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덧 없음: 10분 전 내 옆에 있던 사람이 숨을 거둔다면?

in #kr-pen6 years ago (edited)

머리가 지저분해져서 미용실에 들렀습니다. 손님이 꽤 있었습니다. 손님들 중에는 모녀 손님도 있었습니다. 그 모녀의 어머니는 오늘 동네 어르신들과 관광버스를 타고 산에 놀러간다고 들떠 계셨습니다. 모녀 중 어머니는 여행 때문에 머리를 먼저 만지고 미용실을 나섰습니다. 모녀 중 딸은 계속 머리를 만진다고 미용실에 있었습니다. 저는 머리를 깎기 위해 미용의자에 앉았습니다.

머리를 깎고 있는데, 아까 그 모녀의 딸이 전화를 받으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뭐? 엄마가.. 뭐? 어..엄머가.. 뭐? 뭐라고?!!!"
"엄마가.. 엄마가 어떻게 됐다고?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엄마 돌아가셨다고?? 왜? ...... 한동안 말을 못 잇다가.. 버스에??"

대충 이런 통화를 하자 미용실에 있던 손님들이 대화를 일제히 멈추고 분위기가 숙연해졌습니다.

이런 이야기야 책이나 드라마로도 많이 보았고, 놀랄만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방금 옆에서 여행 간다고 딸과 농담도 주고 받으면서 좋아하던 사람이 10분후에 버스에 치여서 주검이 되었다고 하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저와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어쨌든 삶의 마지막 공간에 함께 있었다는 생각이 저를 소름끼치게 했습니다.

'그분이 미용실에 10분만 더 앉았다가 갔으면 어땠을까?'
'그분이 그냥 오늘 집에 계셨다면 어땠을까?'
'만약 내가 10분후에 죽는 다면 나는 지금을 어떻게 사는게 좋을까?'..

이런 생각들이 제 머리를 휘어감았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그 생각이 나서 특별히 생각이 더 많아지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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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불운이 찾아온 따님이 너무 아파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볼 뿐입니다..

네, 가슴이 뻥 뜛린것 같은 표정을 보니 기분이 묘 하더라구요. 스쳐간 사람에 불과한 제가 헤줄 수 있는 건 명복을 빌어주는 일 뿐인 듯 합니다.

이미 잘 해나가고 있어서 사건이 있어도 인생의 진실들이 상기되며 그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살 생각입니다. 뭐. 쉽지는 않겠죠.

이 글을 읽은 것정도로는 타격을 받진 않았지만, 제가 그런 체험을 직접 했다면 웬만큼 인생을 잘해서는 감당안되는 강렬한 체험이었을 듯 싶습니다.

네, 철학자가 될뻔한 시간이었습니다.

죽음이란 참 가까운 곳에 있더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더 소중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저도 얼마 전에
살다가 죽을뻔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
언제 죽을 지 모르는 게 인생인 거 같아요

엇..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늘 순간을 소중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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