보고 있을 때 아프로디테가 그 앞에 나타났다.
물론 다른 여자의 모습으로 변장한 채였다. “저는 프리기아의 왕 오트레우스의 딸이랍니다.
오래전부터 앙키세스 님을 사모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마음을 받아 주세요.”
앙키세스는 뭔가 꺼림칙했다.
어디선가 여자가 갑자기 나타난 것도 그렇지만 먼저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어색했다.
하지만 싫지 않았다.
여자가 굉장히 예뻤기 때문이다. 예쁘면 정말 모든 것이 용서되는 모양이다.
그는 며칠 동안 그녀와 꿈결같이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올림포스 궁전으로 돌아갈 때가 되자 아프로디테 여신은 앙키세스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앙키세스의 얼굴이 금방 일그러졌다.
불길한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여신들과 사랑을 나눈 인간들은 모두 결말이 좋지 않았지 않은가.
그의 마음을 눈치 채고 아프로디테 여신이 그를 달랬다. “나는 앞으로 아들을 하나 낳을 것이다.
이름은 아이네이아스로 짓고, 우선 요정들에게 맡겨 기를 생각이다.
하지만 다섯 살이 되면 너에게 데려다 주겠다.
아무 걱정 마라! 아이 어미가 누구인지만 발설하지 마라! 그러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어미가 누구냐고 묻거든 그냥 요정이라고만 말해라! 트로이의 운명은 앞으로 그의 어깨에 달려 있다.
그의 후손은 자자손손 끊이지 않을 것이다.”
아이네이아스가 아버지 앙키세스의 품으로 돌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포도주를 마시고 대취한 앙키세스가 그만 술김에 사람들에게 아들의 출생의 비밀을 털어놓고 말았다. 그 순간 하늘에서 번개가 날아왔다.
앙키세스는 다리에 번개를 맞고 평생 절름발이로 지냈다.
제우스가 왜 앙키세스에게 번개를 쳤을까?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마력으로 인간들과 사랑을 나누는 신들을 자주 비웃곤 했다.
제우스는 고상한 체하는 아프로디테가 얄미웠다.
그래서 그도 인간과 사랑에 빠진 그녀를 놀려 주고 싶었다.
아프로디테에게는 인간뿐 아니라 신들도 사랑에는 예외가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앙키세스에게는 자신에게 고마운 일을 해주었지만 신들과의 일은 함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싶었다.

제우스가 앙키세스에게 내리치는 번개는 무엇을 의미할까?
혹시 취중에 한 말 때문에 믿었던 상대가 던지는 표창이 아닐까?
무림 강호에는 언제 어디서 암수들이 날아올지 모른다.
취중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취중에도 이성의 끈을 잃으면 안 된다. 무섭다.
이런 생각이 들면 어디 술 마실 마음이 나겠는가. 술꾼들이여, 술 마실 때라도 편히 마시자. 암수는 맨 정신일때만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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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서 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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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은 비비아나...
2018.10.12
비비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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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사진이 화사하시네요~^^

저는 술 먹으면 더 긴장되고
잘 안취해서 주변사람들 챙기기
바쁩니다~

불금 마무리 잘 하세요^^

아~눈 똑 바로 뜨고 술먹고 찍었답니다.^^
저,취중 댓글임댱..!^^

비비아나님이 스팀잇 최고 미녀십니다 !!!
스팀잇 2만원 가즈앗~~ㅋㅋㅋ

저..전업스티미언이라 사천원만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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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 애원하고 있어요~^^

음주 글쓰기를 하셨네요.

가슴으로 이해하고 머릿속에 담아 두지 않겠습니다. ㅎ

고맙습니다~ㅎㅡㅎ
강화님
원래술은 뒤끝이 있음 안되잖어요.^^

저도 술먹은 다음날 이불킥 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심지에 목도 쉴 정도로 말을 많이 하는 경우도 ㅋ

오늘 이불킥 입니다.
아~글고 전번에 다욧계획은 물 건너 간건가요~
갑자기 생각나서요.^^

즐겁게 한잔 하시는군요~ 기분이 아주 좋아보이십니다.^^

절친들이 가깝게 살다보니 자주 뭉치는데..!!
사실 절친들이 술 한모금도 못마신답니다.
저만 돌연변이로 와인은 쪼매 마시구요!!!

정말 예쁘세요. 비비아나님.

일상님 예쁘게 봐주시고
감사합니다.
요즘 축제가 이곳저곳에서 많이하고 있더라구요!!
주말 시간되심 가을을 느낄수있는 곳으로
가셔서 행복 쌓기 해보셔요.^^

술마시면 진담이 나오는데 ㅎㅎㅎ
거기서 더 마시면 정신을 ㅜㅜ ㅎㅎㅎ
비비아나님 편안하게 주무세요^^

고맙습니다.^^

저도 주사가 술먹고 전화하기에요ㅋ
다음날 통화목록을 보면 '무슨말을 했었지??'하고 식겁하곤합니다

오늘도 와인이신가요?! ㅋㅋ

그때 그날 마시고 어제 간만에
마셨답니댱~
기분도 좋았구요.^^

저도 한국시간 새벽 3시에 스팀잇열었다가 비비아님에 마지막 사진보고 술이 화들짝 깨내요 ㅎㅎ 이야~~~
늘 웃긴애기 쓰시는줄 알았는데 ^^

예전엔 일상글을 많이 올렸는데
한번 유머글로 컨셉을 바꿔본거랍니다~
이웃님들께서 잠시라도 웃으셨음 좋겠다해서요.
으악~글고 보니 제가 착한척 하는거 였네요.^^

헉...
술마시믄 그냥 자고 싶은디...
말도 하기 싫어지고..
조용히 잠자고 싶던디...
다른 사람들은 나랑 왜 다를까요?..
대학 축제때...
동동주를 엄척 마시고 ..
전화기박스에서 잤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신발 벗어놓고..신문지 깔고 ...

전화박스에선 아직 안자봤는뎨요~
티비나 주위남자분들 진짜로 그러는 분들이
있나봐요!!!
한우님도 그중에 한분이셨구요~ㅎ

ㅋㅋㅋㅋㅋ
울가게에는 지금도 가끔 새벽에 들와서
신발 벗고 자는 사람들 있어요 ㅋㅋㅋㅋ

아~이런 그럼 쫓아낼수도 없구
술깰때까지 기다려야 되잖아요~
그러다 화장실인줄알고 냉장고 문열면...

한우님~
저도 집에 오면 바로 기절하는데..
오늘은 집에 와도 기절할수 없는것이
정신력 인것 같아요!!!
큰놈(민율)이 거실에 떡 버티고 있는데..
저 시키한테 약점 잡히면 안돼지 하면서 제가
거실 사수하고 잏답니댱..^^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욱겨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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