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에 쓰는 편지

in #zzan5 years ago (edited)

야심한 밤에 쓰는 편지/cjsdns

나에게는 존경스러운 친구가 있다. 비록 나이는 한참 동생 뻘이지만 지역에서 운영하는 농업대학에서 10여 년 전쯤에, 일 년 동안 같이 공부한 친구다.

그는 주변 사람을 챙기는데 온갖 정성을 다하는데 요즘 흔하지 않은 그런 사람이다. 수료 후에도 몇 년간 온갖 궂은일은 다 맡아하면서도 늘 웃는 그의 모습은 천사나 다름없었다.

그런 모습이 하도 고마워서 농사를 지을 때는 직접 지은 쌀이니 먹어보라며 고마움을 표시해본 적은 몇 번 있어도 재작년부터는 논을 매립해서 그것도 못하였다. 그런데 지난여름에 마음 아픈 소식을 들었다. 요양병원에 있다는...

특별히 내가 해줄게 도움이 될 게 없다.
그래도 마음에 위로라도 될까 하여 매일 카톡을 했다.
특별히 할 이야기도 없다.
그래서 몇 마디에 아내가 스팀에 올리는 글에 URL을 복사해서 보냈다.
그냥 순수한 글이라 부담이 없어 보이기에...

답이 한동안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매일 카톡을 한다.
내가 보내는 게 누구 것인지 아느냐 물으니 본인거 아니에요 한다.

나는 아니라며 집사람 거예요 하니, 정말! 하며 언니 꺼라고요?
언니가 글을 써요? 하며 반문한다.

그다음부터는 읽어보고 또 읽어보고 한단다.
내가 한 이야기가 있기에...

그건 이렇다.
내 것을 보내기도 쑥스럽지만 아내 글이 워낙 순수해서 아픈 사람에게는 정말 위로가 될 거 같았던 이유가 첫 번째고,

두 번째는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스팀 짱에서 글을 써보라고 권해보는데 친근해 보이는 아내글이 나을것 같아서 였다.
그 이유는 나의 스팀 잇 경험에서 얻은 것이 있기에 그렇다.

이년 전쯤 에인가 어느 날 핏기 없는 사람이 쉬어가도 되냐며 사무실에 들렸다. 차 한잔 대접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무슨 병인지는 말을 안 하나 어느 요양병원에 와 있고 자기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시화가 있는데 같이 전시 좀 할 수 있게 해 달라기에 원칙은 회원들에 의견을 물어야 하나 아픈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 싶어서 그러자고 했다.

그러면서 스팀잇을 권했더니 어렵지만 하겠다고 했고, 스팀잇에 글을 쓰면서 그는 희망을 가지고 힘든 시간들을 생각보다 잘 버텨내고 의욕적으로 스팀 잇에도 글을 올렸다.

지금은 지방으로 치료차 내려가서 방을 다른 환우들과 같이 쓰니 통증이 와서 깨어 있는 새벽시간에 글을 쓸 여건이 안되어서 어쩌다가 올리기는 하는데 그는 글을 쓰면서 힘든 시간에서 희망을 얻었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이디를 만들어 주며 글 써보기를 권하는 중이다. 그 바닥에는 정말 빠른 시간, 아니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희망 속에서 완치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기에 그렇다.

글은 때론 새색시 같은 희망이 되고 마음의 병까지 낫게 해주는 치료약이 되기도 하고 몸의 면역력을 키워주는 헤모힘이 되기도 한다. 스팀 잇을 내가 권한 사람 중에는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그래서 정신과 치료까지 생각을 했는데 스팀 잇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 우울증이 완전히 낫다며 방긋 웃는 모습을 보이며 부부가 은인이라며 고맙다고 선물까지 들고 온 적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오히려 사실 내가 더 고맙다.
스팀 잇이란 도구를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싶은 생각에 그들보다 내가 더욱 고맙고 "좋은 글" 논쟁이 정말 의미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야심한 시간에 이런 글를 쓰는 이유도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고 빛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그렇다.

인기 작가들만의 글이 좋은 글이 아니라 마음이 담긴 글이면 투박하더라도 좋은 글이며 희망을 주고 생명을 살리는 글이 될 수도 있다.

열 사람이 히히대고 웃는 글도 좋지만 백사람을 돈 벌게 해 준 글도 좋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절망에서 희망을 주거나 생명을 지켜내는 글이 더욱 좋은 글 일수도 있다.

신령들마저 신령스러워지는 시간에 기도 합니다.
병마와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서 하루빨리 병마가 물러가기를 기원합니다.
신령들이 하실 일은 오직 병마를 물리쳐 주는 일이니 그것부터 해주시기 기원드립니다.

cjsd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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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플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네요.
항상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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